호국영령의 충혼이 깃든 그곳, 국립 서울현충원을 가다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 김석진 대학생기자] 바야흐로 호국보훈의 달이다. 현충일, 6.25 한국전쟁과 연계하여 6월로 지정됐다. 호국 보훈을 떠올리면 생각나는 곳이 바로 현충원이다. 우리나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과 국립서울현충원이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을 다녀왔다.


국립서울현충원은 1955년 7월 15일 국군묘지로 창설되어 1965년에 국립묘지로 승격, 1996년 ‘국립현충원’으로 변경, 2006년 지금의 ‘국립서울현충원’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항일의병, 애국지사, 국가유공자, 나라를 위해 산화한 국군장병, 경찰관, 향토예비군과 전직 대통령을 포함한 17만 4천여 위의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이 잠들어 있다.


국립서울현충원은 서울 동작구에 있다. 4호선, 9호선이 같이 다니는 동작역 8번 출구로 나오면 정문으로 향할 수 있다. 현장을 찾은 날은 화요일 오전이었는데 매우 한적하고 견학을 나온 초등학생 고학년 한 무리와 산책로를 걷는 시민들 외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많은 탑과 위패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몇 가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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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에서 추모객들을 제일 먼저 반겨주는 것이 충성분수대다. 국가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바탕이 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공과 그 정신을 상징하기 위해 1976년 11월 세워졌다.


상단 월계수 잎을 들고 있는 남녀 상은 자유롭고 평화로운 국가를 상징하며 중단은 국가의 발전과 번영을 위해 노력하는 국민을, 하단은 국가와 국민 수호에 헌신하는 군, 경, 예비군을 상징하고 있다.


정문을 지나 넓은 마당을 둘러 가면 현충문과 그 뒤 현충탑이 보인다. 현충문은 현충원의 얼굴답게 두 명의 군인이 수시로 지키고 있으며 방명록 작성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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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현충탑 안에는 6.25 전쟁 당시 전사자들 가운데 시신을 찾지 못한 10만 4천여 호국용사들의 위패와 시신은 찾았으나 이름을 알지 못하는 7천여 무명용사의 유해를 모시고 있다. 그리고 탑 옆에는 탑을 수호하듯 애국투사상이 왼쪽에, 호국 영웅상이 오른쪽에 있다.



1949년 5월 4일, 북한군이 기습으로 군사적 요충지인 개성 송악산 고지를 불법으로 점령하였다. 국군은 즉시 역습을 감행했지만, 북한군의 지하 참호 안에서 쏘아대는 기관총 공격 때문에 목표지점에 도달하기가 쉽지 않고 피해만 늘어나는 실정이었다.


피해가 계속 증가하자 국군은 송악산 능선 북한군의 지하 참호를 파괴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폭발물을 안고 적진으로 뛰어간다는 것이 위험천만한 작전인 만큼 공격대원을 따로 지정하지 못하고 지원자를 받게 되었다. 아무도 지원하지 않을 거로 생각했던 순간, 10명의 용사가 용감하게 자원하였다. 이들은 서부덕 이등상사, 박창근 하사, 박평서 상등병, 황금재 상등병, 오제룡 상등병, 윤옥춘 상등병, 김종해 상등병, 이희복 상등병, 양용순 상등병, 윤승원 상등병 등 총 10명의 용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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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사들은 돌진하며 총탄으로 몸이 만신창이가 되었지만 10개의 지하 참호를 제거하는 데 성공하였다. 정부는 이들을 기리기 위해 10명의 용사를 ‘육탄 10용사’로 명명하였고 을지무공훈장과 함께 서부덕 상사는 소위로, 그 외 9명은 상사로 특진시켰다. 그들을 기리기 위한 것이 육탄 10용사 현충비다.



고(故) 박명렬 소령은 공군 17전투비행단 소속 조종사였다. 1984년 한미 연합 군사훈련 팀스피릿 훈련에서 사격 임무 수행 중 비행기 추락 사고로 서른두 살에 순직했다.


당시 다섯 살이던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이어가려 재수 끝에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했다. 2004년 임관한 아들은 20전투비행단 소속으로 전투기 조종사가 됐다. 그러다 2007년 7월 20일, 서해안 상공에서 야간 요격 훈련 중 스물일곱의 나이로 순직했다. 고(故) 박인철 대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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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소령과 박 대위 부자는 나란히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그리고 현충원은 이들 부자의 묘를 ‘호국부자의 묘’로 명명하였다.


현충원은 이외에도 애국지사, 임시정부 요인 묘역, 전직 대통령 묘소, 국가유공자 묘역 등 다양하게 국가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을 기리기 위한 각종 비와 묘역들이 있다. 유가족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연중 300만 명에 달하는 참배객들이 찾는 가히 국가의 성역이다. 호국보훈의 달 6월, 기말고사 끝나고 국립서울현충원을 들려보는 것은 어떨까.


jinho23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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