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 아티스트 이상현… ‘한글문화’는 한국의 자산,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캘리그래피

△ 뉴욕 타임스퀘어의 아리랑 퍼포먼스에 초청되어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이상현캘리그라피 제공



대학생들 사이에서 하나의 취미생활로 자리잡은 캘리그라피.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더라도 종이 위로 멋스럽게 글씨가 써보며 창작의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인기다. 한편 페이스북을 켜보면 추석 인사를 전하는 동기의 디지털캘리 작품이나 이름시를 써준다는 캘리그라피 아마추어 작가들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어느덧 캘리그라피는 종이 위에 작품을 적어내는 문화를 넘어선 것이다. 이처럼 종이 위에 캘리그라피 작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는 새로운 캘리그라피 문화를 이끌어 나가고 있는 이상현 작가를 만나보았다.



 캘리그라피 아티스트 이상현… ‘한글문화’는 한국의 자산,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캘리그래피


- Profile

이상현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 서예학 전공)

원광대 서예문자예술학과 초빙교수

한국시각디자인정보협회 부회장, 한국캘리그래피디자인 협회 상임이사

이상현의 캘리그래피 교실 (미진사)

2009 광화문광장 「세종이야기」개관전시 한글아티스트 4인 초대전 지목 작가

2010 서울G20정상회의 한국체험관 한글부문 선정 작가

2014 뉴욕 타임스퀘어 아리랑 퍼포먼스 초대 작가

한글날 기념 「구글」 한글 로고 작가

앨범 동방신기 2집 Rising sun 「東方神起 」 2004

영화 포스터 「타짜」 캘리그래피 2006

MBC 드라마 「해를 품을 달」 캘리그래피 2012



이상현 작가의 작품들은 평면에서 쉽게 벗어나 다른 장르의 예술로도 표현되곤 한다. 이 작가는 미디어 영상으로 글자에 동적인 요소를 담아 건물 LED 외벽에 전시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자연을 소재로 한 화예(花?)디자인에 한글 캘리그래피를 연결하며, 한지(韓紙) 조명 설치미술품에 접목시켜 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다. 이상현 작가는 이러한 시도들로서 “캘리그래피는 타 예술과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종합 예술이된다”고 소개했다.


 캘리그라피 아티스트 이상현… ‘한글문화’는 한국의 자산,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캘리그래피

△ 이상현 작가의 대표적인 커머셜 작품들. 하나의 작업에 짧게는 몇주에서 길게는 수개월이 걸린다.



서양은 느끼지 못할 한글의 표정들을 알리는 게 목표


이상현 작가는 해외초청이 많지만 영어로 된 캘리그래피 작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그는 “한글은 한국의 중요한 자산”이라 설명하였다. 특히 문자의 무게중심과 조형원리를 파악하면 다채로운 표현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작가는 캘리그래피를 글씨표현 기법으로만 보지 않고 한글과 전통의 아름다움을 함께 전할 수 있는 작품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상현 작가는 “캘리그래피를 하면서 단순히 글씨의 조형만 중시한다면 그것은 예술작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예술 작품은 감성의 표현이다. 그리움을 표현해야 할 때도 있는가 하면 화가 날 땐 분노를 글자 안에 담기도 한다. 캘리그래피 작품은 표현하려는 감성을 문자로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일례로 그는 영화 포스터 <타짜>의 굵고 강렬한 인상을 표현하고자 직접 도박장에 가서 경험했다. “작가들은 자기만의 색으로 글자를 풀어내고 이를 교감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고민한다”고 전했다. 이상현 작가는 그 어려움을 작품이 완성된 것을 상상해보는 것으로 이겨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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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현 작가의 대표적인 파인 아트 작품 <해주아리랑>. 아름다운 선의 표현이 일품이다.



매사에 용기를 가지고 도전하는 마음을 갖기를


최근 이상현 작가는 조선시대 민화의 한문 ‘문자도’들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들을 기획중이다. 캔버스에 아크릴이라는 현대도구를 통해 전통미술에 쓰이는 색감과 선의 표현으로 ‘한글 문자도’ 작품을 제작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 작가는 “도전이 캘리그래피 시장의 새 지평을 열어 후배 작가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는 “문자로 시도 가능한 기법들을 끊임없이 도전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덧붙여 이 작가는 “새로운 것을 한번 해보고 조금만 힘들면 안 할 생각, 빠져나갈 생각부터 하는 좋지 않은 태도를 학생들도, 젊은 작가들도 버리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대학생들의 역할은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도전하는 것이고 학부시절동안 다른 학교, 타 전공 친구들도 많이 만나보기를 권한다”고 전했다. 그는 다양한 분야와 가치관을 가진 친구들이 있어 다른 매체로 작품 활동을 시도할 때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용기를 가지고 사람들을 만나는 것과 작업을 하면서 계속 문제와 부딪쳐 보는 것은 성공의 절반을 이미 이룬 것”이라 조언했다.

유현우 인턴기자 tub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