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과 어디까지 해봤니?


설렘을 안고 들어온 대학이지만, 전공이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수능 점수를 맞춰서 어쩔 수 없이 원치 않는 전공으로 입학했기 때문에 후회가 된 적이 있는가.


만약 당신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한다면 아마도 한번쯤 전과를 고려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전과를 고려하는 학생들 위해 전과 경험자들이 모였다. 경희대 변서은(국제학 2), 이재연(의류디자인학 3), 김원주(시각디자인 3) 씨를 만났다.


전과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가?


김원주 : 도예과에서 시각디자인과로 전과했다. 전과한 이유는 간단명료하다. 시각디자인이 제가 예전부터 원래 하고 싶었던 것이다.


변서은 : 프랑스어과에서 국제학과로 전과했다. 1학년 1학기때 프랑스어회화 수업을 들었던 것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 기초적인 프랑스어 실력이 없는 상태에서 프랑스어과로 들어왔었다. 수업 내용을 하나도 이해 못하겠더라. 수업을 따라가기가 힘드니까 점점 프랑스어에 대한 흥미와 배우려는 의지가 떨어졌다. 그뿐아니라 기초적인 단어 등을 외우고 있으니 회의감도 들었다. 좀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국제학과를 알게 돼 전과까지 하게 됐다.


이재연 : 경공학과에서 의류디자인학과로 전과했다. 공대에서 미대로 온 조금은 특별한 경우다. 솔직히 말하면 환경공학과는 수능점수에 맞춰서 간 것이었다. 원래부터 디자인에 관심이 많았었다. 하지만 고등학교때 이미 이과를 선택하고 수능 공부를 했기 때문에 별다른 방법이 없었다. 환경공학과로 입학해서도 디자인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복수전공을 하다가 2학년 1학기때 결국 전과를 했다.


복수전공, 부전공 등의 다른 대안 중에서 전과를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변서은 : 프랑스어를 배우기 싫었기 때문에 아예 전공을 바꾸게 됐다. 복수전공을 하면 공부하기 싫은 프랑스어를 계속해야 하니까.(웃음)


김원주 : 학교에 입학할 때부터 전과를 생각하고 있었다. 복수전공이나 부전공을 하게 되면 미대에서 두개의 전공을 하는 것인데 그렇게 하면 힘들어서 쓰러진다는 소문이 있다.(웃음) 동기 중 한 명이 그렇게 하고 있는데 잠을 거의 못 잔다.


이재연 : 전과를 생각하기 전에 복수전공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같이 하니까 과제가 너무 많아서 감당이 되질 않더라. 공대모드에서 미대모드로 전환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웃음) 한쪽에서는 복잡한 수학계산을 하고 또 다른곳에서는 그림 그ㄹ는 것이 너무 혼란스러웠다.


전과 면접은 어떻게 진행되나.


김원주 : 미대 전과는 실기와 면접으로 이뤄져 있다. 시디과로 진학한 후 학업계획에 대해 약 50분 정도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을 가지고 교수님과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은 특별한 질문은 없었고, 형식적인 수준이었다.


이재연 : 미대로 전과할 때, 나도 같은 방식을 거쳐 들어왔다. 다만 실기 주제가 희로애락을 표현하라는 다소 독특한 주제였다. 공대에서 전과하는 드문 케이스였기 때문에 공대에 대한 전반적인 것과 왜 의디과로 전과하고 싶은지 집중적으로 물어보더라.


변서은 : 국제학과는 영어 자소서와 면접을 보는데, 면접 비중이 큰 편이다. 영어 면접 준비를 위해 예상질문을 만들었다. 영어질문에 당황하지 않도록 미리 연습을 많이 한 것이 도움이 됐다.


전과 제도를 추천하나?


김원주 : 추천한다. 대학에 왔다면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과 후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변서은 : 전과가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대학 입시를 위해 공부만 하다가 생각지도 못한 전공을 선택하게 된 학생을 배려해 준 제도라고 생각한다.(웃음)


이재연 : 전과하기 전에 관련 과목을 먼저 수강해 보길 권한다. 전과하고 나서도 안맞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미리 어떤 전공인지 파악을 하고 좀 더 신중하게 선택하는 것이 좋다.


박지혜(고려대) 대학생기자 xhsl1992@hanmail.net


전과 어디까지 해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