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대통령에게 바란다⑧] 강원도 출신 자취생 “노력이 배반하지 않는 사회 만들어주세요”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 김영찬 대학생기자] N포세대, 어려운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취업이나 결혼 등 여러 가지를 포기해야 하는 요즘의 청년 세대를 이르는 신조어이다.


꿈은 많지만, 현실적 여건 때문에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는 것이 요즘 청년들의 현실이다. 서강대 기계공학 전공인 김병진(24, 사진) 씨도 그렇다. 그는 시골소년이다.


그가 자라온 환경은 주위에 논밭뿐인 말 그대로 ‘시골’이었다. 영화 보기 위해서는 버스로 한 시간 거리의 영화관에 가야 했으며, 그가 처음 간 카페는 고등학교 1학년 때였다.


그렇기에 그는 서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자라왔다. 대학 진학 후, 그는 ‘서울’이라는 부푼 꿈을 가지고 강원도 철원에서 상경했다. 하지만 현실의 벽은 높았다. 그를 만나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을 들어봤다.


왜 서울로 상경했나?

인프라가 부족하다. 병원도 부족하고, 직장도 부족하고 모든 것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대학진학률이 70%에 육박하지만, 강원도에는 대학이 6개밖에 없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청년들이 서울로 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고향에서 할 수 있는 직종이 요식업, 장사, 농사, 공무원 이런 것들밖에 없다. 대부분의 고향 친구들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


서울에 올라와서 실망한 점이 있다면?

실망한 것보다 괜찮은 것이 훨씬 많다. 근데 한 가지가 있다면, 바로 집값이다. 강원도의 집값만 생각하다 서울로 올라오니 천지 차이다. 대학 등록금에 자취 비용까지 이중으로 들기 때문에 솔직히 힘들다. 하지만 후회는 하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점이 많고 꿈을 크게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고향에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더라도 큰 꿈을 위해 서울에 계속 머물 것 같다.


꿈을 가지고 상경했는데, 현실의 벽을 실감한 적은 없는가?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돌아오지 않는 것 같다. 솔직히 이전 세대들은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돌아갔었다고 생각한다. 돈을 벌어 결혼하고, 집을 사고 이러한 것들이 상대적으로 현재에 비해 쉽지 않았는가? 현재는 대기업에 다니더라도 집을 산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다. 졸업 후에 서울에 정착하려면 직장을 잡고 집을 얻어야 하는데 걱정이 된다.


대통령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뜬구름 잡는 이야기 같지만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돌아오는 사회, 꿈을 꿀 수 있는 사회가 됐으면 좋겠다. 고등학교 때는 ‘노력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야’라는 생각을 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노력만으로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정말 순진한 생각이었다. 뭔가 희망을 품는다는 것이 쉽지 않은 사회이지 않은가.


집값만 해도 그렇다. 직장을 잡아도 고용상태가 불안하고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데 언제 내 집 마련을 하겠는가. 어떻게 꿈을 갖고 희망을 품을 수 있겠는가. 이렇게 청년들의 처지에서는 도저히 앞이 안 보이는데 기성세대는 노력하라고 한다.


새 정부는 청년들이 맘 놓고 꿈꿀 수 있는 사회, 노력이 배신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줬으면 한다. 10년, 20년 길게 보고 장기적인 기반을 조성했으면 좋겠다. 꿈을 갖는다는 것이 철없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그런 사회를 위한 기반 말이다. 덤으로 지방에도 청년들이 활발하게 자신들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줬으면 한다.


[청년, 대통령에게 바란다⑧] 강원도 출신 자취생 “노력이 배반하지 않는 사회 만들어주세요”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