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고민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위한 답을 찾아내는 것.” 김미경의 인생미답


사진=서범세 기자


“있잖아요.”라 시작되는 말로 대한민국을 위로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스타강사 김미경. 사실 ‘스타강사’라는 수식어보다 ‘옆집 언니’라는 수식어가 더 잘 어울리는 그녀가 3년 만의 신간 <인생미답>을 갖고 나왔다. 일주일에 한 번씩, 그녀의 유튜브에 업로드되던 <김미경의 있잖아>에서 들려준 이야기를 엮어 출간했다. 피아노학원 원장에서 강사로, 작가로, 이제는 디자이너까지 다양한 변화를 겪어낸 그녀가 청춘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무엇일까?



끝까지 고민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위한 답을 찾아내는 것.” 김미경의 인생미답


김미경 강사와 함께한 대학생 기자 변성희(성신여대) 김대성(협성대) 전소민(인하대) 유동욱(단국대)

사진: 서범세 기자



새벽 4시, 온전한 몰입의 시간.


“‘이 세상에서 가장 쓸 만한 사람은 나야.’ 가끔 지독하게 외롭고, 고독하고 ‘이걸 내가 다 해야 한다고?’ 라는 생각이 들 때 제가 스스로 거는 주문이에요.” 스스로 풀리지 않은 고민이 있을 때 해결방법으로 김미경 대표는 ‘새벽 4시에 일어나는 것’을 추천했다. 그리고 자신이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그 시간에 고민을 대충 묻지 않고 끝까지 들여다보라고 전했다. 바쁜 일상 속 사소한 고민은 대충 묻고 지나가는 일이 빈번한 지금과 많이 모순되는 해결방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소한 일이라고 대충 묻고 답한다면, 그 문제가 쌓이고 쌓여서 답을 찾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고 그녀는 말한다. 이 깨달음이 가장 힘들었던 ‘논문표절사건’ 시기를 이겨내도록 만들어준 방법이라 덧붙였다.


“당시에는 물론 힘들었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불행도 결국 내 편이라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준 소중한 시기였어요.” 강사로서 가장 정점의 순간에 맞이한 불행인 ‘논문표절사건’에 대해 그녀는 이처럼 말했다. 사건 이후 많은 것을 내려놓게 됐다고 말한 그녀의 표정은 한결 여유로워 보였다. 전화위복이라고 했던가. 쉴 틈 없이 빽빽했던 그녀의 삶에 여유가 생겼다. 일을 쉬면서 그녀는 자퇴한 아들 곁에서 든든한 ‘엄마’가 돼줄 수 있었고, 꿈꿔왔던 미국 유학도 다녀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람이 직선으로 달리기만 하다가, 곡선으로 휘어졌을 때 보이는 것이 있더라고요. 그때 알게 됐죠. ‘불행도 결국 내 편’이구나.”



끝까지 고민을 들여다보고, 자신을 위한 답을 찾아내는 것.” 김미경의 인생미답


대학생과 이야기 나누는 김미경 강사

사진: 서범세 기자



꿈이 아닌 ‘나’를 먹여 살릴 수 있는 일을 하라.


“저는 생계가 가장 중요한 사람이에요. 여러분 결코 ‘꿈’만을 위해 살아가지 마세요.” 매번 청춘들을 위해 ‘꿈의 중요성’을 역설하던 그녀의 입에서 ‘생계’라는 팍팍한 말이 나올 것이라고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의아한 표정에 그녀는 자신이 처음 직업으로 정한 ‘피아노 학원’에 대해 이야기했다.


연세대학교에서 작곡을 전공한 그녀가 생계를 위해 가장 처음 선택한 일은 ‘피아노 레슨’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그 일이 정말 하기 싫었다고 설명했다. ‘강의’가 꿈이었지만 피아노 학원을 절대 접지 않았다고 전한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자기가 먹고사는 문제, 자신의 선택을 온전히 책임지는 것을 의미해요. 즉, 생계를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죠. 생계는 부모가 책임지고, 나는 꿈만 좇으리라는 어린 마음은 버려야 진짜 어른이 될 수 있어요. 그 후에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것, 꿈을 스스로에게 부여할 수 있는 권리가 주어지는 거예요. 기억하세요. 나를 우선으로 먹여 살리는 일이, 이후에 나의 꿈까지 먹여 살릴 수 있는 기반이 된다는 것을요.”


무색무취의 선택. 그래도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실제로 슬하에 20대 자녀를 둔 김미경은 청춘들에게 “겁부터 내지 마세요.”라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녀는 소문에 더 놀라고, 겁내는 20대에게 세상을 잘 사는 방법에 관해 설명했다. “잘못된 선택이건, 잘된 선택이건 우리는 선택해야 해요. ‘선택’이란 놈은 무색무취거든요. 우리가 실행하기 전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아무도 모르죠. 일단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모자란 것이 있다면 매일 같이 수정하면 되는 거예요. 이게 인생이에요.” 겁내는 순간 사람은 성장할 수 없다고 말한 그녀는 자신이 선택한 결과를 올바른 방향으로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 성장의 동력이라 말했다.


피아노 학원 원장에서 강사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끊임없이 변신한 김미경은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올해 비영리 패션 브랜드 ‘리리킴’을 론칭한 그녀는 ‘패션 디자이너’로서 다시 출발점에 섰다. 양장점을 했던 어머니의 밑에서 취미로 옷을 만들어온 그녀는 미혼모를 돕기 위해 디자이너로서 일하기 시작한 것. 실제로 내년 이탈리아 패션유학을 계획하고 있는 그녀는 막연한 미래가 두렵기보다 기대된다고 말했다. “언어도 모르고, 패션이라는 분야에 미숙하지만 그게 정말 좋아요. 제가 선택한 일을 온전히 해낼 수 있도록 스스로 노력하는 제 모습이 정말 자랑스럽거든요.”


현대를 살아가는 20대는 취업의 문턱에서 좌절하고 어떤 일도 자신이 없어지는 날들의 연속 속에서 막심한 두려움을 느낀다. 그 ‘두려움’에서 나올 방법으로 그녀는 ‘하루 실력’을 키워보라고 제안한다. “미래가 두려운 이유는 ‘오늘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에요. 오늘을 열심히 채우면 미래가 더 이상 두렵지 않거든요. 그래서 그 하루를 열심히 보내는 ‘하루 실력’이 중요한 거죠.”



지연주 인턴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