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 하계인턴 채용 면접장을 가다

청년희망재단과 함께하는 ‘온리원기업 채용박람회


“어, 저 이제 면접 보러 가야될 것 같아요. 잘 하고 오겠습니다, 파이팅!”


면접대기실에서 만난 유승훈(상명대 경영 4)씨는 기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자신의 이름이 호명되자 급격히 긴장된 얼굴로 일어섰다.


함께 있던 황수영 청년희망재단 홍보팀 매니저와 두 팔을 들어 유씨를 응원했다. 그는 곧이어 다른 4명의 지원자와 함께 면접장으로 들어갔다.



[르포]  ‘바늘구멍’, 미래에셋증권 인턴 면접장 취재기


5월 26일 오전 8시 30분, 서울 광화문우체국 6층 청년희망재단 사무실에서 미래에셋증권의 하계인턴 채용 1차면접이 진행됐다. 사진=이도희 기자


미래에셋증권 하계인턴 1차면접에 200여명 참가


5월 26일 오전 8시 30분, 서울 광화문우체국 6층 청년희망재단 사무실에서 미래에셋증권의 하계인턴 채용 1차면접이 시작됐다.


특히, 최근 금융권이 잇따라 채용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데다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현 미래에셋대우증권)을 합병하는 등 기업규모를 키워가는 시점이어서 더욱 많은 구직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체험형 인턴 채용을 청년희망재단과 함께하는 ‘온리원기업 채용박람회’로 진행한다. 온리원기업 채용박람회는 재단이 올해 처음 시작한 ‘스펙초월 채용전형’이다. 서류전형 없이 모든 지원자에게 1차 면접 기회를 주며, 취업컨설턴트가 면접에 대한 피드백도 제공한다.


1차 면접에서 합격하면 6월 3일 미래에셋센터원빌딩에서 2차면접을 치러야 한다. 1차면접에서 총 22명을 뽑아 최종적으로 10명을 인턴으로 채용한다는 계획이다. 최종합격자는 6월 27일부터 7월 22일까지 본사지원 및 영업부서에서 4주간 인턴실습을 받는다. 합격 후에는 IB, 트레이딩, 리서치센터 등 본사의 각 부서에 배치된다.



[르포]  ‘바늘구멍’, 미래에셋증권 인턴 면접장 취재기



이번 미래에셋증권 채용을 위해 재단은 5월 22일까지 서류접수를 받았다. 이 서류는 학교 및 전공, 자기소개서로 이뤄졌다. 어학성적이나 자격증 등 소위 ‘스펙’을 기재하는 란은 없었다.


약 250명의 지원자 중 졸업시기가 맞지 않은 일부를 제외한 전원이 1차 면접 기회를 얻었다. 오전 8시 30분 첫 면접을 시작으로 45명씩 총 225명이 오후 6시까지 면접에 참여했다.


면접 전, 간단한 준비법 특강도 진행됐다. 외부 교육기관 소속의 면접강사는 대기실에 모인 참가자들에게 ‘명찰이 옷깃 밖으로 나오도록 하라’ ‘조별로 맨 앞의 참가자가 대표로 노크를 하고 들어간 뒤 인사를 선창하라’는 등의 노하우를 전했다.


5인 1조 30분간 면접… ‘1분 자기소개’로 시작


본격 면접이 시작됐다. 각각 5명으로 이뤄진 세 조가 세 곳의 면접장에 동시에 들어갔다. 조당 면접시간은 30분이었다.


면접관으로는 미래에셋증권의 인사부 담당자와 외부 면접관, 청년희망재단의 취업컨설턴트 세 명이 참가했다. 미래에셋증권 인사담당자가 주로 질문했으며 컨설턴트는 면접 내내 지원자의 태도나 면접내용을 기록한 뒤 면접 후 피드백 자료로 제공하는 역할을 했다.



[르포]  ‘바늘구멍’, 미래에셋증권 인턴 면접장 취재기



미래에셋증권 인사담당자 : 자, 긴장하지 마시고, 모두 1분 자기소개부터 해주세요.


지원자 A : 저는 대학 때부터 모의투자를 경험했습니다. 또 한 금융투자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번 500만원을 또 다른 주식에 투자하는 등 계속 도전 중입니다.


지원자 B : 안녕하십니까. 사장님이 좋아하는 지원자 OOO입니다. 저는 냉동창고, 물류창고, PC방 등 다양한 곳에서 일을 하며 늘 사장님들에게 ‘오랫동안 같이 일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인사담당자 : B씨는 사장님이 좋아하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지원자 B : 남의 일을 제 일처럼 또 제 일은 더욱 제 일처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인사담당자 : A씨는 왜 금융투자회사에 지원했나요. 은행에 입사해도 되지 않나요?


지원자 A : 대학 때부터 금융투자에 관심을 가졌고 얼마 전에는 또 다른 증권사 모의투자대회에도 참가해 처음 두 달간은 수익률이 참가자 중 최상위권에 들기도 했습니다. 이런 제게 금융투자회사가 가장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면접관들은 연신 지원자들의 얼굴과 지원서를 번갈아보며 한 손으로는 평가지를 채워갔다. 지원자들은 면접관의 꼬리를 묻는 질문에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말을 이어갔다.


면접 평가 기준에 대해 미래에셋 인사담당자는 ‘미래에셋증권에서 인턴십을 해야 하는 이유와 증권업에 대한 관심도 및 준비도’를 꼽았다.


‘중국시장 전망’ ‘미래유망직군’… 예상보다 어려운 질문에 ‘당황’


면접을 마치고 나온 참가자들은 일제히 종이 한 장씩을 받았다. 면접에 동석했던 취업컨설턴트의 조언이 담긴 면접 피드백이었다.



[르포]  ‘바늘구멍’, 미래에셋증권 인턴 면접장 취재기

청년희망재단이 제공하는 면접피드백 용지


송정훈(중앙대 경제 4) 씨는 “제스처가 크다는 피드백을 받았다”며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습관을 이번에 알 수 있어서 큰 도움이 됐다”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서류전형이 없는 온리원기업 채용박람회의 운영방식에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안경섭(동국대 경제 4) 씨는 “원래 증권사 채용에 관심이 많았고 경험을 쌓기 위해 인턴을 알아보다가 참여하게 됐다”며 “서류전형이 있었다면 얻지 못했을 기회라 설레는 마음으로 왔다”고 전했다.



[르포]  ‘바늘구멍’, 미래에셋증권 인턴 면접장 취재기



송정훈 씨 역시 “자격증이나 인턴 등 경험이 없어서 서류전형에서 고배를 마시기 일쑤였는데 이번에 면접기회를 얻어서 좋았다”라며 “하지만 면접 난이도가 높아 당황스러웠다. ‘중국산업 전망’이라든가 ‘미래 유망직군’에 대한 질문을 받았는데 충분히 준비하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했다.


올 1월 시작한 온리원기업 채용박람회는 6월까지 47회가 예정돼있다. 앞으로도 강소나 중견 및 대기업 협력사를 중심으로 더 많은 기업의 참여를 독려할 것이라는 게 재단 측 설명이다.



[르포]  ‘바늘구멍’, 미래에셋증권 인턴 면접장 취재기



김선우 청년희망재단 멘토단지원팀 매니저는 “박람회를 통한 기회가 생각보다 크더라”며 “앞서 참여했던 일양약품의 경우, 원래 영업직군만 채용했는데 한 여성구직자가 연구개발 파트로 합격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선우 매니저는 이어 “구직자는 면접 기회와 함께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업은 서류전형에서 만날 수 없었던 지원자를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해한다”라고 덧붙였 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