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 몽고식품 정만식 전 회장,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 현대비앤지스틸 정일선 사장 등 재계 유력인사들의 ‘갑질’이 사회적 이슈가 되며 거센 비난에 직면한 가운데, 중국 택배회사 회장의 직원 사랑이 화제가 되고 있다.

억울하게 매를 맞은 직원을 보호하는 ‘흑기사’로 나서 이른바 ‘대륙포스 회장님’으로 등극한 순펑 택배 왕웨이 회장이 그 주인공이다. 왕웨이 회장은 베이징의 고급 아파트 단지에서 택배차량과 승용차간 접촉사고에 사과를 했음에도 택배기사의 뺨을 때린 가해자를 직접 찾아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하는 등 강경 대응했다. 결국 가해자는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다.

왕웨이 회장은 택배기사로 시작해 중국 1위 택배업체인 순펑을 창업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평소에도 직원들을 존중하기로 유명해 우수직원들에게 90도로 인사하는 사진이 화제가 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왕웨이 회장의 사연은 갑질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한국의 일부 기업 오너들과 비교되며 누리꾼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기사를 접한 다수의 네티즌들은 “대한민국이였으면 택배기사 해고 됐을 거다. 우리나라 회장들은 좀 보고 배워라”, “어떻게 오너의 품질까지 중국에게 추월 당하는건지.... 남는 건 갑질 뿐이고 유감과 사과 투성이”라는 등 왕웨이 회장과 한국의 갑질 회장들을 비교했다.

대중들이 순펑 택배 회장의 직원 사랑에 환호하는 것은 금수저, 흙수저 논란과 더불어 최근 불거진 대기업 오너 및 2, 3세 경영인들의 갑질 사건들에 염증을 느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 조현아 전 부사장의 ‘땅콩 회항’으로 시작된 오너의 갑질 파문은 두산 박용성 전 중앙대 이사장의 ‘막말’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에는 ‘운전기사 갑질’로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 몽고식품 정만식 전 회장, 현대비앤지스틸 정일선 사장 등이 구설수에 올랐으며, 미스터피자 정우현 회장은 ‘경비원 폭행’으로 여론의 분노를 샀다.

오너들의 ‘갑질’은 취준생들의 구직의사에도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소재 대학 2학년 A씨는 “ ‘직원들을 막 대하는 회사에 가도 되나’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며 “(갑질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상대적으로 오너보다는 전문경영인이 회사를 이끌어 가는 외국계 기업에 취업하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사원 B씨는 “요즘은 익명 게시판인 블라인드나 SNS 등 회사를 비판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 많이 있어서 갑질이 발생한다면 감추기 어렵다.”면서 “이직을 할 때 회사의 네임밸류나 급여조건 등도 중요하지만, 경력직의 경우 오너의 도덕성, 기업문화 등도 세심히 고려한다.”고 밝혔다.


정유진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