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학생 울리는 책값


새학기의 시작은 언제나 설렌다. 하지만, 설레는 시작을 우울하게 만드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어마 무시한 가격을 자랑하는 강의 교재다.



종로2가에 위치한 알라딘 중고서점
/김병언 기자 misaeon@20120217..
종로2가에 위치한 알라딘 중고서점 /김병언 기자 misaeon@20120217..



[대학생 인터뷰]

고은아(아주대 영어영문학 3) / 천지현(경희대 경영학 3)


Q. 신학기 보통 몇 권의 교재를 사는가.

고은아 3~4권 정도

천지현 2~3권 정도 산다.


Q. 전공 교재의 가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고은아 가격이 너무 부담이 된다.

천지현 비싼 가격에 비해 의미가 없는 것 같다. 학기가 끝나면 책을 다시 볼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Q. 가장 비쌌던 교재는 얼마정도 했는지?

고은아 영어학개론. 4만원이나 됐다.

천지현 3만5000원짜리 교재였다.


Q. 강의시간에 교재를 어느정도 활용하나.

고은아 절반이다. 많이 활용하는 수업이 있는가 하면 거의 활용 안하는 수업도 있다.

천지현 시험 문제가 책에서 나오는 수업은 80%정도 사용하는 것 같다. 하지만 PPT로 진도를 나가는 강의는 거의 책을 사용하지 않는다.


위의 인터뷰와 같이 대학강의 교재는 평균 3~4만원대를 맴돈다. 문제는 사야 될 교재가 한권 뿐이 아니라는 것이다. 심지어 이 교재들을 다 활용하는 것도 아니다. 교재 값에 대한 부담은 커져가고 이 부담은 결국 학생들을 제본소로 향하게 만든다.


하지만 제본소의 입장도 매우 난감하다. 학생들 상황은 잘 알지만 제본이 불법인 이상 쉽게 제본을 해줄 수도 없는 노릇.


아주대학교 교내 인쇄소 담당자는 “신학기인 3, 9월에 학생들이 많이 몰린다. 이 기간에 주로 출판사 혹은 문체부로부터 단속이 자주 온다. 단속이 오면 제본 내용이 있는지 보고 있다면 압수 후 벌금을 매긴다”고 말했다.


단속이 뜨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 제본은 저작권법 위반이다. 책의 10% 이하는 복사가 가능하지만 그 이상은 할 수 없다. 두 번째는 제본으로 인한 매출감소이다. 이 담당자는 “학생들이 무조건 제본이 싸다는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책 값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학생들의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제본이 무조건 싼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제본 외에 다음으로 많은 학생들은 선배로부터 책을 받거나 중고사이트를 활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모든 방법들이 그냥 서점에서 사는 것에 비하면 간단하지는 않다. 또, 이 방법들이 다 통하지 않을 때도 있다. 매 학기 반복되는 책과의 전쟁. 하루빨리 학생들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세워져야 할 것이다.


이도희 기자 / 박수진 대학생기자 tuxi0123@hankyung.com


[대학생 기자] 신학기, 대학생 울리는 책값 얼마면 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