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가면 ‘냉장고 손잡이’만 디자인 할 걸요?

넵플러스 신입사원 김인애씨는 잦은 야근으로 몸은 피곤하지만 제품을 디자인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사진 =김기범 기자


올해 4월 인턴으로 채용돼 3개월의 인턴기간을 거친 후 정규직으로 채용이 된 김인애 사원(26세)은 용인대학교에서 제품디자인을 전공했다. 전공을 내세운 제품 디자인에 대한 욕심이 많았던 김 사원. 인터뷰 내내 그의 애사심을 엿볼 수 있었다.

김 사원은 대학 졸업 후 디자인 관련 기업들을 알아보고 면접도 봤지만, 정작 원하는 제품 디자인을 하는 곳은 극히 드물었다고 운을 뗏다. 김 사원은 “디자인을 하고 싶다고 생각한 때부터 가전제품과 디자인을 해보고 싶었다.”며 “하지만 정작 면접을 보러 갔던 회사들은 모두 다이어리 등 상품들을 디자인 하는 곳이 많았다.”고 말했다.


대기업 입사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대기업이라는 곳의 장점을 잘 모르겠다.”며 “냉장고의 손잡이나 자동차의 타이어 같은 극히 일부분의 디자인만을 하는 회사에 다니고 싶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우연히 넵플러스의 인턴 공고를 보게 됐고, 면접까지 봤을 때 내가 원하던 방향과 맞는 곳이라고 생각해 취업하게 됐다.”고 답했다.


김 사원은 “디자이너들은 채용 시 포트폴리오의 비중이 가장 크다.”며 “넵플러스 또한 마찬가지로 서류에서 포트폴리오를 중점적으로 본 것 같다.”고 답했다. 포트폴리오를 통해 실력을 판단하고 회사와 맞는 디자인인지 판가름 한다는 것이다. 김 사원 역시 서류와 면접 이외에도 실기 시험으로 스케치 시험을 봤다.

그는 “스케치 실기 시험은 합격 여부를 떠나 포트폴리오의 작품들이 본인의 작품인지 진위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절차였다.”며 “입사 시험은 ‘공기 청정기 디자인’이었으며 기본 사이즈와 2시간 정도의 시간제한을 주고 완성하게 했다.”고 회상했다.


대기업 가면 ‘냉장고 손잡이’만 디자인 할 걸요?



어렵게 찾은 회사인 만큼 회사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김 사원은 “야근이 많은 편이라 잠을 참기 힘든 것 외에는 모두 만족하고 재미있다.” 며 “자신의 역량과 욕심에 따라 야근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힘들지 않다.”고 웃는다.

이어 그는 “팀원 채용은 같이 일할 팀장이 뽑는 기업의 규칙상, 일할수록 맞는 선택이었던 것 같다”며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서로를 좋아하고 배려해주다 보니 힘들다기보다는 오히려 더 배우게 되고 열심히 하려는 욕심과 의지가 생긴다.”고 덧붙였다.


현재 김 사원은 다양한 제품을 디자인 하고 있다. 김 사원은 정수기 관련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시중 정수기들의 특징을 조사하고 정리해 콘셉트를 정해 트렌드에 맞게 분류·정리한다.”며 “회사에서 제안하는 방향의 콘셉트를 찾고 참고 이미지를 찾아 스케치 후 2D 포토샵으로 작업한다.”고 설명했다.

김 사원은 “보통 프로젝트 하나에 4명의 인력이 투입되는데 신입이라고 해서 업무를 적게 주는 일은 없다.”며 “자신이 맡은 일을 모두가 같은 책임감을 가지고 진행하며 부족한 부분은 스스로 채우고 배워가며 한다.”고 말했다. 특히 프로젝트 중 자신의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거기서 느끼는 기쁨은 매우 크다고 그는 답했다.


연봉과 복지에 대해 그는 “성과급의 개념보다는 아이디어가 채택되는 빈도에 따라 연봉이 달라지며 1~2년에 한 번씩 연봉협상이 이루어진다.” 며 “연극과 전시회를 보러 다니며 시각을 넓히고 회식에서도 술을 강요하는 문화가 아니기에 더욱 편하게 지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 김 사원은 “단기적으로는 넵플러스에서 대리까지 승진하는 것이 목표”라며 “장기적으로는 더 넓은 시각에서 제품 디자인을 공부하고자 해외로 갈 생각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은지(연세대 4)대학생 기자 garnet072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