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HMAT 실시…“역사에세이, 보호무역 속 자동차 경쟁력은?”

▲4월 1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잠실고에서 현대차그룹 인·적성 검사(HMAT)가 열렸다. 사진=이진호 기자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방안을 서술하시오.”


현대차가 인·적성 검사(HMAT) 역사에세이 문항으로 보호무역주의에 관해 묻는 문제를 냈다. 최근 트럼프 정부가 미국 중심의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는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전체 HMAT 난이도에 대해 학생들은 “시중 문제집에 있는 유형과 비슷해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고 평했다.


현대차그룹 상반기 신입, 인턴사원 공개채용의 2차 관문인 HMAT가 4월 1일 서울, 부산, 전주 등 전국에서 일제히 시행됐다. 현대차는 대기업 가운데 가장 빨리 인·적성 검사를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HMAT에는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엔지니어링 등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이 참여했다.


서울 고사장 중 한 곳인 송파구 신천동 잠실고에는 이날 1140명의 응시자가 몰렸다. 현대차는 잠실고 38개 교실을 빌려 한 곳당 30명이 시험을 치르게 했다. HMAT는 모든 그룹사가 같은 날 열려 지원자는 한 계열사만 택해 시험을 응시할 수 있었다.


현대차 HMAT 실시…“역사에세이, 보호무역 속 자동차 경쟁력은?”

▲응시생들이 교실안내 배치표 앞에서 본인의 교실을 확인하고 있다.


이날 아침, 수험생으로 보이는 학생들이 서울 잠실고로 향했다. HMAT에 응시하기 위해 학생들은 아침 8시까지 입실을 완료해야 했다. 진행요원들은 정확히 오전 8시가 되자 철문을 굳게 닫았다. 8시 이후 입실을 차단했기에 뒤늦게 도착하는 이는 없었다.


HMAT는 적성검사와 인성검사, 역사에세이로 나눠 출제된다. 적성검사는 언어이해, 논리판단, 자료해석, 정보추론, 공간지각으로 구성됐다.


현대차 HMAT 실시…“역사에세이, 보호무역 속 자동차 경쟁력은?”

▲HMAT를 마치고 나오는 학생들. 이날 시험은 오후 2시 20분에 끝났다.


오후 2시 20분, 시험을 끝낸 응시생들이 일시에 교실에서 몰려나왔다. 잠실고를 벗어나자 일부 학생들은 서로 풀었던 문제를 질문했다. 부모 또는 지인이 승용차로 응시생을 데려가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한쪽에선 전화를 걸어 시험 소감을 전달하는 학생도 있었다.


응시생들은 “자료해석이 가장 어려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료해석은 주어진 자료를 바탕으로 연관성 있는 답을 찾는 문항이 제시됐다. 응시생 중 한 명은 “자동차 산업과 관련된 자료가 제시됐다. 제시된 수치가 어려워 시간이 촉박했다”고 말했다.


자료해석 영역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 대해서 응시자들은 평이하다는 반응이었다. 다수의 학생이 문제의 70% 정도 풀었다고 답했다. 김모 씨는 “논리판단은 경우의 수를 고려해야 하는 문제가 많아 문제를 모두 풀 수 있는 시간이 모자랐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 HMAT에는 새로운 유형의 문제가 출제되지 않았다. 이모 씨는 “처음 보는 유형의 문제는 없었다. 공간지각 문제가 기존 25문항에서 20문항으로 바뀌었지만, 시간도 줄어 크게 쉬웠다고 체감될 정도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현대차 HMAT 실시…“역사에세이, 보호무역 속 자동차 경쟁력은?”

▲현대차는 시험이 끝난 후 입사지원자들에게 콜라와 밥버거를 제공했다.


올해 역사에세이 주제는 ‘보호무역주의’였다. 과거 고려, 조선 시대가 펼쳤던 쇄국정책에 대해 자신의 관점을 나타내고, 현시점에서 강화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와 자동차산업의 발전방향에 대해 500~1000자 내로 쓰는 것이었다.


역사에세이에 대해 응시생들은 평이했다는 반응이다. 박모 씨는 “쇄국정책에 관한 역사적 사건이 지문으로 제시됐다. 지문을 읽고 본인의 생각을 작성하면 돼 쓰기 편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인·적성 검사 결과는 이달 14일 발표된다. 1차 면접은 18일부터 진행되며, 2차 면접과 신체검사는 5월 16일부터다. 최종 합격자 발표는 6월 2일이다.


한편, 이날 현대차를 시작으로 주요기업 인·적성 검사가 본격화된다. 8일 LG그룹, 16일 삼성그룹, 23일 SK그룹이 인·적성 검사를 시행한다.


■현대차 역사에세이(2017년 상반기)

?다음 두 문항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작성하십시오.(500-1000자 내외)


고려는 건국 초기부터 대외무역을 장려하는 등 개방적인 외교정책을 추진하였습니다. 수도인 개경 근처인 예성강 하구인 벽란도는 다양한 외국의 상인들이 드나드는 국제 무역항구로 크게 번성하였습니다. 이러한 개방적인 외교 정책을 통해 고려는 주변국 사이에서 국제질서를 형성하고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외국과의 왕성한 교역통상을 전개한 고려와는 달리, 조선은 말기 대원군 이하응이 위정척사 사상에 의거하여 청나라를 제외한 다른 나라와는 통상?교류를 꺼리는 쇄국정책을 펴나갔습니다. 대원군이 이와같은 쇄국정책을 고수한 이유는 중국이 위태롭게 된 것이 1842년 영국과의 아편전쟁 등으로 인해 외국에 문호를 개방했기 때문이라는 생각과 함께 조선왕조를 수호하기 위해서는 외국의 통상요구는 물론, 외부의 영향을 차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있습니다.

오늘날에도 세계 각국에서는 자국의 이해관계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유와 명분을 제시하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쇄국정책에 준하는 각종 정책을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


1.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하여 조선시대에 펼쳐진 쇄국정책에 대해 본인의 관점에서 평가하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을 서술하시기 바랍니다.


2. 시사점을 바탕으로 현재 각국의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자유롭게 서술하시기 바랍니다.

■현대모비스 인문학 소양 평가(2017년 상반기)


?1. 입사 5년차 모 대리는 중요한 프로젝트를 맡아 임원 발표를 이틀 앞두고 원본 데이터에 치명적 오류를 발견했다. 다시 정리하기엔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제 3자는 원본 데이터를 꼼꼼히 뜯어보기 전엔 오류 발견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도 해봤다. 당신이라면 이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2. 최근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상황에서 조선시대 정조의 탕평책과 소통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정조는 적대관계인 노론세력의 인재를 적극 등용했을 뿐만 아니라, 이들 세력의 수장과도 활발히 소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하들과 자주 대화하고 지방을 순회하며 각계각층의 정책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다면 본인의 소통하는 방식과 직장내 각 계층별로 활발한 소통을 위해 취해야 할 방식을 설명하고 본인만의 아이디어도 제시해보시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