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알바 14기, “고래 지키러 아이슬란드 다녀왔습니다”

▲천국의 알바 14기 참가자들, 왼쪽부터 정지예, 최민선, 김한별, 김정훈 씨.


알바천국이 주최하는 특별 해외탐방 프로그램인 ‘천국의 알바’ 14기 참가자들이 아이슬란드를 다녀왔다. 4명의 참가자는 지난 8월 8일부터 20일까지 2주간 아이슬란드의 수도인 레이캬비크에서 고래 보호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들의 짜릿한 천국의 알바 후기를 전한다.


간절함이 만들어준 아이슬란드행


천국의 알바 14기, “고래 지키러 아이슬란드 다녀왔습니다”


경쟁률 높은 천국의 알바에 합격한 결정적인 이유를 꼽자면 ‘간절함’이었던 것 같다. 타 국가의 환경문제 해결에 동참하고, 지구 반대편의 국가를 여행하는 이 기회는 제 관심사, 목표와 매우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었다.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간절함은, 자연스럽게 지원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보기까지 제 이상과 인생 목표를 이전보다 더욱 뚜렷하게 만들어 줬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을 깔끔하고 정확하게 글과 말로 표현하려 노력함이 제 합격 비결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활동은 2주간의 ‘고래 포획 방지운동’ 아르바이트와 1주간의 자유 여행으로 이뤄졌다. 고래 포획 방지운동은 세계 각국의 봉사자들과 함께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방식이었는데, 캠페인을 하는 동안 영어 회화 실력은 물론이고 낯선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 면에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천국의 알바 14기, “고래 지키러 아이슬란드 다녀왔습니다”


특히 일할 때의 파트너였던 스페인 친구와는 더욱 깊은 우정을 쌓을 수 있었기에 뜻깊은 경험이었다. 둘이서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을 서명운동에 동참하도록 설득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계속 논의했고, 여가에는 서로의 국가의 문화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는 등의 즐겁게 지냈다.


2주간의 알바 기간 동안 여가와 주말을 이용해 수도 레이캬비크와 그 주변 관광지는 모두 여행할 수 있었다. 그래서 남은 1주 동안에는 아이슬란드의 서부 반도와 북부 도시, 남부의 빙하 등을 가보았다. 불과 얼음이 공존하는 나라인 아이슬란드의 자연경관은 생각 이상으로 저에게 큰 놀라움과 감동을 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석양이 질 무렵의 서부 반도의 지평선, 에메랄드빛 자연 온천과 폭포가 아직도 여운이 가시질 않는 경관이었다. 또한, 함께 여행한 14기 구성원들과 3주 동안 돈독한 관계를 쌓을 수 있었고, 막내인 나는 그들에게서 많은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었기에 더욱 뜻깊었다. 결과적으로, 천국의 알바는 ‘대외활동’이나 ‘스펙 쌓기’ 등의 단어로 표현하기만은 어려운 그 이상의 경험과 가치를 선물해 주었다.


최민선(성균관대 2)


천국 같았던 아이슬란드에서의 3주


천국의 알바 14기, “고래 지키러 아이슬란드 다녀왔습니다”


아이슬란드는 정말 천국 같았다. 늦가을과 초겨울의 날씨, 형형색색의 예술작품 같은 건물들, 매일 매우 새로워 환호성을 지른 빙하와 화산이 어우러진 경이로운 자연의 모습이 나를 사로잡았다.


다양한 나라에서 함께 캠페인에 참가하게 된 외국인 친구들과의 일상 그리고 캠페인 활동을 하며 만난 고래보호에 적극적으로 응원해주던 친절한 외국인 관광객들까지 모두 잊지 못할 추억이다. 하나하나 소중하지 않은 기억이 없던 행복한 경험이다.


이번 천국의 알바를 지원하게 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고래 포획 및 식용 금지’에 대한 캠페인 활동을 통해 세상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천국의 알바 활동 중에는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캠페인 활동을 함께하는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일과가 끝난 후 Hot River을 갔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산을 한 시간 반가량 올라가 유황온천 같은 따듯한 강을 찾아가는 여행이었는데, 이날 폭우가 쏟아지고 기온도 매우 낮아 무척 추웠다.


한참을 추위에 떨며 위로 향하다가 드디어 발견한 Hot River는 마치 사막의 오아시스 같았다. 일제히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뜨끈한 강물에 몸을 누였을 때 몸은 따듯하고 머리는 차가워서 노곤하던 기분은 정말 최고였다.


