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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SNS를 뜨겁게 달군 사진이 있다. 식품회사인 오뚜기의 전 제품 620종을 하나로 모은 사진이다. 이 사진과 함께 오뚜기가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SNS에 “앞으로 오뚜기 제품만 사먹겠다”는 선언이 이어지는 등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서울소재 4년제 여대 4학년 휴학 중인 A씨는 해외 신발 브랜드인 ‘탐스슈즈’ 매니아다. 이 회사 제품은 신세대의 취향에 어울리게 멋스러울 뿐만 아니라 신발 한 켤레를 사면 다른 한 켤레의 신발을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일대일 기부 공식(One for one)을 도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규직과 기부, 친환경 등 이른바 ‘착한 컨셉’으로 무장한 기업들이 취업준비생 및 예비 직장인들인 네티즌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과거 20대들이 매출 규모가 큰 기업이나 이름이 잘 알려진 회사를 선호했다면 요즘 20대들은 기업의 안정성과 평판을 중요시하는 변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취업세대의 대다수를 이루고 있는 1980년대 말에서 1990년 초 사이에 태어난 세대는 IMF를 유년 시절부터 겪었고, 청소년기나 대학시절인 2000년대 말에는 글로벌금융위기를 지켜봐 왔기에 ‘구조조정’이라는 단어에 익숙하다. 따라서 취업전문가들은 취준생들이 계약직보다는 정규직, 기업의 간판 보다는 안정성을 중요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한다.

오뚜기는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고용함으로써 평판과 매출신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시식사원 1800여명까지 모두 정규직화 했다. 회사 관계자는 “정규직 시식사원의 경우 제품에 애정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기 때문에 매출 신장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오뚜기의 직원 사랑은 실제 매출 성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회사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신제품 진짬뽕은 출시 두달만에 2000만개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주가도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해 11월까지 90만원대이던 오뚜기 주가는 1월 6일 종가 기준 127만 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헬스케어 전문기업 바디프랜드는 전직원의 정규직화로 매년 2배 가까이 성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본사뿐만 아니라 전국 71개의 직영점에서 근무하는 직원 및 서비스 사원들까지 모두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다.

배달 음식 중개 전문 애플리케이션 ‘배달의 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도 음식 배달 대행 서비스인 ‘배민라이더스’ 배달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들에게는 매달 250만원 정도의 월급이 지급되며, 4대보험도 적용된다.

이 외에도 커피전문점인 폴바셋도 전 직원을 아르바이트가 아닌 정규직으로 채용해 고객 서비스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고급택시 서비스인 ‘카카오택시 블랙’은 사납금제가 아닌 월급제로 운영되고 있다. 입금 부담으로부터 자유롭기 때문에 더욱 친절한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해외에서는 기부 및 친환경을 앞세운 기업들이 인기다. ‘탐스슈즈(TOMS shoes)’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발 업체로서, “내일을 위한 신발"(Shoes for Tomorrow)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있다. 소비자가 한 켤레의 신발을 구입하면 한 켤레의 신발을 제3세계 어린이들에게 기부하는 일대일 기부 공식인 ‘One for one’을 도입해 ‘착한 기업’의 대명사로 알려졌고 세계적인 브랜드로 급성장했다.

자원을 재활용해 환경을 보호하는데 기여하는 ‘업사이클링’ 기업도 성장세다. 스위스 가방 회사인 ‘프라이탁’은 트럭 덮개 천을 재활용해 가방을 만든다. 트럭마다 덮개가 다르기 때문에 “세상에서 단 하나밖에 없는 나만의 가방”이라는 가치를 부여해 연 매출 500억원 이상을 달성하고 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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