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 IMPAIR] Beijing experience - 중국에서의 첫 번째 양꼬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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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ijing experience

중국에서의 첫 번째 양꼬치


둘째 날은 정은이 누나가 오는 날! 이번 투어가 이루어질 수 있었던 건 Sofar Sounds Seoul(소파 사운즈 서울) 측의 정은이 누나 덕분이었다. 밴드를 시작한지 얼마 안 되었을 때부터 시작된 정은이 누나와의 인연을 통해서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고맙게도 개인적인 스케줄을 뒤로하고 둘째 날부터 함께 해줬다. 이틀 전에도 봤지만, 타지에서 만나니 괜스레 더 반가웠던 마음의 접선 후, 그렇게도 맛있다는 중국 만두를 먹으러 출발!


13억 중국 인구를 만만하게 보고 도전했던 만원 버스에서 간신히 빠져나와 도착한 '천진백교원'은 서빙하는 직원만 20명은 될 듯했던 큰 식당이었다. 우선 게살 콘 수프를 큰 거로 시켰는데 한국 본가에 있는 세숫대야보다 큰 그릇에 나와 정말 깜짝 놀랐다. 새우, 고기, 생선 등이 들어가 골라 먹는 재미가 쏠쏠했던 모듬만두는 기대 이상이었고, 추가로 시킨 새우튀김 만두와 돼지고기 만두도 상당이 맛있었다. 무엇보다 엄청나게 저렴한 맥주에 다시 한 번 감탄! 베이징 식당에서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맥주는 특이하게도 3.3도의 비교적 낮은 알코올을 함유하고 있었는데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라 일주일 내내 행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페스티벌 주최 측에서 공연 취소에 따른 보상을 충분히 해 준다는 소식. 아쉬운 마음은 여전했지만 조금은 가벼워진 마음으로 무거워진 배를 안고 산책을 떠났다.



이제야 둘러보는 베이징의 풍경은 사진으로만 보던 북한의 모습과 조금 닮아있었다. 무채색의 단조로운 건물들 속에 드문드문 붉은 글씨가 눈에 띄었고, 곳곳의 초록색 의복을 입은 경찰들 덕에 조금 무거운 분위기였다. 걷다 보니 웬 공룡 알이 있어서 가 봤더니 3,000억의 공사비가 들었다는 ‘국가대극원’이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위한 프로젝트였다는, 다시 보면 계란 노른자 같기도 한 이 건물은 세계에서 가장 큰 문화 예술 공간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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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문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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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경 시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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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극원 앞에서




비싼 노른자를 뒤로하고 첫 번째 라이브를 하러 출발! 질척했던 어제와 달리 산뜻해진 공기에 들뜬 마음으로 도착한 School Bar. 예상외로 큰 공간과 분리된 공연장을 가진 멋진 웨스턴 펍이었다. 첫 팀으로 올라간 우리는 조금 긴장된 마음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걱정과 다르게 객석의 빈 공간은 밖에서 소리를 듣고 찾아온 관객들로 점점 채워졌고, 그들의 환호와 박수 속에 무사히 공연을 마칠 수 있었다. 같은 라인업에 있던 다른 팀들을 구경하던 중 한국인들에게 호기심을 가진 몇몇 사람들이 와서 말을 걸었는데, 전날 DDC Jam night에서 우리를 봤다는 사람들도 있어서 재미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중 미국인 Nathan이라는 친구는 후에 다시 만나 우리에게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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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 Bar 내부

사진 제공: School 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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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 Bar 공연 중-1

사진 제공: School B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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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 Bar 공연 중-2

사진 제공: School Bar



그새 허해진 배를 달래러 근처에 있다는 양꼬치 맛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클럽 매니저의 추천으로 온 이 노천 식당은 꼬치 요리를 전문으로 하는 듯했는데 메뉴판이 모두 중국어로만 쓰여 있어서 잠시 당황. 다행히 양꼬치는 읽을 수 있었고 알 수 없는 몇 가지 메뉴에 과감히 도전했다. 다행히도 출처 불분명한 꼬치들은 꽤 맛있었고, 성공적인 메뉴 선택에 신난 우리는 새로운 메뉴에 도전했다. 이번에는 은호에게 맛있어 보이는 두 가지를 선택하라고 보냈는데, 잠시 후 의기양양하게 돌아와서 추천 메뉴를 두 가지 주문했다고 한다. 말도 안 통하는데 어떻게 추천을 받았는지 의문이었지만 남은 맥주를 마시며 기다렸다. 잠시 후, 주인아주머니는 양손에 20개가 넘는 꼬치들을 들고 매우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서 있었다. 잠시 당황했지만, 음식이 나왔으니 일단 계산을 마치고 은호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봤더니… 메뉴판을 가리키며 여기에서 여기까지 중에 제일 맛있는 거로 두 개를 골라달라고 했다는데, 아주머니 입장에서는 메뉴판을 가리키며 여기서 여기까지라고 말하면서 엄지손가락을 번쩍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고 ‘여기서 여기까지! 최고!’로 알아들었던 모양이다. 갑자기 친절해진 아주머니의 모습이 그제야 이해가 됐고 뜻하지 않게 부르주아가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린 이미 배가 불렀는데… 은호는 조금 미안했는지 말없이 남은 음식을 모두 흡입했고 내일을 기약하며 숙소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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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ool Bar 공연 후, 찾아갔던 양꼬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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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양꼬치를 굽는 주인아주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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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먹은 양꼬치의 흔적

너무 맛있었다!



중국에서 처음 도전한 양꼬치는 개당 300원~500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이었고 아주 다양한 종류가 있었는데, 한국 사람들이 일을 마친 후 삼겹살에 소주 한잔을 하듯 중국 사람들은 양꼬치를 먹는 듯했다. 이후에 만났던 현지인들이 맛있는 거 먹으러 가자고 해서 따라간 식당은 모두 양꼬치 식당이었던 걸 보면(!). 덕분에 6박 7일 동안 양꼬치를 5번은 먹은 것 같다. 어쨌든 중국에서의 공식적인 첫 번째 라이브와 첫 번째 양꼬치는 앞으로의 일정을 더 기대하게 할 만큼 훌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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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임페어는 밴드 후후(WHOwho)의 기타이자 보컬 노준용, 밴드 이글루베이(Igloo Bay)의 드럼 이은호가 결성한 2인조 밴드다. 대부분의 서양 음악들이 2박이나 4박자로 진행되는 것과 다르게, 프로젝트 임페어의 곡은 한국의 국악 리듬처럼 3박자로 진행되는 것이 특징이다.


기타와 드럼을 주로 사용하나, 다양한 악기와의 합을 시도, 차별화된 사운드를 추구한다.



필자 소개 노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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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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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calist, Guitarist, Producer


www.facebook.com/2mpair

www.instagram.com/projectimpair


기획·정리 캠퍼스잡앤조이 duew7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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