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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재학생이 돈 걷어 졸업생에게 10만원 상당 졸업반지” 거센 반발


서울대학교 학생들의 페이스북 페이지인 ‘서울대학교 대나무숲’이 졸업반지 논란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 6월 25일 게재된 “졸업반지라고 들어보셨나요?”라는 게시물 때문이다. 이 게시물을 올린 학생은 “졸업반지란 전국의 000과에서 내려오는 전통이라는 걸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며 “학년 졸업을 앞둔 선배들께 약 10만원 가량의 반지를 한 분씩 맞춰드리는건데, 이게 참 달갑지만은 않다.”고 밝혔다.

이어 “모든 1,2,3학년 학생들은 ○만원씩 내야하고, 예외는 없다.”며 “단톡방(단체 채팅방)에는 참 소름 돋게도 명단과 함께 금액을 언급하면서 전통이니 함께합시다! 라는 뉘앙스로 글이 올라왔다.”고 공개했다.


서울대, “재학생이 돈 걷어 졸업생에게 10만원 상당 졸업반지” 거센 반발

26일에는 “반지비 걷는 과 재학 중인 학생입니다.”라는 글이 게재돼 논란이 이어졌다. 여기서는 “나는 내가 내는 반지비가 1,2,3학년 동안 적립돼서 4학년 때 맞춰주는 건 줄 알았지 선배들 것을 내주는 걸로 설명들은 적 없다 등 매년 반지비 걷을 때마다 불만이 많이 생기는 걸로 알고 있다.”며 “반지비를 걷는 건 악습이고 폐습이어서 없어져야 하지만, 못 없애는 이유 중 하나가 ‘지금 없애면, 내가 지금까지 낸 거는?’ ‘난 나까지는 받아 야겠어’ 등의 보상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졸업반지에 대한 문제제기에 학생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A씨는 “학과 공지방에 1인당 *만원 씩 과대에게 입금을 하라는 공지가 올라왔는데, 이유는 졸업을 앞둔 선배님들에게 졸업 반지를 단체로 맞추는 전통이 있다는 것이었다.”라며, “누가 만든 전통인지 모르겠지만 동의한 적도 없는 걸 당연하다는 듯이 요구하니 당황스럽다. 1인당 *천원도 아니고, 대학생에게 부담일 수 있는 거금을 올해도, 내년도, 내후년에도 걷는다고 하니 경제적으로 힘든 저에게는 거의 갈취라고 느껴진다.”라고 비판했다.

B씨는 “당장 갈아엎고 싶으시겠지만, 모두들 불만은 가지고 있으되 선배 동기 눈치 보여서 못하는 것”이라며 “이번에 연대해서 악습을 끊어내기가 힘들다면, 적어도 여러분들이 4학년이 되었을 때는 눈치 안 보고 끊을 수 있다.”는 현실적인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서울대, “재학생이 돈 걷어 졸업생에게 10만원 상당 졸업반지” 거센 반발

C씨는 “제보자와 같은 과는 아닌 것 같지만 저희 과도 졸업반지 전통이 몇 년 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고, 며칠 전에 반지를 받은 졸업반 학생”이라며 “내기 싫으면 내지 마세요. 그리고 그 비율이 커지면 학생회에 건의해서 전통을 없애는 방식으로 추진해도 좋을 것”이라고 말해 서울대학교 내 한 개 과의 관행이 아님을 밝혔다.

서울대학교가 아닌 타 학교 학생들도 의견을 제시했다. D씨는 “반지비 관련해서 타학교생이 익명댓글 올립니다.”라는 게시물을 통해 “저희 학과는 예전부터 1학년 1만원, 2학년 3만원, 3학년 5만원이라는 돈을 걷어 4학년때 반지를 받는 시스템을 해 왔었으나 지난해에 반강제적으로 없어지게 됐다.”며 “이 제도에 부당함을 느낀 한 학생이 청와대 신문고에 이 사실을 알렸고 청와대에서 이런 일은 의외로 즉각 처리를 해 축제에서 벌어들인 돈, 교수님들의 사비, 지원금 등을 탈탈 털어 반지를 받지 않지만 반지비를 냈던 인원 전부에게 환불을 해 줬다.”고 공개했다.

한편, “이 일을 맨 처음 시작한 사람들은 자신들은 돈을 내지도 않고 반지를 받기만 한 사람들로서 이 일의 원흉인 그 사람들에게 지금 재학생들이 피해본 금액만큼 돌려달라고 해야 한다.”, “피해자들이 4학년이 되어서 바꾸면 된다는 말들이 있는데 결국 이런 논리는 본질적인 문제의 부당함을 해결하기가 귀찮고 어려우니 너희가 높은 위치에 올라갈 때까지의 불평등을 감수하라는 말 밖에 안 되는 것 아닌가” 등의 의견도 눈에 띄었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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