천국의 알바 14기, “고래 지키러 아이슬란드 다녀왔습니다”


캠페인 활동 마지막 날, 다 같이 IFAW(캠페인 주관) 사무실에서 캠페인 서명을 위해 무료 와플을 굽고 춤도 추며 사람들을 끌어모았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 이날 많은 사람에게 서명을 받아내고 활동 내에 모인 모든 서명을 아이슬란드 해양수산부 보좌관에게 전달했다.


또 모은 서명들을 전하며 약 12개국에서 모인 봉사자들이 각자 아이슬란드의 상업적 고래 포경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는 기회도 얻었다. 마치 각 나라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인 것처럼 아이슬란드 정부의 상업적 포경에 대해 각국(각자)의 의견을 교류하고 부드러운 회유로 포경을 중단하길 바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과정은 매우 뜻깊었다.


그리고 실제로 이런 노력이 모여 아이슬란드의 포경에 긍정적인 변화도 일으켰다. 긴 수염고래와 밍크고래 중 긴 수염고래는 캠페인이라는 평화로운 방법으로 더는 포획하지 않게 됐다. 이 경험을 통해 느낀 뿌듯함은 앞으로 내 인생에서도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데에 보탬이 되는 삶’을 살겠다는 인생목표를 더욱 확고하게 하는 계기가 됐다.


정지예(중앙대 졸업)


도전정신을 확신으로 바꾼 천국의 알바


천국의 알바 14기, “고래 지키러 아이슬란드 다녀왔습니다”


천국의 알바에 지원한 계기는 ‘도전정신’이다. 경쟁률 ‘1000대1’이라는 숫자를 봤을 때 도전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한 번 실패를 겪었음에도 다시 지원했고, 14기에는 당당히 합격했다.


활동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두 가지 에피소드가 있다. 하나는 출발 전 인천공항 비행기 출발 10시간가량 늦어졌다. 하지만 그 덕에 팀원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


천국의 알바 14기, “고래 지키러 아이슬란드 다녀왔습니다”


또 하나는 아이슬란드에서 캠페인을 진행할 때 있었던 일이다. 캠페인 서명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난데없이 트럭에서 턱수염을 길게 기른 아저씨가 내리더니 “고래 고기를 먹자. 너도 먹어봐 진짜 맛있다니까?” 하며 걸어왔다. 출발 전에 이 이슈가 현지에서 예민한 문제는 아니라 위험한 일은 없을 거라고 들었었는데 갑자기 그런 사람이 다가오니 정말 무서웠다. 그러나 다행히 큰일은 없었다.

천국의 알바를 경험하면서 자신감이 ‘난 할 수 있다’라는 확신으로 바뀌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지, 이 기억을 잊지 않고 항상 포기하지 않고 도전할 것이다.


김정훈(성균관대 3)


나를 되돌아보게 한 ‘고래 포획 캠페인’


천국의 알바 14기, “고래 지키러 아이슬란드 다녀왔습니다”


졸업한 후 줄곧 취업에만 몰두하던 나에게 이번 천국의 알바는 재도전이었다. 13기에 지원했다가 서류 탈락의 아픔을 딛고 다시 도전한 것이다. 그리고 당당히 최종 선발자에 올랐다. 천국의 알바를 준비를 하는 기간은 나 자신을 돌아보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값진 경험이었다.


이번 천국의 알바의 아르바이트는 고래 포획과 고래 고기에 대한 캠페인 활동이었다. 이 활동을 하면서 때론 지루하게 느껴질 때도 있고 거절을 당할 때면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잦았다.


하지만 관광객들의 응원을 받거나 함께 봉사하는 친구들의 미소를 보며 다시 힘을 냈다. 캠페인 도중에 수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특히 환경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됐다. 나도 답변하기 어려운 질문들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지금까지 내가 살아가고 있는 곳에 대해 얼마나 고민하고 관심이 있었는가’라고 생각하며 돌아보게 됐다.


천국의 알바 14기, “고래 지키러 아이슬란드 다녀왔습니다”


천국의 알바를 통해 의연함을 배웠다. 이번 3주간의 모든 시간 동안 항상 예상하고 계획했던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출발하는 날 비행기가 결항했고, 아이슬란드 현장에서도 계획을 벗어나는 경우가 생겼다.


그때 마음먹고 생각한 것이 ‘언제든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고 어쩌면 이보다 더 한 일이 있을 수도 있다. 내가 여기 온 이유에 대해 생각하며 흔들리지 말자’였다. 그 결과 나중에는 예외적인 일들을 모험이라 이름 붙이고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김한별(아주대 졸업)


정리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