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에 대한 질문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수수께끼다. 학생들에게 진로 선택이란 목표 설정과 같다. 즉, 목표는 삶의 동기이자 학생들에겐 공부의 목적이 된다. 현재 중3의 진로는 어떻게 찾는 것이 정답일까. 물음의 답을 얻기 위해 남진우 서울중학교진로진학상담교사협의회장을 만났다.



[1618] 중학생의 진로 밑그림, 나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남진우 동일중학교 진로진학상담교사


Q. 중3 학생들의 진로·진학 상담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A. 진로상담은 아이의 특성을 일깨우는 작업이 선행된다. 주로 객관적인 검사를 이용해 학생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면담을 진행하는데, ‘혼자 일하는 걸 좋아하는지’, ‘도구 다루는 걸 좋아하는지’, ‘봉사를 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처럼 자신의 성향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질문을 한다. 이후 현재 희망하는 진로가 자신에게 맞는 것인지 검토하고, 정보 탐색 및 교육경로를 파악하도록 안내한다.


Q. 최근 고교 진학을 앞둔 중3 학생들이 진로에 대한 고민이 많을 것 같다. 주로 어떤 고민을 하나?

A.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학생들은 자기이해가 부족하고 자아존중감이나 자기효능감까지 전반적으로 낮아져 있다. 그러다 보니 직업이나 전공, 가깝게는 고교 진학에서도 별다른 계획이 없고 진로진학을 설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Q. 상담한 학생 중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나?

A. 지난해부터 특성화고에 ‘미래인재 특별전형’이 도입됐는데, 이 전형은 성적에 관계없이 학생들이 진학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관심과 열정만을 판단해 선발하는 제도다. 한 학생에게 이 제도를 설명하는데 눈빛이 반짝이는 걸 확인했다. 그 학생은 간호사가 되고 싶은 꿈이 있지만 성적이 낮아 희망하는 학교에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학생이 내게 도움을 요청해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 찾았다. 그리고 학생이 가고 싶어하는 학과에 맞춰 자기소개서 작성을 도왔다. 그 결과, 보건의료계열 특성화고에 합격할 수 있었다.


Q. 중학생을 위한 진로진학 관련 프로그램이 많다. 중학생 때의 진로 선택이 왜 중요한가?

A. 중학생 시절은 ‘진로 탐색기’에 해당한다. 이 시기에 스스로의 특성을 이해하고 진로를 탐색해야 ‘진로 준비기’에 해당하는 고등학생 때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 실제로 자사고나 외고에 입학했다가 적응하지 못하고 일반고로 전학을 간 학생들이 종종 있는데, 잘못된 선택이 남들보다 뒤처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Q. 학생들이 고등학교를 결정하는데 고려해야할 사항은?

A. 적성, 흥미, 성격, 가치관은 물론 신체적 조건이나 가정환경, 학업성적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진학하고자 하는 고등학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나아가 졸업 후의 진로나 현재 희망하는 진로와도 연관 지어 생각해봐야 한다.


Q. 일반고, 특목고, 특성화고 등 고교 유형이 다양하다. 이 중 자신에게 적합한 학교를 찾는 방법이 있나?

A. 학교에서 실시되는 ‘진로와 직업’이나 각종 진로체험 프로그램 등을 충분히 활용하면 좋겠다. 관심 있는 분야의 학과 체험이나 입학설명회에 참여하는 것도 방법이다. 또 교내 진로진학상담교사와의 상담을 통해서 진로탐색을 해보는 것도 좋다.


Q. 실제로 일반고와 특성화고의 갈림길에서 고민하는 학생들이 많은 것 같은데, 이런 경우에는 어떤 조언을 해주나?

A. 일반고와 특성화고는 교육 목적 상 졸업 후 ‘진학’과 ‘취업’이라는 서로 다른 경로로 나뉜다. 이러한 특성을 충분히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자신이 희망하는 진로에 필요한 학력이나 조건 등을 고려해보라고 조언한다. 특성화고를 지원할 때에는 학교와 학과가 자신의 특성과 부합하는지, 구체적으로 자신의 꿈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충분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1618] 중학생의 진로 밑그림, 나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글 ? 사진 최지현 인턴기자 (jh030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