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과전공 취준생, 골든브릿지증권 입사 노하우는?


상경계열이 아닌 일반 문과 학생이 증권사에 합격할 확률은 무척 낮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면서 PD나 기자 등 전공과 관련해 특별한 꿈이 없던 취준생이 대한민국 최고의 애널리스트를 꿈꾼다는 것도 이채롭다. 취업준비의 종착역은 ‘입사’라고들 생각하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애널리스트라는 꿈을 위해 바쁘게 뛰는 골든브릿지투자증권 3개월차 신입사원 박건영 씨(29)를 만나 금융회사 취업 스토리를 들어봤다.

“골든브릿지라는 이름 때문에 외국계 회사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은데 1954년 설립된 대유증권이 모태”라고 운을 뗀 그는 “1998년에 영국 리젠트퍼시픽 그룹과 합작하면서 회사 이름을 대유리젠트증권으로 변경했고 2002년에 일은증권을 합병, 2007년에 ‘골든브릿지투자증권’으로 회사 이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한양대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한 박 씨는 “부끄럽지만 대학 졸업할 즈음에도 명확한 계획이 없었고 미국에서 거주한 경험을 살려 통번역 대학원에 입학하거나 연봉을 많이 주는 대기업에 입사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며 “문과생으로 갈 수 있는 부서가 영업팀 아니면 마케팅팀이어서 작은 회사의 영업팀에 들어가서 3개월 정도 인턴을 한 후 2014년 하반기 대졸공채부터 소위 연봉을 많이 준다는 대기업들에 여러 곳 지원했지만 전부 탈락했다”고 회상했다.

박 씨는 대학 재학시절 영어학원에서 강사 아르바이트를 할 만큼 외국어 실력이 출중해 ‘난 어디든 합격할 수 있어’라고 생각한 ‘자만심’을 첫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다. 절치부심한 그는 특정 기업까진 아니더라도 2~3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 내가 어떤 분야, 어떤 산업에서 전문가가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첫째 앞으로 2~3년 이상 시간이 걸린다 해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을 정도로 관심 있는 분야, 둘째 입사 후에 하루에 12시간 이상 일해도 즐겁게 일할 수 있는 분야라는 두 가지 전제조건을 달았다. 고심 끝에 도전한 한 곳이 바로 금융권 내에서도 증권사 리서치센터나 자산운용사 쪽이다.

하지만 의지와 현실은 달랐다. 증권사 리서치센터나 운용사 쪽에 입사하겠다는 마음은 먹었지

당시 그의 ‘스펙’으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학부시절 딱히 금융 분야 자격증(CFA, 투자자산운용사 등)을 공부한 것도 아니고 대학 전공도 상경계열이 아닌 사회과학 계열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학부시절부터 증권사나 운용사에 입사하기 위해 준비해온 취준생들보다 3~4배는 열심히 살아야했다”며 “CFA(국제재무분석가)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면서 작은 유사투자자문사에 들어가서 인턴생활을 병행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취업을 위한 자격증 취득 준비만으로 빠듯한 시간에 인턴 생활을 한 것은 다른 취준생들보다 차별화된 강점을 가질려면 직접 현장에서 일하는 실무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금융권은 굉장히 범위가 넓어 증권, 은행, 보험이 각각 다르고 증권사도 리서치, 지점, IB 등 부서마다의 차이가 있어 일단 주변에 실무자들이 있으면 만나보는 것이 가장 좋다”며 “막연하게 ‘주식투자가 좋아서 펀드매니저가 되고 싶다’라고 생각하지 말고, 실무자들을 만나서 펀드 매니저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듣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주변에 아는 실무자가 없으면 금융 애널리스트 양성과정 등 대외활동을 알아보면서 본인이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결국 기본 스펙도 중요하지만 먼저 본인이 어떤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지를 정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CFA level3까지 끝까지 공부해 합격하고 싶다”며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라는 직업은 자신들이 똑똑하다고 자랑하려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에게 돈을 벌어주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에 투자 관련 서적도 많이 읽고 소액으로 투자도 해보면서 경험을 쌓아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