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강신청, 그들이 온다!


대학생들의 한 학기 삶의 질을 결정짓는 엄청난 녀석이 있었으니, 바로 수강신청이다. 그러나, 서버시간 창을 띄우고, 마우스를 엄청난 속도로 클릭하기만 하는 수강신청의 시대는 갔다. 모든 대학교의 수강신청 방법이 똑같은 것은 아니기 때문. 각 대학별로 시간표가 탄생하는 과정을 취재해 보았다. 당신의 시간표는 안녕하신가요?


수강신청, 그들이 온다! 대학별 시간표 탄생 뒷얘기


서울대학교


그 이름도 유명한 서울대학교는 홀수학번과 짝수학번이 서로 다른 날에 수강신청을 한다. 단, 여기서 말하는 홀수, 짝수 학번을 구분 짓는 방법은 학생에게 부여되는 고유번호의 맨 끝자리 수에 따른다. (예: 2014000001/홀수학번)


때문에 홀수 학번이 짝수 학번보다 하루 먼저 수강신청을 하게 되는데, 자신의 입학 년도가 짝수인 사람들이 수강신청을 잊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한다. 과목별 TO는 양일에 걸쳐 배분되는 독특한 방식이 사용된다.


이는 서버가 자주 마비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실시된 방법인데, 애석하게도 홀수 학번때는 종종 서버가 말을 듣지 않는 현상이 발생한다. 짝수 학번은 홀수 학번의 수강신청 때 발생한 문제를 보완한 다음 날 신청을 하게 되어 상대적으로 문제 발생이 적다.



수강신청, 그들이 온다! 대학별 시간표 탄생 뒷얘기


연세대학교


재학생들 사이에서 연세대학교의 수강신청은 ‘연세토토’라고 불린다. 독보적으로 독특한 수강신청 방법인 ‘마일리지 제도’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마일리지 제도란, 학과에 따라 다르게 부여 받은 총 마일리지를 듣고 싶은 과목에 배분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따라서 자신이 부여한 마일리지보다 높은 마일리지를 부여한 사람이 과목당 정원보다 많은 경우, 그 과목을 수강할 수 없다. 동점자의 경우, 전공자여부, 신청한 과목수, 직전학기 수강학점 등에 따라 우선순위가 달라진다.


선착순이 아니기 때문에 늦잠은 얼마든지 자도 되지만, 어떤 과목을 몇 명이 신청했고, 경쟁자들이 얼마나 많은 마일리지를 부여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수강신청 전부터 동세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심지어 결과도 수강신청이 끝난 다음날이 되어야 알 수 있는 무서운 제도이다.



수강신청, 그들이 온다! 대학별 시간표 탄생 뒷얘기



서울교육대학교


시간표 짜기에 골머리를 앓는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서울교육대학교(이하 서울교대) 학생들이다. 서울교대 뿐만 아니라 전국의 대부분 교대는 매 학기마다 시간표가 정해져 나오는 경우가 많다.


가끔 일부 교양 수업에 한해 선택권이 주어지지만 이미 정해진 기본적인 틀 안에서 움직이다 보니, 결국 같은 학과는 듣게 되는 교양도 비슷하다. 때문에 입학 이후부터 졸업이전까지 내내 같은 수업을 듣게 되는 경우도 많다. 가뜩이나 일반 대학교들에 비해 입학 정원이 적은 교대의 특성상, 졸업때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얼굴이나 듣지 못한 이름이 있기 어려울 정도라고.



수강신청, 그들이 온다! 대학별 시간표 탄생 뒷얘기



숙명여자대학교


수강신청을 하면서 과목 별로 내가 해당과목을 신청함 사람들 중 몇 번 째 순위인지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면 어떨까? 숙명여자대학교(이하 숙대) 학생들은 떨리는 마음으로 수강신청의 모든 과정을 지켜본다.


수강신청 과정 중 수강순위를 조회하면 전공은 전공자여부, 교양은 직전학기 이수학점과 직전학기 평점 순으로 부여된 우선순위에 따라 자신의 순위를 볼 수 있다. 따라서 우선순위가 불안한 과목이 있다면 마지막 1분을 남겨두고 포기한 후, 변경하는 학생들이 많다. 수강신청 기간은 5일정도로 상당히 긴 편이라 다행히 고민할 시간은 여유로운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수강신청, 그들이 온다! 대학별 시간표 탄생 뒷얘기


인하대학교


인하대학교는 수강신청을 여러 번에 나누어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공대 및 IT공대 학생들과 그 외의 단과대 학생들의 전공 및 교필 신청 날짜가 다르다. 이 외의 과목들은 이후에 실시되는 ‘일반 수강신청’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일반 수강 신청도 여러 날에 걸쳐 조금씩 상이한 조건으로 진행이 되는데, 재수강을 신청할 수 있는 날, 학년별 제한이 없는 날 등 조건을 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세하게 나누어 놓은 수강 신청 날짜 덕분에 서버 문제는 비교적 적다고 느끼는 학생들이 많지만 날짜를 헷갈려서 눈물을 흘리게 되는 경우 역시 많으니 달력에 꼼꼼히 일정을 적어 놓아야 할 것이다.


수강신청, 그들이 온다! 대학별 시간표 탄생 뒷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