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주자 일자리 공약, 비정규직 보호 정책이 우선

-'진정성' 통하는 자소서가 정답

-면접 시, ‘마음의 자세’ ‘연습’ ‘거짓말’만 명심해도 합격


“취업준비에 있어 직무가 첫 번째예요. 직무파악이 되지 않곤 취업하기 어렵죠.”

지난 3월 18일 ‘마이리틀 텔레비전(MBC, 이하 ‘마리텔’)’에 취업전문가로 출연한 이민영 티앤디파트너스 소장은 방송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캠퍼스 잡앤조이> 인터뷰에서도 직무에 대한 중요성을 빼놓지 않았다. 상반기 취업 트렌드는 물론 대통령 탄핵, 대선 정국이 취업시장에 미칠 영향까지 방송에서 듣지 못했던 취업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uot;대선 후보가 내놓은 최고의 일자리 공약은 0000” ‘마리텔 취업전문가’ 이민영 소장


-지난주 MBC 예능프로그램 ‘마리텔’에 출연했는데, 어떤 주제였나?

김구라 씨와 조영구 씨가 진행하는 ‘트루 이야기’라는 코너에 올해 취업 트렌드 이야기를 하고 왔다. 현재 채용 시즌이기도 하고 요즘 청년들이 취업에 관심이 많으니까. 그 전 주에는 헤드헌터가 나왔다고 하더라. 올해 취업 트렌드와 취업 동아리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의 면접도 했다.


-김구라, 조영구 씨와는 호흡이 잘 맞던가?

두 분과는 예전에 방송을 한 적이 있다. 오랜만이었는데도 너무 반갑게 맞아주셔서 재미있게 녹화했다.


-‘마리텔’에서 언급한 취업 포인트를 요약한다면?

방송에서도 누차 언급한 부분인데, 지원자들이 가장 잘못 생각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가 직무를 생각하지 않고 지원하는 행위다. 기업 채용공고가 뜨면 어떤 직무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지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사담당자들은 자소서만 봐도 이 지원자가 직무를 정확히 알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파악할 수 있다. 지원분야가 전공이 아니더라도 얼마나 직무에 관심이 있는지 어필하는 것이 중요하다.


&quot;대선 후보가 내놓은 최고의 일자리 공약은 0000” ‘마리텔 취업전문가’ 이민영 소장


-지원자들이 직무(지원분야)의 관심도를 어떤 식으로 어필하는 것이 좋나?

몇 해 전 모 은행에서 최고의 자소서로 뽑힌 글인데, 대충 내용이 이렇다. 대인기피증이 있었던 한 취업준비생이 그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편의점 알바에 도전했다. 알바를 시작한 후에도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무서워 눈도 못 마주쳤던 그 알바생은 며칠이 지나면서 편의점 패턴을 파악하게 됐다. 편의점은 비슷한 시간에 늘 오던 사람들이 온다는 것. 그러다보니 손님이 먼저 알바생에게 ‘안녕하세요’, ‘날씨 좋네요’라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알바생은 차츰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 줄어들었고, 얼마 안 가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먼저 인사를 건넬 수 있었다. 그러던 중 알바생은 우연히 은행에 취업한 선배를 만나 은행에 대한 이야기를 듣곤 ‘아 나도 사람만나는 직업을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은행에 지원하게 됐다는 스토리다. 별 것 아닌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스토리가 ‘최고의 자소서’로 뽑힌 이유는 진정성 통했기 때문이다. 많은 지원자들은 자신의 기술만을 어필하려고 할 때 이 친구는 직무에 대한 진정성을 어필했다.


-취준생들의 영어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고 하는데.

취준생들이 가장 목메는 것 중 하나가 영어다. 물론 영어를 잘하면 좋겠지만 중요한 건 기업은 영어 잘하는 사람보다 직무를 훤히 꿰고 있는 사람을 원한다. 주변에서 흔히 해외 주재원으로 나갔다고 하면 당연히 ‘영어를 잘하나보다’라는 대답이 돌아오는데 잘못 알고 하는 얘기다. 기회는 영어를 잘하는 사람보다 업무능력이 높은 사람에게 주어진다. 업무능력이 뛰어난데 외국어가 부족하면 통역사를 붙여 줄 수도 있다. 그만큼 영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직무가 가장 우선이다. 방송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댓글에 ‘교과서에 나오는 이야기 하시네’라더라.(웃음) 근데 중요한 건 교과서만 따라 해도 합격하는데 대부분이 그걸 간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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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로 상처받진 않았나?

