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대표는 상품판매에서 배송까지 하는 직접 배송 시스템과 주문 후 2시간 배송 서비스 등에 관한 배송혁신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사진=한경DB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이 6월 30일까지 이른바 로켓배송을 담당하는 물류사원인 ‘쿠팡맨’을 모집하면서 고용형태를 6개월 단위 계약직으로 한다고 공고했다. 회사는 취업포털사이트에 채용공고를 내고 “쿠팡의 얼굴, 쿠팡의 히어로가 되어주세요”라면서 “쿠팡맨은 단순히 물건을 전달해 주는 것이 아닌 행복을 전달해주는 쿠팡의 얼굴”이라고 홍보했다.
하지만 고용형태가 6개월 단위 계약직이라서 과연 비정규직을 회사의 얼굴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또 직원을 뽑아놓았다고 해도 로켓배송 자체가 물류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어 고용 안정성이 담보된다고 볼 수 없다.
국내 택배회사들의 모임인 한국통합물류협회가 쿠팡을 운영하는 포워드벤처스에 대한 민·형사 소송을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각각 제기했기 때문이다. 피고발인은 쿠팡을 운영하는 포워드벤처스의 김범석 대표로 알려졌다.
물류업계는 쿠팡이 정부로부터 허가를 받은 노란번호판의 영업용 화물자동차 대신 하얀 번호판을 부착한 일반 자가용 화물자동차로 배송서비스를 하는 것이 해당 법규위반이라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결국 이 논란은 검찰수사로 이어져 법의 판단을 기다리게 됐다.
특히 쿠팡이 지난해 4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원인이 로켓배송 서비스에 대한 투자 때문이었다는 것이 밝혀진데다 유통공룡인 이마트 등과 가격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앞으로의 전망이 더욱 어둡다는 관측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로켓배송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매출이 커졌지만 적자 폭도 덩달아 커진 것이다.
여기에 일본 자금으로 투자 받은 쿠팡의 실탄이 얼마나 버텨주느냐도 관건이다. 번 돈을 재투자하는 것이 아닌 투자 받은 돈을 쏟아붓는 형국이라 자칫하다가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또한 회사측이 직원을 뽑으면서 30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을 수 있다고 했지만, 정규직 전환 비율이 극히 적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고용안정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쿠팡이 지난해 ‘쿠팡맨’을 포함해 2000명이 넘는 고용을 창출했지만 비정규직을 양산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쿠팡맨의 업무강도도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취준생들 사이에서는 “쿠팡은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지만 인사제도나 납품사 관리 등에서는 대기업의 안좋은 부분만 답습한다.” 소문도 퍼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납품사 관계자는 “쿠팡은 주말에도 고객클레임을 납품사들이 처리하게 하고, 그게 안되면 패널티를 주기도 한다.”며 “협력사를 이렇게 대하니 내부 직원은 어떻겠는가”라고 토로했다.
한편, 쿠팡 김범석 대표는 하버드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취득한 해외파다. 적자가 나고 있지만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 2시간 배송을 이뤄 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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