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기업 신입사원 연이어 탄생한 것에서 시작

결석율 0%… 상명대 ‘공기업 특별 대비반’을 가다


“NCS, 이제 구체적인 공부법 알려주세요”


“NCS 도입 후 합격률 급상승”… 지금 상명대선 공기업 열풍

10월 13일 오전 9시. 서울시 종로구 상명대학교 자하관에서 이 대학 공기업특별대비반 수업이 진행 중이다. 상명대 재학생들이 약 한 시간의 조별 스터디 후 진행상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도희 기자



“자기소개서는 맞바꿔 첨삭했고, 지각자 한 명이 다음주에 1분 스피치와 시사이슈 주제를 준비해오기로 했습니다. 전공과 NCS 기초능력평가는 인터넷강의로 대비하고 있습니다.”


“조원들과 지난주 잡페어에 다녀온 후기를 나눴습니다. OO기업은 자기소개서 요구 글자 수가 무려 1만자인데 자유형식이라 쓰기 매우 까다롭다고 합니다. 하지만 연봉이나 비전이 나쁘지 않아 준비해 볼 생각입니다.”


10월 13일 오전 9시. 서울시 종로구 상명대학교 자하관에 35명의 학생이 아침 일찍부터 모여 있었다. 전공별로 모여 앉은 학생들은 8시 50분부터 50분간 각자 모아온 자료를 바탕으로 토의한 뒤 9시 45분, 서로의 토의 내용을 앞에 나와 발표했다.


상명대는 지난 9월, 상명 특별한 공기업 대비반 일명 ‘상명 특공대’반을 만들었다. 이 대학 취업경력센터가 공기업 입사를 원하는 재학생을 위해 마련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이다. 리더는 박정란 센터장이 직접 맡았다. 서울지역대학취업협의회의 회장이기도 한 박정란 센터장은 발표 내내 “학생들이 너무 예쁘고 성실하지 않느냐”며 흐뭇한 미소로 자리를 지켰다.



“NCS 도입 후 합격률 급상승”… 지금 상명대선 공기업 열풍



공기업 NCS 도입 후 서류장벽 낮아져… “되겠다” 싶어 시작


상명 특공대가 개설된 지난달은, 대기업의 서류접수가 몰린 ‘공채 시즌’이었다. 하지만 특공대반 학생들은 아침 일찍 나와 공기업의 주요 채용전형인 직무능력표준(NCS)을 공부하고 서로 알고 있는 공기업 정보를 나눴다.


그동안 상명대 학생의 공기업 취업은 녹록치 않았다. 서류전형부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러다 NCS가 본격 도입된 지난해부터 조금씩 최종 합격 소식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올해는 한국수력원자력, 한국전력, 도로교통공단, 대한지적공사 등 네 곳의 신입사원을 배출했다. 상명대에 공기업 특별대비반이 만들어진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박정란 센터장은 “얼마 전 모 공기업 인사담당자를 만났는데 NCS 도입 후 신입사원의 출신학교가 다양해졌다고 하더라”라며 “서류전형에서 학력기입란이 많이 사라지면서 우리 학생들에게도 기회가 오겠다 싶었다”라고 말했다.


상명 특공대는 매주 2회 열린다. 화요일에는 NCS대비법이나 자소서작성법, 면접말하기 등의 특강이 있다. 강사는 취업강의를 전문으로 하는 이시한닷컴의 이시한 대표가 맡았다. 목요일은 자체 스터디다. 학생들은 전공별로 모여 한 시간 동안 시사상식 이슈를 토론하고 필기시험을 대비한다.



“NCS 도입 후 합격률 급상승”… 지금 상명대선 공기업 열풍



특공대반 약 한 달이 지난 시점, 결석자는 거의 0명이다. ‘담임선생님’ 이소의 취업경력센터 책임컨설턴트의 인솔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소의 컨설턴트는 “매일 아침 학생들과 메신저로 출결을 확인하고 스터디가 끝난 후에는 각자 공부 내용을 인터넷 카페에 올리도록 한다”라며 “특공대 외에도 수시로 기업 채용소식을 알려주고 전형별 첨삭도 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NCS, 구체적인 공부법도 알려줬으면


특공대반 학생들은 공기업을 원하는 이유로 ‘평등함’을 꼽았다. 서류문턱이 낮아지면서 필기시험을 열심히 준비하면 사기업보다 합격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노진산(경영학 3) 씨는 “사기업은 서류전형부터 장벽이 높은데다 떨어진 이유에 대한 피드백도 없기 때문에 대비하기 까다롭다”라고 말했다. 최근 많은 기업이 탈스펙 전형을 도입하고 있지만 자기소개서나 면접 등 곳곳에서 스펙을 녹일 여지는 열어두기 때문에 실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본격적으로 공기업을 준비하면서 어려움도 많이 느낀다. 문유한(행정학 3) 씨는 “얼마 전에 스터디를 하다가 모두가 공감한 얘기”라며 “같은 전공이라고 해도 기업마다 시험 유형이 달라 여기에 맞추다 보니 시험을 위한 공부를 하게 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이상훈(금융경제학 4) 씨는 지원서 중 직무기술서를 쓰는 게 특히 어렵다고 말했다. 이 씨는 “대학생이 가진 전공지식이나 관련경험이 대부분 비슷하기 때문에 차별화하기가 가장 어렵다”라며 “아르바이트 경험을 녹이라고도 하는데 역시 커피숍이나 식당 등 장소도 크게 다르지 않아 애매하다”라고 설명했다.


이 씨는 또 “NCS 역시 내용이 방대하다 보니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라며 “개념설명에서 나아가 구체적인 대비법을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