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팬더] Good morning! 잘 잤나요 그대

얼마 전 남자친구와 새해맞이 여행을 다녀왔어.

처음 떠나는 여행이어서 엄청난 기대를 하고 떠났지.

바다도 보고, 맛있는 것도 먹고 정말 좋았어.

한참을 돌아다니다 예약한 펜션으로 가서 좋은 시간을 보낸 후 푹 잠들었어.

그리고 다시 찾아온 아침.

잠이 덜 깬 상태로 남자친구와 포옹했는데 정신이 번쩍 들더라.

남자친구의 물건이 한껏 힘주고 있는 것 아니겠어?

아직 눈도 못 뜨는 것을 보면 잠이 덜 깬 듯한데…

아침부터 하자는 건가? 나름대로 의도를 파악하고, 더 진한 스킨십을 시도했어.

그런데, 이게 웬걸? 영 내키지 않아 하더라고. 의아했지.

하고 싶은 게 아니라면 무슨 뜻이야?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 건지.





발기찬 아침! 건강한 남자친구라는 것을 말해주는 일종의 지표랄까?

다행이다. 아침에 에너지를 한곳에 모으지 못해 고민하는 남자도 수두룩하다. 결론부터 전하자면, 하고 싶다는 뜻은 아니다.


촉촉한 목소리, 짜릿한 스킨십, 아늑한 향기…. 남자의 물건은 오감을 자극받으면 충전했던 에너지를 내뿜는다는 생각이 불러온 착각일 뿐.


물론 틀린 것은 아니다. 직접적인 자극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이나 생각만으로도 발기반사가 유발되기도 하니까. 심지어 ‘성’이라는 단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공포’를 느낄 때도 남자의 물건은 자신도 모르게 에너지를 쏟을 때가 있다.


‘왜 아침에 발기하나?’ 하는 물음에 누군가는 ‘거기도 그만 자고 일어나야지’라는 우스갯소리로 받았다지만, ‘굿모닝 발기’는 지극히 정상적인 생리현상이다.


우선 아침에 발기하는 것을 ‘야간발기’라고 한다는 것을 알아두자. ‘야간’이라는 단어를 쓰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남자의 그것은 자는 동안 의지와 상관없이 평균 4~5회 발기한다. 고민녀는 우연히 이 순간에 남자친구와 포옹한 것뿐이다.


무의식 상태에서 발기된 상황이니 성적 흥분상태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니 잠이 덜 깬 상태로 여자친구의 진한 스킨십을 받아들이기는 어렵지 않겠는가?


사실 남자들은 밤사이 충분히 휴식을 취해 체력이 회복된 상태이기 때문에 아침에 하는 섹스를 여자보다 더 좋아한다. 그럼에도 거부했다는 건 ‘진짜 졸려’라는 표현이니 참고할 것.


전문가들에 따르면 섹스하기 가장 좋은 시간대는 아침이라고 한다. 아침에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가장 높기 때문. 모닝 섹스의 효험이 실감나지는 않지만, 정리하자면 섹스하며 분출되는 ‘옥시토신’ 덕분에 하루 종일 기분이 좋고, 에스트로겐 수치가 높아져 피부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면역체계도 강화해준단다.


매번 어둠 속에서 하다 밝은 빛 아래 사랑하려니 어색하고 민망하겠지만, 아침 섹스의 효험을 믿어도 손해는 아니니 시도해보기를 권한다. 잠이 덜 깬 상태라면 정성 가득한 애무가 필수다.


다만, 서로 ‘하고 싶을 때’ 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잠에 취한 상대에게 섹스를 요구하는 것은 매너 없는 행동이다.


입 냄새와 눈곱은 사랑으로 극복해 나가야 할 과제.





낭만팬더(skdwk_@naver.com)

일러스트 김호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