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 디자인 회사 ‘넵플러스’, 에티오피아인의 삶을 바꾸다

지난 11월 17일 송파구 넵플러스 본사에서 만난 강준묵 대표. 사진=김기남 기자


“미국 사람과 한국 사람의 발 형태가 다르다는 것을 알고 계셨나요?”

넵플러스의 강준묵 대표는 오른손잡이가 대다수인 우리나라 사람은 왼발이 오른발보다 일반적으로 크다며 기자단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래서 일반인들은 자신의 발을 기성제품인 신발에 맞추지만 넵플러스는 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는 것.

넵플러스는 다양하게 디자인에 범위를 넓히고 있다. “저는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디자인하는 것을 장려합니다. 외적 모습을 만들어내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까지 디자인이죠.” 자전거를 타면서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 같은 생활밀착형 제품뿐만 아니라 고객이 병원을 방문해 조금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까지 디자인한다. 소비자 중심의 제품을 생산하는 것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게 발전해나가는 회사의 비전이 느껴졌다.

강 대표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디자인에 대해 물었더니 그는 망설임 없이 KOICA(한국국제협력단)과 함께 했던 ODA(공적개발원조)를 꼽았다. “저희는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발전을 위한 원조 활동을 미얀마, 몽골, 과테말라, 에티오피아에서 진행했습니다. 제가 직접 에티오피아에 가서 확인해보니 그곳의 취사활동은 전쟁터였습니다. 가족은 대가족형태로 거주하고 있는데 그곳 여자들은 아침밥을 하기 위해 3시부터 일어나서 준비해요.” 끼니를 책임져야할 가족이 많다보니 필요한 음식의 양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는 얘기였다.


강소 디자인 회사 ‘넵플러스’, 에티오피아인의 삶을 바꾸다


“그런데 전기나 가스가 부족하니까 목탄을 이용해 취사를 하는데 습도가 높아 나무에 불을 붙이는 것 자체가 일이더라고요.” 그들을 위해 넵플러스는 에티오피아에서 수많이 생산되지만 버려지고 있는 땅콩껍질을 활용해서 석탄을 만들 수 있는 시설을 만들었다. 한국에서 운용되지 않고 있는 석탄 공장을 이전해 비용도 절감했다. 그리고 연기가 집안에서 맴돌다보니 폐질환으로 인한 사상자가 많아 평균수명이 50세도 채 되지 않는다는 점도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집의 연기를 잘 배출할 수 있는 연통을 만들어 줬습니다. 대단한 발명품은 아니지만 그들의 삶을 이어주느냐 마느냐하는 중요한 도움이 됐죠.” 강 대표는 삶에 도움을 주는 이런 사업을 진행할 때 그리고 결과를 봤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그에게도 실패한 사업이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휴대폰 핸즈프리 제품에 대한 투자였다. 스마트폰이 보급된 초창기, 넵플러스는 발 빠르게 핸즈프리 제품 디자인에 뛰어들어 생산까지 마쳤다. 하지만 아직 핸즈프리에 대한 인식이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던 소비자들에게 즉각 어필하지 못했고, 유통경험까지 부족했던 탓에 손해를 봤다. 그런데 아쉬울 수 있을법한 그 때 기억을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할 수 있는 강 대표의 모습에서 다양한 디자인을 도전해보고 싶다는 열망이 느껴졌다. 사람을 향한 따뜻한 디자인에의 열망과 직접 경험한 실패를 당연한 과정처럼 여기는 도전정신이 합쳐져서 지금의 넷플러스를 있게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배진호(한양대 4) 대학생기자 barkersba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