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선배들의 자소서 팁 ① 이론편
올해도 어김없이 자기소개서 합격 키워드는 ‘직무역량’이 될 전망이다. 최근 몇 년 새 관련 질문을 대폭 늘렸던 기업들이 올해도 해당 문항을 그대로 유지했다. 대학생이라는 ‘비슷한’ 조건 속에서 만든 ‘비슷한’ 경험이 얼마나 특별하게 바뀔지는 이제 여러분의 손끝에 달려있다.
자기소개서 항목은 기업별로 다르다. 그러나 그 중에도 거의 빠지지 않는 항목이 있다. 바로 지원동기와 입사 후 포부, 관련경험이다. 특히 관련경험은 ‘직무역량’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최근, 기업이 가장 좋아하는 문항이기도 하다.
‘직무역량’의 인기는 최근 몇 년간 지속되는 경기불황과 직결된다. 신입사원 채용에 수반되는 채용진행 및 교육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기업들이 현장에 바로 투입할 수 있는 ‘경력 있는 신입사원’을 어느 때보다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모든 그룹사가 같은 질문을 던진다. 삼성 취업을 선택한 이유와 입사 후 회사에서 이루고 싶은 꿈, 성장과정과 현재의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건 및 인물, 최근 사회 이슈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한 가지와 자신의 견해다. 직접적으로는 묻지 않지만 3개 항목에 모두 직무역량과 관련한 소재를 적어야 한다는 게 취업컨설턴트들의 의견이다.
삼성그룹 2016년 하반기 에세이 문항.
LG그룹은 각 계열사가 자체적으로 문항을 출제하는데 LG전자와 LG화학,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계열사가 모두 지원 직무와 관련된 이력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LG전자는 ‘직무관련 지원동기와 역량’ ‘직무관련 향후계획’ 등 두 개의 질문에서 모두 직무역량을 묻고 있다.
SK그룹도 SK이노베이션이 지원 분야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 경험을, SK텔레콤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회사의 사업 분야 중 지원자의 역량에 가장 적합한 분야를 한 가지 선택해 해당 분야와 관련된 프로젝트나 공모전 등 활동에 참여한 경험을 적도록 했다.
대기업 현직자 자기소개서 첨삭 서비스 ‘코멘토’의 이재성 대표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 ‘왜 지원했는지, 왜 뽑아야 하는지, 어떤 사람인지’만 기억하라고 조언했다. 이재성 대표는 “특히 직무역량을 쓸 때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려 하는데 한두 가지만 집중해 적는 게 좋다”며 “이 강점은 지원서와 자기소개서에 일관되게 적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많은 구직자들이 쓰기 어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강점이다. 강점은 다른 사람과 비교해 나만 가지고 있는 게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중 가장 자신 있는 것”이라며 “모두 리더십, 열정, 팀워크, 분석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중 리더십이 가장 강하다면 리더십이 나의 강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재성 대표의 족집게 팁>
1. 글의 주제는 반드시 질문에 대한 대답이어야 한다. 또한 두괄식으로 작성해야 수백, 수천 건의 자기소개서를 읽느라 피로한 인사담당자에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
2. 지원하는 직무가 정확이 어떤 일을 담당하는지, 그래서 어떤 역량을 필요로 하는지를 반드시 숙지하자. 그래야만 자신의 강점과 역량을 직무와 연관 지을 수 있다.
3. 인사담당자인 제3자는 지원자가 말하는 경험을 직접 해본 게 아니기 때문에 지원자가 의도하는 바를 정확히 이해하기 어렵다. 최대한 구체적으로 작성하고 반드시 제3자를 통해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가 잘 드러나는지 검증해봐야 한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
도움말 이재성 코멘토 대표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