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별과제 팀장으로 살아남는 법



기말고사 시즌. 조별과제의 팀장은 대개 고(高)학번 몫이 된다. 그저 나이 많다는 이유로, 학교를 오래 다녔다는 이유로 취업 문제로 바쁜 고학번들에게 조별과제 팀장이라는 굴레가 씌워진다. 고민한다고 될쏘냐. 조별 과제에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고학번들의 팁을 들어봤다.

글 ·사진 대학생 기자 이정수 (한국외대 4)

Situation #1. 첫 만남

김영진(가명, 연세대 4) “개성 많은 친구들 사이에 팀에 맞는 회의 스타일을 찾아야 한다.”

첫 만남에서는 보통 자기소개만 간단히 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팀장이라면 회의를 앞으로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 지까지 이야기를 이끌면 좋다. 매주 정기적으로 만날지, 마감을 앞두고 1~2주에 집중적으로 만날지, 온라인 회의를 자주 할지, 오프라인 회의를 자주 할지 등 회의의 전반적인 진행 스타일을 맞춰야 한다. 그래야 나중에 회의 일정을 잡고 회의를 진행할 때, 팀원들끼리 입을 맞추기가 훨씬 쉽다. 다른 이야기는 다음에 만나서 하면 되지만 앞으로 언제 어떻게 만날지는 이 때 아니면 이야기 할 기회조차 거의 없을 것이다.

김호영(가명, 중앙대4) “팀원들의 스케줄 파악해 솔직한 대답 듣는다.”

과제에 대해 얼마나 열심히 할 수 있을지 팀원과 대화를 꼭 나눈다. 다른 수업을 얼마나 듣고 아르바이트나 대외활동 같은 것은 언제 하는지 듣고 나서 그렇기 때문에 이 과제를 위해 얼마큼의 시간을 쓸 수 있는지, 쓰고 싶은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만약 과제 참여를 열심히 못 할 것 같으면 솔직하게 열심히 못할 것 같다고 말하고 대신 팀장이 할 수 있는 수준까지 말해준다. 솔직하게 이야기를 털어놓으면 과제에 대한 고민을 팀원과 함께 할 수 있다.

Situation #2. 정기회의

김영진(가명, 연세대 4) “회의는 생각을 하기 위한 시간이 아닌 공유를 하기 위한 시간”

조별과제 회의가 길어지면 집중력이 떨어진다. 때문에 회의 시간 전 팀원들의 아이디어를 취합한다. 회의는 아이디어를 시작하는 시간이 아니라 각 자의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미리 회의안을 만들어 팀원들과 공유하고, 무엇을 해 와야 하는지 각자 역할만 잘 분배한다면 회의 시간을 1/3으로 줄일 수 있다. 팀장은 항상 의문문으로 팀원들에게 생각할 과제를 주고 회의에서는 생각해온 것들을 나누는 자리가 되도록 신경 써야 한다.

이수진(가명, 이화여대 4) “아이디어 제시 보다 팀원들의 의견을 정리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회의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은 서기다. 회의 때 아니라고 생각했던 의견이 나중에는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기가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다. 회의를 이끄는 것은 창의적인 생각을 나눌 수 있는 팀원이지만 전체적인 과제를 완성하는 사람은 서기라고 생각한다. 훌륭한 서기 하나가 있다면 조별과제에 완성도는 보장 받은 것이다.

김호영(가명, 중앙대4) “회의 진행에서는 사례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회의 때 아이디어가 안 나와서 멍 때리거나, 주장 강한 팀원들끼리 싸워서 회의가 진행이 되지 않고 난항에 빠질 때가 많다. 회의가 원활하게 앞으로 잘 진행되기 위해서는 모든 의견에 사례가 필요하다. 다양한 예시는 아이디어의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기도 하며, 주장에 강력한 근거로 탁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회의를 준비할 때 사례를 중심으로 준비를 한다면 회의에서 싸울 가능성은 줄고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각날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다.


 조별과제 팀장으로 살아남는 법

Situation #3. 과제 막바지

이수진(가명, 이화여대 4)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압박해야 한다.“

막바지 가면 무임승차를 하는 팀원이 눈에 들어온다. 이 때 중요한 것은 팀장의 역할이다. 무임승차 팀원 한명 때문에 팀이 다 망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부드럽게 팀을 이끌었더라면 막바지엔 팀원들을 압박해야 한다. 각 자의 역할에 마감 시한을 정하고 마감 시한 전부터 팀원들에게 도와줄 건 없는지 물어보면서 자연스럽게 압박을 가해야 한다. 팀원이 사정을 말하고 빠지려고 할 때도 사정을 봐주기보다는 팀의 사정을 말하고 절대 빠지면 안 될 것 같다는 무언의 압박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김호영(가명, 중앙대4) “참여 안 하는 팀원은 과감하게 제외해야 한다.”

회의에 빠지고 열심히 참여하지 않는 팀원이 생긴다면 그 팀원 때문에 스트레스 받기보다 그냥 과감하게 제외해야 한다. 교수님께 말씀드리고 조언을 구하거나 팀원들에게 모두 말해서 같이 몰아붙이거나 팀장으로서 할 수 있는 한 그 팀원을 이끌어봐야 하지만 안 된다면 과감하게 PT에서 이름을 지우자. 이름을 지우는 것은 최후의 방법이지만, 성적에 욕심이 있다면 모두 참여하게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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