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위치한 4년제 국립 대학교, 전공은 조선공학, 학점은 3.8, 토익 890점, 토스 6레벨, 산업안전기사 자격증 등을 스펙으로 갖춘 A씨(26세)는 올해 하반기 삼성중공업 신입사원으로 당당히 합격했다.

A씨는 내년 1월 천안 삼성연수원에서 3주간의 연수를 마치면 신입사원으로서 거제 또는 판교 사무실로 출근하게 된다.

취준생으로 1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A씨는 합격과 동시에 지난 힘든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고 말했다.

A씨는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준비기간만 1년 6개월이 걸렸다. 그는 “올 한해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현대위아, 기아차 등 주요 대기업에 입사지원서를 제출했지만, 아깝게 임원면접에서 탈락하는 등 번번이 불합격했다” 며 “하지만 하반기 마지막 희망이었던 삼성중공업에 합격해 취준생 꼬리표를 뗐다”고 말했다.

A씨는 앞으로 회사를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찾는 게 우선이라며 첫 출근 전부터 애사심을 드러냈다.

흔히들 지방 대학 출신이 취업에 불리하다는 편견을 갖지만, A씨의 생각은 달랐다. 우선 그는 입사지원서에 공을 들였다. 금호타이어와 삼성중공업에 지원하면서 회사이름만 바꿔서 입사지원서를 낸다면, 이력서 판별의 달인급인 인사담당자들의 눈에 들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최근 서류 전형에서 필요 인원보다 많은 배수를 뽑는 트렌드를 고려, 이력서에 학점, 어학 등 스펙을 채워 넣기 보다는 자기소개서를 충실히 작성한 것이 주효했다”며 “대학생활동안 남들과 차별화된 경험을 한 사람들의 서류전형 통과율이 높다”고 귀띔했다.

자기소개서와 면접을 위해 취업에 도움이 되는 서적을 탐독한 것도 효과를 봤다. 그는 ‘도요타처럼 생산하고 경영하고 관리하라’는 책을 2번 이상 읽으면서 책을 통해 배운 내용을 자기소개서에 녹여냈고, 산업안전기사 자격증을 바탕으로 회사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드러냈다.

A씨는 인적성 검사는 준비가 만만치 않았다고 털어놨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삼성그룹 인적성(SSAT), 현대차그룹(HMAT) 관련 서적을 각각 3권씩 풀어보는 등 노력을 했다고 한다. 취업 후배들에게는 “자주틀리거나 시간이 오래 걸렸던 문항은 다음에 똑같은 문제를 만났을 때 어떻게 풀지 사전전략을 미리 세워두고 15초 이상 풀이가 떠오르지 않는다면 과감히 넘기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면접은 답변할 때의 자신감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임원 면접 경쟁률은 3대 1정도였는데, 면접관 3명이 지원자 1명과 면접을 진행했다. 상투적인 답변보다는 재치 있고 자신만의 생각을 담은 답변을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직무면접 관련해서는 지원동기를 검증하려는 질문이 많았다고 한다. A씨는 “면접관이 도리어 왜 그 파트에서 일하고 싶어 하느냐고 물어도 소신 있게 자신의 생각을 피력한 것이 합격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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