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시작! 자취도 시작!”

왕십리 자취男과 의정부 자취男 이야기


“상상했던 자취랑 직접 경험해본 자취는 생각보다 차이가 큰 것 같아요. 신경써야할 부분이 한 두 개가 아니에요. 좋은 점도 많지만 외로워요.” 인터뷰에 응해준 한양대학교 행정학과 최근철 학생의 말이다.


성인이 된 후로, 집을 나와 막연히 자취를 하고 싶단 생각을 대부분 해보았을 것이다. 물론, 좋은 부분도 많겠지만 ‘집 떠나면 고생이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말이 아닐 것이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왕십리에서 자취하는 최근철 학생과 의정부에서 자취하는 김강복 학생을 만나봤다.



[대학생 기자] “수업 시작! 자취도 시작!” 왕십리 자취男과 의정부 자취男 이야기


Q.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한양대 행정학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최근철입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하는 것이 처음이라 어색하지만 잘 부탁드립니다. 대학교 입학 후 자취 생활을 한 지 벌써 햇수로 3년차네요. 원래도 왕십리에서 자취를 하다가 군 제대를 하고 지금 방에서 산지는 1년 정도 됐습니다.

Q. 자취 경력이 상당히 긴 편이네요. 자취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저는 태어나서부터 쭉 강릉에 살았는데 서울로 대학교를 오게 돼서 자취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자취를 해보고 싶단 생각이 어린 시절부터 있었는데 서울로 학교를 온 게 계기가 되었죠.

Q. 지금 살고 있는 방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우선 제 방 사진을 먼저 보여드리도록 할게요. 사진에서는 꽤 넓어 보이는데 막상 들어가면 침대를 제외하곤 방에선 두 명 정도 누울 수 있는 크기입니다. 대학교 앞에 있는 방이라 그런지 가격은 꽤 비싼 편입니다. 저는 보증금을 조금 높이고 월세를 낮춰서 현재 보증금 2500만원, 월세 40만원에 생활하고 있습니다. 관리비는 별도 5만원을 내고요. 듣기론 대학가 평당 가격이 타워팰리스 평당 가격보다 높다고 들었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네요.



[대학생 기자] “수업 시작! 자취도 시작!” 왕십리 자취男과 의정부 자취男 이야기


Q. 상상했던 자취 생활과 직접 해본 자취 생활의 차이가 있나요? 자취를 하면서 느낀 좋은 부분과 좋지 않은 부분은 무엇이 있을까요?

상상했던 자취 생활은 우선 ‘자유’가 제일 컸죠. 이제 막 성인이 되고, 부모님 품을 떠나 나만의 공간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제일 컸던 것 같아요. 그렇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금방 깨닫게 됐어요.


처음 자취했을 때는 빨래하는 것도 힘들었고 밥 먹는 것도 문제였어요. 할 수 있는 요리도 없었고 집밥이 너무 그리웠거든요. 이 문제는 3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네요. 집에서 해먹은 요리라고는 편의점 음식을 이용한 ‘마크정식’이 전부였어요. 부모님이 이 기사 보면 걱정 하실 것 같아 걱정인데 저는 학교 식당에서 잘 해결하고 있습니다.


좋은 점은 무엇보다도 저 혼자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것 같아요. 그렇지만 이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어느 때는 자유로워 좋다가 또 어느 때는 너무 외로워서 누워서 천장을 보고 있으면 우울한 감정이 들기도 해요. 저는 외로움을 조금 많이 타는 편이라 룸메이트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자주 들곤 합니다.

Q. 학교를 다니면서 아르바이트도 병행하고 있나요?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 깜빡하고 말을 못했네요. 단점에서 이 부분을 말씀 드렸어야 했는데 자취는 돈이 너무 많이 드는 것 같아요. 집에서는 가족이랑 같이 쓰던 물건들을 저 혼자 살면 다 구매해야 하거든요. 월세랑 관리비는 부모님이 지원해주시고 생활비는 제가 벌어서 쓰고 있습니다. 학원에서 보조 강사로 일하고 있고 학교 다니면서 아르바이트 하는 건 언제나 힘든 일이에요. 이번 방학에는 집을 꾸미고 싶어서 일하는 시간을 늘려 그 돈으로 선반이랑 조명을 구입했습니다.

