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달리고 있지만 외롭다. 많은 사람과 이야기를 하지만 대화가 고프다.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했던 취준생들의 솔직한 이야기.
취준하는 인턴기자가 전해주는 취준 속의 멜로디.
10월. 많은 기업들이 서류를 발표하고 인？적성 시험을 진행 중이다. 여러 기업에 합격해서 인적성이나 면접날짜가 겹쳐 고민하는 취준생들이 있는가 하면 서류에서 떨어져 어디에 말도 못하는 학생들도 많다. 부모님께 말해봐야 걱정만 느실 테고 남들에게 얘기해도 핑계밖에 안 될 것 같다.
글 | 최정훈 인턴기자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첫 번째 사연_뜻밖의 노히트 노런
하반기 공채에 CJ, 롯데, 현대카드, KT, 아모레퍼시픽, 신세계 등 13곳이나 썼네요. 상반기에는 경험삼아 지원했었는데 면접까지 가기도 했었어요. 그래서 하반기에도 몇 군데 합격하겠지 하는 마음에 인적성이나 면접을 준비 중이었는데 오늘까지 12개의 불합격통보 문자를 받았어요. 아 나머지 한 곳도 붙은 게 아니라 아직 신세계가 발표가 안 난거예요. 친구들은 자꾸 괜찮냐고 연락오네요. 하반기 합격자 문자는 어떻게 생겼나요? 한 개라도 받아보고 싶네요.
RE: 제 주변에도 합격자 문자를 받은 친구가 없어 어떻게 생겼는지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꾸벅) 취업 카페에 합격 후기들만 가득 하니 나만 떨어진 것 같겠지만 요즘은 서류 합격도 하늘의 별따기래요. 합격자들 인터뷰도 하고 싶은데 어느 별에 사는 누구인지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희귀하네요. 아침에 지하철 타면 직장인들이 잔뜩 인데 다 어떻게 취직한 걸까요?
#어떻게_설명할_수_있나요-빌리어코스티 #안_괜찮아-벤
？두 번째 사연_내 코가 석자라 미안해
친한 친구가 하반기 서류 20곳을 썼는데 20곳 모두 광탈했어요. 상반기에 40곳을 썼다가 다 떨어져서 이번에는 전공 관련 직무위주로 20곳만 썼는데도 다 떨어졌어요. 술 마시자는데 제가 중간고사 기간 중이라 못 본다고 했어요. 그런데 오늘 그 친구 생일이에요. 축하메세지를 보내도 될지 모르겠어요.
RE: 세상에 최악의 생일이 될 수도 있겠군요.(눈물) 시험 끝났죠? 오늘 당장 전화해서 밖으로 불러내요. 소주 한잔 하자고. 위로, 축하 뭐 별건가요. 그냥 별말 없이 한 두잔 따라주다 보면 사연자 님의 마음 다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힘들 때 술로 푸는 것은 저도 좋아하지 않지만 가끔 궁상도 필요한 거죠.
#소주_한잔_하자_친구야-바이브 #Happy_birthday_to_you-구혜선
？세 번째 사연_부동산앱 안 써요
상반기에 이름 있는 스타트업에 취직했었는데 3개월 수습기간이 끝남과 동시에 잘렸어요. 특별히 잘못한 것도 없는데 사직서를 쓰게 되서 다시 취준하고 있는데 한번 잘린 경험 때문인지 서류가 붙는 곳이 없네요. 이젠 뭘 해도 안 될 것 같은 마음이 들고 다 포기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어요. 하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와중에도 지원서를 쓰고 자격증시험을 준비 하는 게 슬픈 현실이에요. 아, 어디라고 말은 안했는데 저 이제 부동산앱 안 써요.
RE: 사직서를 쓰고 나왔다면 잘렸다고 기록에 남지 않는다고 해요. 잘린 경험 때문에 서류에서 떨어진 것이 아닐 수 있어요. 물론 회사를 나온 경험이 사연자 님의 자신감을 많이 떨어트려서 자기소개서에 드러났을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자신감을 더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사람인 설문조사에 따르면 인사담당자들이 서류전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평가 항목은 지원 직무 관련 경험이라고 해요. 저도 인턴으로 일하면서 왜 직무경험이 있는 사람을 뽑으려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3개월 간 근무했던 경험은 다른 지원자들과 비교해서 분명히 경쟁력이 될 수 있어요.
#이럴거면_그러지_말지-백아연 #CHEER_UP-트와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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