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래퍼, ‘언프리티 랩스타3’ 케이시(Kassy)


여자 래퍼들의 서바이벌 프로그램 ‘언프리티 랩스타3(M.net)’의 인기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거듭되는 미션과 디스 전,출연진들의 시기와 질투로 시청자들의 불금을 책임지는데 톡톡히 한 몫하는 이 프로그램은 래퍼들의 전성시대를 인정하듯 ‘언프리티 랩스타’ 시리즈 중 역대 시청률(2.1%/닐슨 코리아 기준)을 기록할 정도로 뜨겁다.

핫한 이 프로그램에서 첫 탈락이라는 오명을 안은 래퍼 케이시(Kassy)를 만났다. 그녀가 생각하는 ‘언프리티 랩스타3’의 우승자는 누구일까.


[1618] "래퍼가 마디 수 못 세겠어요?"


요즘 핫한 ‘언프리티 랩스타3(이하 ‘언프3’)’의 첫 탈락자로서 개인적으로 아쉬울 것 같은데, 어떤가?

그동안 혼자 음악을 했고, 주변에 친한 래퍼도 없다보니 내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다른 래퍼들은 얼마나 잘 하는지 궁금해서 지원했다. 시즌2 때 지원해 떨어지고 이번에 운 좋게 붙었는데 일찍 떨어져 아쉽다.


‘언프3’를 통해 케이시를 처음 봤다는 시청자들이 많다. 언제 데뷔했나?

1년 전 ‘침대 위에서’라는 곡으로 데뷔했다. ‘우우우’, ‘쓰담쓰담’이라는 곡도 발표했고, 피처링에도

참여했다. ‘언프3’가 첫 방송이라 그런 것 같다.


‘언프3’의 오디션 경쟁률은 어느 정도였나?
전혀 모른다. 얘기해 주는 사람이 없으니까. 오디션도 비밀스럽게 진행됐고, 방송할 때까지 출연진에 대한 정보도 없었다. 뭐, 주변에 아는 래퍼도 없으니 알 방법이 없었다.(웃음)


‘언프3’에서 누가 우승할 것 같나?

진짜 모르겠다.(웃음) 회 차마다 실력이 다른 것 같다. 그래서 보는 맛이 있다.(웃음) 이젠 시청자 입장이라 부담 없이 즐기고 있다.


래퍼로 데뷔하기 전 걸그룹으로 데뷔할 뻔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고3 때 가수 데뷔를 준비했었는데, 당시 헬로 비너스 새 멤버 오디션을 봤었다. 래퍼가 아니라 보컬멤버를 찾아 떨어졌다. 가수 준비는 보컬로 했었는데 하다보니 랩이 좋아지더라.


그럼 랩과 노래 둘 다 가능한가?

노래하는 래퍼이자 랩하는 가수로 보시면 될 것 같다.(웃음) 윤미래 선배님이 롤모델이다


고3 때면 한창 진로를 고민하던 시기였을텐데,부모님께서 쉽게 허락하셨나?

반대가 심했다. 그래서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어 부모님을 설득했다. 1년만 지켜봐달라고. 대학도 붙었는데 안 갔다. 대학은 언제든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송에서 출연진들의 분위기가 살벌해지기도 하는데, 실제로도 그런가?

당연히 경쟁프로그램이니까 분위기가 살벌하다.

여자들의 기가 있지않나. 솔직히 방송도 처음이고, 그런 분위기도 처음이라 계속 긴장된 상태였다.(웃음)

카메라도 너무 많고, 미션도 잘 해야겠다는 부담에 다른 사람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1618] "래퍼가 마디 수 못 세겠어요?"



방송에서 ‘케이시는 래퍼같지 않다’라는 의견이 있던데, 본인 생각은 어떤가?

의상 때문에 래퍼같지 않다는 얘길 들었다. 근데 래퍼 옷이 정해져있는 것도 아니고, 굳이 래퍼처럼 입어야 한다는 생각은 별로다. 흔히 래퍼라고 하면 옷 콘셉트를 강하게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나만의 스

타일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방송에서의 패션 스타일은 평소 본인 스타일인가?

기분 따라 입는 스타일이다.


출연자들 중 랩 실력을 인정할만한 래퍼가 있다면?

다 들 스타일이 달라서 한명을 꼽기는 어렵다. 각자의 매력이 있다. 음…자이언트 핑크가 성량이 크고 톤도남달라서 여자 래퍼 같지 않은 파워가 느껴졌다.


친해지고 싶은 래퍼는 없었나?

경쟁 프로그램이다 보니 친해질 수 없는 분위기였는데, 미료 선배님은 워낙 선배님이라 좀 더 알고 싶었다. 경험과 연륜이 있어서인지 포스가 있더라.


래퍼 케이시만의 강점은 뭔가?

생긴 것에 비해 목소리가 저음인 것 아닐까.(웃음) 뭐, 가사를 쓸 때 꾸미지 않고 쓰는 것도 나만의 강점이라 생각한다. ‘언프3’에서 ‘내가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야’ 미션을 할 때도 미리 써 놓은 게 아니라 그날 아침에 느낀 점을 썼다. 강점이라면 아직 필터링 되지 않은 ‘날 것’ 의 가사가 아닐까.


얼마 전 전소연 vs 쿨키드 디스 배틀이 화제였는데, 래퍼로서 어떻게 봤나?

사실 그 분위기가 엄청 긴장된다. 첫 회 자기소개 싸이퍼 때 내가 가사 실수한 것과 비슷할 거란 생각이 들더라. 제3자의 입장에서 보는 거라 잘 모르겠지만 (쿨키드가) 긴장하지 않았을까 싶다.

쿨키드는 워낙 랩을 잘한다고 소문난 래퍼라 더 안타까웠다.


방송 회차가 너무 짧았다. 아쉬운 점은 없었나?

나 마디 수 셀 줄안다.(웃음) 마디 수 셀 줄 아는데, (방송에서) 못 세는 것처럼 나와 속상했다. 다른 모습에서 오해가 있었다면 참을 수 있는데, 래퍼가 기본을 모르는 것처럼 나와서 속상했다.


‘언프3’를 통해 대중들에게 첫 신고식을 한 셈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언프3’에 인지도를 쌓기 위해 나갔다기보다 방송 자체도 처음이고 다른 래퍼들도 볼 수 있는 경험을 쌓고 싶었다. 아직 실력은 부족하지만 더 열심히 해서 많은 무대에서 관객들과 소통하고 싶다. 음악 잘하는 래퍼 케이시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지켜봐주셨으면 한다.


글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 │사진 이승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