Q. 자취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은 자신만의 자취 팁이 있다면요.

생필품은 소셜커머스에서 한 번에 대량으로 싸게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돈을 아낄 수 있죠. 치약이나 샴푸 같은 용품들도 구매하려면 솔직히 부담이 크거든요. 그래서 가끔 집에 가서 이러한 생활용품들은 가지고 오는 편입니다. 자기만의 팁은 아닌 것 같아서 부끄럽네요. 그리고 겨울에 전기장판 하나씩 가지고 계시면 좋습니다. 저는 난방비가 많이 나오는 편이라 전기장판을 키고 두꺼운 이불을 덮고 자는데 잘 때 하나도 안 춥고 좋은 것 같아요.

Q. 자기소개 부탁합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대진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김강복입니다. 저는 현재 의정부에서 자취하고 있고 자취 경험이 1년 미만인 초보 자취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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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취를 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요?

3년 동안 집에서 통학을 했는데 통학하는 시간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이제 취업 준비를 해야 돼서 학교에서 가까운 곳에서 살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지금 살고 있는 방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사진으로 보다시피 침대와 책상정도가 전부인 방입니다. 방 가격은 보증금 300만원, 월세 38만원이고 관리비는 3만원입니다. 텅 비어 있어 보여도 와이파이도 되고 벌레도 안 나오고 깔끔한 집입니다. 단점은 버스정류장에서 조금 멀다는 점이 있는 것 같아요. 보증금을 감당할 돈이 부족해서 버스정류장과는 좀 먼 곳으로 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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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취 경력이 짧다고 했는데 평소 상상했던 자취와 지금 직접 하는 자취 생활이 좀 다른가요? 그리고 좋은 부분과 나쁜 부분이 있다면요.

자취에 큰 로망은 없었어요. 그렇지만 처음 생긴 저만의 집이라 친구들을 불러 마음대로 놀 수 있다는 점은 기대가 컸어요. 그렇지만 얼마 전에 집들이를 한 이후로 다시는 친구들을 들이지 않을 거라고 다짐했습니다. 집안 살림은 본가에서도 제가 스스로 해서 이런 부분은 어려움이 없었구요. 그렇지만 금전적으로는 솔직히 평소보다 많이 힘드네요. 그리고 얼마 전에 몸살이 걸렸던 적이 있는데 아프니깐 정말 서러웠어요. 엄마 생각이 많이 나더라구요.

Q. 금전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부담이 클 것 같은데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나요?

네. 저는 금, 토요일마다 10시간씩 보쌈 가게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꽤 오래전부터 하던 아르바이트인데 자취 전에는 충분했던 생활비가 지금은 좀 모자라단 생각이 자주 드네요. 그래서 식사를 집에서 최대한 해결하려고 하는데 그게 마음대로 되진 않아요.

Q. 직접 만든 요리가 궁금한데요?

요리라고 하기엔 부끄럽네요. 평소에는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즉석요리를 자주 해먹는 편인데요. 요즘 다이어트 중이라 얼마 전에 한 요리를 보여 드릴게요. 자취생치고는 사치를 부린 요리인데 닭가슴살, 올리브, 두부, 야채 등을 통해서 만든 요리입니다. 또 해먹고 싶은데 생각보다 가격이 많이 드는 것 같아서 자주 먹지는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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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자신만의 자취팁을 알려주세요.

청소는 구석구석 꼼꼼하게 해주세요. 환기도 자주 시켜 주시고요. 방에 먼지가 정말 많거든요.또 자취생 중 아침을 챙겨먹는 경우가 많지 않은데 저는 시리얼이라도 꼭 챙겨 먹고 있어요. 모든 자취생 여러분들 힘내세요.


요즘 대학가에서 조건에 맞는 방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 다. 최근에 ‘원룸푸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방을 구해도 대학생에게는 그 이후의 생활이 걱정이다. 늘어만 가는 월세와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는 대학생들에겐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자취를 할 수 밖에 없는 학생들을 위해 이러한 문제는 우리가 크게 고민해봐야 할 문제다.


이도희 기자/한창훈 대학생 기자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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