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값 보고 대기업에 목매는 건 멋없지 않나요?”

디자인파크개발 신입사원 황현지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회사를 원했고, 그런 회사에 입사해 일하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사진=이승재 기자


“이름값 하나만 가지고 대기업에 지원하는 것은 너무 멋없지 않아요?”

중소기업에 다니면서 대기업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냐는 건조한 질문에 생기를 불어넣는 대답이 돌아왔다. 디자인 파크 개발에 입사한지 7개월 차인 황현지 씨는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는 “회사를 다니면서 한 번도 아쉬운 점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이런 말을 과장 없이 할 수 있는 것이 저도 신기하네요.” 디자인 업계에는 관행 시 돼오는 야근조차 자기계발을 위한 자발적인 이유 외에는 거의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면접을 보면서 주량이 얼마나 되냐는 말을 두 번이나 들었어요. 회사에 입사하고 보니 왜 이런 질문을 하셨는지 알겠더라고요. 회사 분위기가 너무 좋다보니 굳이 회식이 아니더라도 술자리를 갖는 경우가 많아요.” 그녀는 어제도 팀원들과 술자리를 가져서 아직 정신이 없다는 말과는 어울리지 않게 또박또박 회사 이야기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사원의 꿈을 디자인하는 회사

“저는 경력직으로 채용된 디자이너에요. 3년 가까이 회사를 다니다 퇴직하고 1년간 쇼핑몰 사업도 했죠. 그런데 그 중 지금이 가장 행복한 시기에요” 그녀는 새로운 것들을 과감하게 시도하는데서 보람을 얻는 사람에게 중소기업은 기회라고 말했다.

“제 지인은 굴지의 대기업에 들어가 자동차 디자인을 맡고 있는데 몇 년간 타이어만 그리고 있어요. 그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저는 좀 더 주체적으로 뭔가를 해보고 싶었던 거죠” 그녀는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옳고 그른 선택지가 아닌 ‘다른’ 선택지라고 말했다.

“얼마 전 선배 디자이너의 디자인 작업물 이미지를 본 후에 설치장소에 가서 직접 시설물을 본적이 있어요. 그런데 사소한 부분마저 토시하나 틀리지 않고 반영돼있는 모습을 보고 너무 놀랐어요. 디자인하고 생산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이 변하는 경우가 부지기수거든요. 우리 회사의 기술력도 기술력이지만 직원 간에 소통이 잘 이뤄진 덕분에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어요. 그 시설을 보니 더 열심히 해서 하루라도 빨리 내 디자인을 선보이고 싶다는 마음이 커지게 됐어요.” 그녀는 자신의 놀이시설 디자인이 제품화되면 그곳이 미국이라도 보러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름값 보고 대기업에 목매는 건 멋없지 않나요?”


자신의 이야기를 해요

포트폴리오와 면접에 대한 팁을 물어보는 질문에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남의 디자인을 가져와서 자기 것 인양 쓰는 사람을 주변에서 봤어요. 그리고 포트폴리오 자체를 불필요할 정도로 화려하게 꾸미는 것도 많이 봤죠. 저는 그것보다는 자신의 것을 하나라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요.”

그도 실제로 그렇게 방식을 바꿔보니 합격률이 높아 졌다. “저는 여기 회사 면접을 준비할 때도 회사에 대해서는 중요한 지식 몇 가지만 알아봤어요. 회사 이야기를 중심으로 거기에 자신을 맞추려다보면 결국 자신의 이야기는 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 끼워 맞춤 전략이 잘 통해 입사한다고 해서 그 회사와 잘 맞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죠. 면접에서 자신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하고 그를 통해 입사하게 된다면 회사와 훨씬 잘 맞을 확률도 높지 않을까요?” 황현지씨는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회사를 원했고, 그런 회사에 입사해 일하며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


배진호(한양대 4) 대학생기자 barkersba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