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어학연수 떠나기 전 체크 포인트 8


여름방학을 맞아 어학연수를 떠날 준비를 하는 요즘, 학생들이 많이 찾는 국가 중 하나는 필리핀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영어 공부를 단기간 내 집중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무작정 ‘남들이 가는 곳’, ‘가격이 저렴한 곳’만 따진다면 뼈저린 후회를 할 수 있다. 필리핀 유학원 선택하기 전, 반드시 체크해야할 사항을 정리했다.


check point 1 검증된 선생님이 수업을 하나요?


학생들이 꼽는 필리핀 어학연수의 장점 중 하나는 1:1수업이다. 하지만 1:1수업은 필리핀 어학원의 가장 큰 단점이기도 하다. 많은 어학원이 검증되지 않은 선생님을 채용하는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어학 실력이 부족한 학생들은 1:1수업을 해도 사용하는 어휘나 회화 내용에 한계가 있다. 때문에 강사들의 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아도 수업을 진행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이를 악용한 몇몇 어학원에서는 현지 대학생 수준의 영어 강사를 적은 돈을 주고 채용한다.


좋은 선생님에게서 수업을 받고 싶다면 강사들의 근속연수를 살펴보자. 오랜 기간 근무한 강사들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정당한 임금을 보장하고, 그들에게 권위를 심어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강사 스스로도 학교, 학생들에 대해 애정을 갖는다. 또한 경력이 있는 강사들은 학교 내 분위기를 주도하고, 새로운 강사들에게 티칭 스킬을 전수한다. 어학원 수업의 질이 좋을 수밖에 없다.


check point 2 수업량 or 커리큘럼?


많은 학생들이 학습량에만 초점을 맞춰 어학원을 선정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질. 실제 좋은 어학원은 수업량보다는 학생 수준에 맞는 맞춤형 커리큘럼을 강조한다. 영어는 단순지식의 습득이 아니기 때문에 반복을 통해 스킬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한 단계 한 단계 올라갈 수 있는 제대로 된 커리큘럼에 맞춰 공부해야 만족할만한 영어실력을 얻을 수 있다.


check point 3 EOP 정책이 잘 시행되고 있나요?


필리핀 어학원을 선정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 중 하나는 EOP(English Only Police) 정책이다. EOP 정책은 영어만 사용하도록 하는 규정. 수업시간은 물론이고 쉬는 시간, 심지어 화장실을 갈 때도 영어만 사용해야한다. 필리핀에는 한국인 유학생이 많아, EOP 정책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으면 한국에서 영어 학원을 다니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check point 4 필리핀 교육청에서 허가받은 교육기관인가요?


필리핀 유학에서 중요하게 살펴봐야할 것은 TESDA와 SSP다. TESDA란 필리핀 기술 교육 및 개발위임기관에 어학연수, 학교입학 등 정식인가 등록이 되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것. 일반강사가 아닌 정식강사에게 자격증을 부여하고 계속적으로 교육관리하는 자격을 갖춘 기술교육기관을 말한다.


TESDA 발급이 없다는 이야기는 학원시설, 강사의 자격 여부, 구비 서류 등의 심사에서 떨어진 학교라는 것을 반증한다. 또한 SSP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SSP는 필리핀에서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는 허가증이다. 정식허가업체에서 공부를 하지 않는 경우, 출국 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TESDA에 정식 등록된 업체는 홈페이지(http://www.tesda.gov.ph/)에서 확인할 수 있다.


check point 5 비상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어학원인가요?


2013년 필리핀의 어학원에서 한 학생이 단순 포진성 뇌염으로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 학생은 필리핀에 온지 보름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 포진성 증세가 발생했고, 고열과 구토로 정상적인 수업도 받을 수 없었다. 며칠 동안 약을 먹었지만 차도가 없어 응급실을 찾았지만, 증상이 악화돼 결국 병원을 찾은 지 40여일만에 사망했다.

유족들은 어학원의 소극적 대응을 탓했다. 수업을 빠진 채 기숙사에서 앓고 있었지만 아무런 조처를 하지 않았고, 어학원 관계자들이 병원에 동행하지 않아 영어회화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끼리 병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어학원의 한국 사무소 원장은 “매니저가 병원까지 데려다 주려 했지만, 학생들이 거부했고, 설령 같이 갔더라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어학원 내에 간호사와 의무실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보는 것이 좋다.


check point 6 치안이 좋은가요?


명문 어학원의 경우 특히 학생들의 안전문제에 민감하다. 기본적으로 고성능 CCTV를 설치하고, 전문 경비도 여러 명 둔다. 하지만 개중에는 지역적으로 안전하다는 점만 내세우며 자체 보안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어학원들이 있다. 어학원 자체 치안 시스템이 잘 되어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것도 어학원 선정에 있어 중요하게 보아야 할 체크 포인트다.


check point 7 밥은 잘 나오나요? 잠자리는 어떤가요?


필리핀 어학원의 90% 이상은 기숙사 일체형 어학원이다. 주말에 여행을 가지 않는 한 모든 시간을 학원 내에서 보내야한다. 때문에 생활 전반에 편의시설을 잘 갖추고 있는 어학원을 고르는 것이 좋다.


실제로 학생들 중에는 시설이 낙후된 어학원을 찾았다가 ‘잦은 정전으로 촛불을 켜고 공부를 했다’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했다’ 등의 불평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방과 후 개인적인 학습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도 확인해야한다.


짧게는 1개월에서 길게는 6개월 동안 머무르는 만큼, 얼마나 영양가 있는 식사가 제공되는지, 기숙사 시설이 제대로 마련됐는지도 반드시 확인할 것.


check point 8 방과 후 액티비티 활동 시설이 갖춰져 있나


공부하러 갔는데 액티비티 활동이 뭐가 중요할까 싶겠지만, 일일 학습량이 상대적으로 많은 필리핀 연수에서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활동이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스파르타를 표방한 어학원의 경우, 학교 내 액티비티 활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풀고 체력증진을 할 수 있는 운동시설이 있는지 꼭 살펴보아야한다.



글 박해나 기자 phn0905@hankyung.com

도움말 강태호(여행작가 겸 유학원 컨설턴트, <유학원이 알려주지 않는 진실>, <필리핀 완전정복> 저자 )

참고도서 <필리핀 보통 사람이 행복한 도시/바기오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