그 정도로 상처받진 않는다.(웃음)


-면접에서의 팁도 알려 달라.

면접 팁은 세 가지 정도 꼽을 수 있는데, 우선 ‘마음의 자세’다. 마음가짐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간혹 면접 당일에도 긴장감 없이 면접장으로 오는 지원자들이 있다. 심지어 면접복장을 싸들고 슬리퍼를 끌고 오는 경우도 봤다. 면접에 대한 어느 정도의 긴장감은 지원자의 자세로 베어 나오게 돼 있다.


두 번째는 ‘연습’이다. 자신이 말하는 얼굴 표정과 발음, 목소리 톤을 수없이 연습해야 한다. 긴장된 분위기에서 자칫 자신도 모르는 습관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혼자 연습하는 것보다 그룹으로 모의 면접을 해보는 것이 도움 된다. 콘텐츠를 만드는 건 본인의 몫이지만 면접에서 나를 만들어주는 건 연습뿐이다.


세 번째는 ‘거짓말’이다. 면접 준비를 하면서 인터넷 취업 정보 카페나 블로그에 나오는 정보를 달달 외우는 지원자들이 간혹 있는데, 문제는 면접관이 직무에 관해 2~3개의 질문만 해봐도 지원자의 파악유무를 단번에 알 수 있다. 어설프게 대답을 하는 것보다 모르면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게 낫다.


-얼마 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시기와 맞물려 상반기 채용 시즌이 시작돼 취업준비생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 탄핵이 채용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나?

개인적으론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 예를 들어 얼마 전까지 한 기업의 총수가 특검수사를 받고 심지어 구속까지 됐는데도 그 기업의 공채는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지 않나. 대통령 탄핵보다 정권이 바뀌면 채용시장에 영향이 미칠 것이다.


-정권 교체가 채용시장에 미칠 영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현재 대선 후보들이 공약을 보면 일자리 정책이 거의 선두에 나와 있다. 그만큼 문제로 꼽히고 있다는 건데, 여러 가지 변화를 꿸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정권 교체와 함께 전 정부에서 추진하던 NCS의 거취도 미지수다.


-‘NCS의 거취 미지수’는 무슨 뜻인가?

해가 지날수록 NCS 채용 시스템을 선택하는 공기업, 공공기관이 늘고 있지만 문제는 정부기관에서만 NCS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NCS가 확산되려면 민간기업에서 선택하고 운영해야 하는데 이미 각 기업에서 만들어놓은 채용 시스템이 있어 반영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권이 바뀌면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quot;대선 후보가 내놓은 최고의 일자리 공약은 0000” ‘마리텔 취업전문가’ 이민영 소장


-대선 후보들이 내놓은 일자리 정책 중 눈에 띄는 공약이 있나? 예를 들어, 실현 가능한 공약이라든지, 꼭 추진해야 하는 정책이라든지 말이다.

일자리는 정부가 아닌 기업에서 풀어줘야 할 과제다.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는 한계가 있다. 공무원을 대폭 늘린다는 공약을 보긴 했지만 현재 공무원 경쟁률이 500:1이다. 웬만큼 늘려서 간극을 좁힐 수 없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구제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 대안이 될 순 없다고 본다.


-그렇다면 대선 주자들이 내놓은 일자리 공약 중에 주목해야할 공약이 있다면?

비정규직 문제를 해소하는 정책을 주목해야한다.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정규직을 보호해줄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레 여성을 보호할 수 있는 일자리 정책도 보완될 것이다. 일자리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기업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취업준비생들에게 한마디 해 달라.

흔들리지 말고 준비해오던 것만 열심히 하는 게 정답이다.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