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생 “삼성보다 공사”

연대 취업박람회, 코레일 부스 인기

코레일 어려운 것 알지만 사기업은 더 어려울 것



연세대생 “삼성보다 공사”… 취업박람회 최고 인기 ‘한국철도공사’



갈수록 심각해지는 취업난에, 구직자의 공사 및 공기업 쏠림현상이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9월 7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백양누리에서 하반기 취업박람회 ‘Job Festival’이 열렸다.


박람회에는 삼성, LG 등 재계순위 상위권의 대기업을 포함해 총 100여개 기업 인사담당자와 현업 실무자가 참여했다. 일본 및 기타 외국계, 게임 및 교육업체 등 기업 종류도 다양했다.


이중 구직자의 줄이 가장 긴 곳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였다. 8일까지 사흘간 열리는 이 행사를 6일부터 이틀 동안 방문한 결과, 이곳 부스에는 구직자가 끊이지 않았다. 참여 경품이 특별히 고가인 것도 아니었다. 휴대폰 링거치대로 다른 기업과 큰 차이가 없었다.



연세대생 “삼성보다 공사”… 취업박람회 최고 인기 ‘한국철도공사’



이 같은 인기의 이유로 구직자들은 ‘안정성’을 꼽았다. 고용안정성이 약화하면서 사기업에 비해 근속연수가 긴 공기업을 선택하려는 것이다.


기술직에 지원할 예정이라는 김선명(연세대 건축공학·28) 씨는 “학교 SNS에서 참여기업 목록을 보다가 코레일이 있어 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 부스는 찾지 않을 것인지 묻자 “주변에 대기업에 입사한 친구들 이야기를 자주 듣는데 대부분 미래를 걱정하더라”라며 “워낙 경기가 안 좋다보니 공기업도 어렵지만 사기업은 더 사정이 힘든 것 같다”라고 씁쓸해했다.


또 다른 참가학생도 “오늘이 이틀째 방문인데 코레일 부스에는 늘 사람이 많았다”라며 “기다리기가 힘들어 다른 대기업에 잠깐 들렀다가 다시 오는 길”이라고 말했다.


최근 코레일 역시 부채 감축을 위해 인력 구조조정 등 고강도 개혁에 나서고 있다. 올 8월에는 코레일을 포함한 137개 지방공사·공단이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서 ‘공사=철밥통’이라는 공식도 약화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 같은 공사의 사정과는 별개로 여전히 사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공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한 것으로 보인다. 한 대학 취업센터 담당자는 “최근 몇 년 새 대학생들의 공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며 “센터로 공기업 설명회를 요청하는 학생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코레일은 인턴을 전환하는 방식으로 정규직을 채용한다. 국가직무능력표준(NCS)을 기반으로 한 서류전형, 인적성 및 직무능력시험, 면접을 거쳐 인턴을 선발한다. 이중 3~4개월간의 실습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은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하반기 채용계획은 아직 미정이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