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잡앤조이=강홍민 기자 / 서해림 대학생 기자] 인터넷 익명성은 정보화시대에 도래하면서부터 끊이지 않는 이슈다. ‘익명성’ 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어느새 ‘악성 댓글’이라는 단어가 함께 연상되고, 익명성이 가진 밝은 면보다 어두운 면이 더 부각되는 시대이다. 게다가 여러 플랫폼의 SNS가 개발되고,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익명성 문제는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SNS의 최대 사용 연령층은 20대 대학생. 그렇다면 대학 내 익명성은 어떤 존재일까. 정말 익명성에는 문제점만 있는 것일까?



[대학생 기자] 대학 내 SNS 익명성의 양면



전국 388개 캠퍼스, 179만 명의 대학생 가입자, 대학생 SNS 에브리타임

요즘 대학생들이 많이 이용하는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은 철저한 학교 인증 뿐만 아니라 완벽한 익명성을 내세운 대학생 커뮤니티다. 에브리타임에서의 익명성은 ID나 닉네임도 아닌 익명 체크박스에 체크만 하면 모든 가입자가 ‘익명’이란 새로운 이름으로 둔갑해 활동할 수 있는 완벽한 익명성을 가리킨다. 대학교 SNS와 완벽한 익명성이란 두 가지 조건 안에는 어떤 특이점이 있을까.


익명성이 보장된 SNS에서는 작은 문제에서부터 큰 사회 이슈까지 대학생들의 자유로운 토론이 오간다. 내가 누구인지 아무도 모르니 눈치 볼 필요 없이 자유로운 의견을 제시하고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분위기가 조성되어 있다. 비록 온라인상이지만, 내 목소리를 내는 연습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익명성은 대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의 의견과 다르다고 해서 도를 넘은 비방 댓글을 달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욕설 쪽지를 보낸 뒤 차단하는 행위도 다반사이다. 포털사이트나 불특정 다수가 모인 SNS 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하는 소리니 무시하고 말지’라고 넘길 수도 있는 일들이, 같은 학교 내 SNS에서는 ‘이 사람은 분명 캠퍼스를 오가며 마주쳤을 학우일 텐데..’ 라는 더 큰 상처가 오가는 문제가 생긴다.


익명성으로 발생한 또 하나의 문제점은 소수 대학생들의 ‘의존성 확대’이다. 검색 기능을 활용하면 간단히 찾을 수 있는 정보임에도 불구하고, 익명의 힘을 빌려 얻게 된 자유로운 발언의 기회가 이번엔 역으로 익명의 힘을 이용해 아무 말, 아무 질문 (예: 개강이 무슨 요일이죠?) 이나 하게 된 것이다. 그들은 핑프 (핑거프린세스 :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는 게으른 사람을 일컫는 말. 검색하지 않고 물어보는 사람) 라 칭해지며 비난을 받기도 한다.


이런 어두운 면들 사이에서도 대학교 SNS 익명성의 밝은 면은 분명히 있다. 에브리타임의 비밀게시판에는 게시판 이름에 걸맞게 정말 비밀로 간직해야 할 것만 같은 글이 올라온다. 익명의 누군가는 또 다른 익명의 누군가에게 톡 하면 터질 것 같은, 가족 친구에게도 말할 수 없던 속 이야기들을 털어놓는다. 용기를 낸 글쓴이에게 댓글러들은 진지한 자세로 대해 악성 댓글은 찾아볼 수 없다. 익명 대 익명으로 속 깊은 내용의 쪽지가 오가기도 하며, 익명의 공간에서 서로 위로하고 때론 위로 받기도 한다. 비밀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데에는 익명성에 있다. 익명이더라도 학번을 인증해야만 비밀게시판을 볼 수 있기에 내 이야기를 읽는 사람이 아예 모르는 남이 아닌 우리 학교 학우라는 안도감이 있는 것이다.


대학의 SNS에는 학우여서 털어놓을 수 있다는 안도감과 학우라서 받는 상처 모두 공존한다. 익명성으로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들은 빠른 시간 안에 사라지기 쉽지 않겠지만, 성숙한 인터넷 문화를 만들어가는 대학생들이 하나 둘 모여 ‘익명이라서 좋아’라고 말할 수 있는 공간이 ‘대학 내 SNS’가 되는 시대가 오기를 기대해본다.


khm@hankyung.com


[대학생 기자] 대학 내 SNS 익명성의 양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