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과 일대일 카톡 피드백…“장위안 강의도 이 서비스 덕에 성공했죠”


[캠퍼스 잡앤조이=이진호 기자] 2015년 1월 파고다어학원 기초 중국어 강의가 오픈 2시간 만에 수강인원 100명이 마감됐다. 토익도 아닌 중국어 회화 수업에 수강생이 몰렸던 것은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했던 장위안 씨가 강사로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강의가 흥행할 수 있었던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이 강의가 성공하는데는 짝은 이룬 성구현 강사의 역할이 컸다. 당시 이 수업은 더블 티칭 방식으로 진행됐다. 성구현 강사가 문법적 내용을 설명하면, 장위안 강사가 직접 중국어 발음을 하고 학생들이 따라 하는 방식이다. 한 수업에 두 명의 강사가 동시에 등장하는 파격적인 수업 형식이었다.


일반적으로 말하기 수업은 15명 안팎의 소규모로 진행된다. 그래야 학생들이 본인의 발음 평가받을 수 있다. 수강생이 많으면 개별 발음 평가가 어려울뿐더러, 강사의 내용 전달 수업에 그칠 수밖에 없다.


성 강사는 이런 대형 강의의 약점 극복을 위해 ‘카카오톡 일대일 피드백 서비스’를 도입했다. 강의 수강 후 학생들이 발음했던 음성 파일을 성 강사 개인 카톡으로 보내면, 성 강사가 곧바로 피드백했다. 소수 수강생만이 누릴 수 있는 개별 피드백이 카톡 상에서 자연스레 이뤄지는 것이다. 학생들의 카톡 서비스 만족도 역시 높았다.


성 강사는 “강의 시간에도 말하기를 머뭇거리는 학생이 있는데, 강사와 수강생 사이 둘 만의 공간이 생기니 사소한 것까지 묻더라”고 말했다.


성 강사는 카톡을 통해 과제를 제시하고, 학생 개인별 발음을 체크해 부족하면 다시 요청한다. 그래서 늘 성 강사의 카톡엔 알림을 뜻하는 숫자가 지워지지 않는다.


“카톡 강박증이 생겼다. (웃음) 스마트폰을 항상 갖고 다닌다. 주말에도 예외는 없다. 카톡 숫자는 늘 없애야 하는 존재다. 힘들지만 만족하는 학생들을 위해 서비스를 계속할 예정이다.”


카톡 피드백은 4년 전 그가 파고다에서 당시 이례적인 시도였지만, 이제 파고다어학원 강사들 사이 필수 서비스가 됐다.


“수강생에게 좀 더 편하게 접근할 방법을 고민하던 중 이 아이디어를 생각했다. 이 방법으로 이제는 회화도 100명 수업이 가능하다.”


학생과 일대일 카톡 피드백…“장위안 강의도 이 서비스 덕에 성공했죠”


0.47학점 받던 한문학 전공생…대학 포기하고 중국 유학


그는 어떻게 강사를 길에 뛰어들게 됐을까. “대학교 전공이 한문학이었다. 3학년 1학기까지 다녔는데, 원하는 전공이 아니라서 그런지 흥미가 없었다. 학사경고를 두 번이나 받았다. 창피하지만 한번은 학점을 ‘0.47점’ 받았다. 아직도 내 학점은 전설로 남아 있다. 학창시절 별명이 방어율 왕 ‘선동열’이었다.”


그는 군 제대 이후 철없이 보낸 대학생활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다 부모의 추천으로 중국유학 길에 올랐다.


“한문학 전공일 때도 공부를 안 했는데, 주변에서 과연 중국에서 제대로 공부를 할까에 대한 우려가 컸다. 처음 중국어를 접했는데 말투가 신기했다. 그때 언어가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사람들은 민망해서 성조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성조를 중국인처럼 하려고 더 과장했다. 그랬더니 중국 사람들이 잘한다고 칭찬하더라. 그때 탄력을 받아 중국어 학습에 몰입했다.”


그는 중국어를 배우며, 누군가에게 언어를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다. 그게 강사가 된 계기다. 끼를 발산할 수 있는 직업인 강사가 본인에게 잘 어울린다고 느끼기도 했다.


20번 반복 암기 학습…카톡으로 음성 파일 주고 받아


학생과 일대일 카톡 피드백…“장위안 강의도 이 서비스 덕에 성공했죠”


그는 중국어 실력 향상을 위해 반복이라는 학습법을 택했다. “‘나는 학교에서 밥을 먹는다’라는 중국어 문장을 반복해서 암기한다. 최소 20번은 말하고 써야 외워진다. 그리고는 학교에서를 ‘집에서’ ‘밖에서’ 등으로 변형해서 적용하면 여러 문장 표현이 가능하다.”


이 학습법은 강의에서도 이어진다. 그래서 그가 속한 강의 수강생들의 어휘량은 다른 반에 비해 월등히 높다. “언어는 반복이 최고다. 이때 말하기를 병행해야 한다. 그냥 외우기만 하는 것은 의미 없다. 단어를 외웠다면 활용해야 한다.”


반복 학습과 카톡 피드백으로 그는 파고다어학원 중국어 인기 강사에 올랐다. 학습 후기 조회 수에서도 1등이다. 그의 강의에 매료돼 두 달 동안 대전에서 서울로 와 수업을 듣는 학생도 있었다.


“종강 날이 돼서야 그 친구가 서울에 임시 거처를 마련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미안하고 고맙더라. 한번은 미국에서 나를 알아보는 사례도 있었다. 인터넷 강의를 통해 내 수업을 들었던 학생이 아는척을 한 것이다. 학생들의 전하는 감동이 강사의 보람 중 하나인 것 같다. (웃음)”


파고다어학원에서의 4년. 그는 앞으로도 쭉 이곳에서만 강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 강사는 파고다어학원의 매력으로 ‘편안함’을 꼽았다.


“강사들이 강의하는 데만 신경 쓰게 해준다. 강사들은 콘텐츠에 집중하면, 시설은 학원에서 뒷받침해준다. 그러다 보니 강의에 모든 열정을 쏟을 수 있다.”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