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필수 스펙에 NCS 추가, 학원가 ‘들썩’

위 사진은 본 기사와 무관합니다. 사진=한국경제 DB

공기업 취업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학교 4학년 정모 씨(24세)는 본격적인 준비를 위해 국가직무능력표준(National Competence Standards, 이하 NCS) 관련 학원을 알아보고 있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공기업에서 NCS를 기반으로 하는 채용이 확대돼 필수 스펙 중 하나로 자리잡는 추세라서 관련 준비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다.


정 씨는 “올 한 해 동안 영어를 고득점으로 올려놨는데, 또 다시 NCS 관련 공부를 시작하기 위해 학원을 알아보고 있다” 며 “정부에서는 NCS을 통해 직무능력을 검증한다고 설명하지만, 이를 준비해야하는 취준생들이 피부로 느끼는 것은 또 다른 스펙을 준비하라는 소리로밖에 안들린다” 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NCS를 인터넷으로 수강하기만 하면 10만원~20만 원정도지만 학원 수강은 50만원이 넘는다” 며 “취업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이 비용을 들여서라도 공부할 수밖에 없다” 고 덧붙였다.

공공기관, 공기업 입사시험인 NCS 채용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취업준비생들을 상대로 하는 관련 학원들도 들썩이고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 채용에 NCS를 본격 도입한 것은 올해부터다. 현재 137개 공공기관이 직원 채용에 NCS를 검증 잣대로 적용하고 있으며, 오는 2017년부터는 모든 공공기관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에 각종 취업 사이트 및 학원가에서는 NCS관련 인터넷강의가 올해부터 신설됐으며 관련 서적들도 온·오프라인 서점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는 실정이다.


노량진 및 강남 학원가에서는 NCS 강의도 신설되고 있다. 학원가에 따르면 NCS 패키지 강의료는 평균 54만원 선이다. 또한 패키지가 아닌 일반 강의료는 38만원에서 45만원 수준으로 책정돼 있다. 수업료는 비싸지만 공기업에 취업하고자 하는 취준생들이 많기 때문에 수강생들은 매달 늘어나고 있다.

공무원 학원 관계자는 “NCS관련 기초/종합/실전반 등을 운영하고 있는데 매달 10~20%에 달하는 학원생들이 NCS를 추가로 등록하고 있다”며 “한 강의 당 총 20~25명의 학생들이 수강하는데 대부분 자리가 꽉 차 있다”고 말했다.


학원 수강료가 비싼데도 불구하고 취준생들이 학원에 의지하는 것은 아직은 다소 생소한 NCS 정보에 대한 목마름 때문이다.

취업포털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94%가 NCS에 대한 정보가 없어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한 44.5%의 응답자들은 평가기준이 명확하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때문에 취준생들은 NCS채용이 직무중심 채용이 아닌 또 다른 스펙을 갖춰야 하는 일이 됐다고 지적한다.

서울 사립대학교에 재학 중인 4학년 박지현씨(24세)는 “정부에서는 학벌보다는 직무능력에 따라 채용을 한다고 하지만 취준생들에게는 영어 점수, 자격증, 해외연수 경험 등이 여전히 중요하고, NCS마저 강조되면서 추가 스펙을 쌓기 위해 지불하는 학원비도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