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eful banker lost his career
Woeful banker lost his career


올해 하반기 채용이 잇따라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대형공채 채용과정에서 황당한 허점들이 노출되면서 수험생들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다. 특히, 채용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기업들이 대개 (신용보증기금, NH농협은행,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채용과정을 대행업체에 맡긴 게 드러남에 따라 허술하고, 무책임한 채용진행이 아니냐는 질타를 받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은 이달 2일 올해 신규직원 채용 필기시험 채점 오류를 발견, 이튿날인 3일 오전께 합격자를 재공지할 예정이다. 건보공단은 채용대행사인 에세스타를 통해 지난 2일 오후 5시께 올해 신입직원 채용 필기시험 합격자를 공지했지만 답안지 처리과정에서 일부 영역에서 채점 오류가 뒤늦게 확인됐다. 이에 따라 건보공단은 합격자 발표 후 3시간 뒤인 오후 8시경 필기시험 응시생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합격자 통지 결과를 취소하고 3일 오전 다시 합격자를 발표했다.


건보 관계자는 “A형과 B형 등 2가지 유형으로 시험을 치렀는데, 이 중 B형의 일부 문제에서 정답지 입력이 잘못됐다”며 “지원자에게 정확한 결과를 안내하지 못해 불편을 끼친 점에 대하여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관계자는 또 “대형공채이도 하고, 건보공단이 공기업이기 때문에 ‘공정성’을 담보로 외주업체에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3일 오전에 다시 서류합격자 재공지와 함께 별도로 다시 사과문을 게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지만 해당 수험생들의 불만이 잇따라 쏟아지는 양상이다.


이 같은 채용사고는 앞서 10월에도 두차례 발생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지난 10월 19일 신입직원 채용 온라인평가를 대행업체 인크루트를 통해 진행했다. 신용보증기금은 올해 처음으로 ‘열린 채용’을 부각, 채용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온라인평가를 시행했다. 문제는 이 전형과정에서 시스템 오류가 발생해 해당 수험들이 혼선을 빚게 된 것. 이에 신용보증기금 측은 온라인 평가 과정에서 실제 서버에 오류가 있었는지 확인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일단 지원자 전원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지만 해당 논란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았다.


더 황당한 채용사고는 같은 달 28일 NH농협은행 필기발표에서 발생했다. 농협은행은 지난 27일 6급 신규직원 채용 서류전형 합격자 2478명을 확정해 인크루트에 통보했다.


이후 인크루트는 다음날인 28일 오후 5시께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불합격한 1990여명에게도 합격 소식이 노출됐다. 이에 인크루트는 곧장 해당 사이트를 폐쇄하고 같은 날 오후 8시에 합격자를 새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은 “대행업체 직원의 데이터 작업 실수로 불합격한 1990명에게도 합격문구가 노출됐다”며 “채용기관으로서 그에 대한 책임을 진심으로 통감하고 있다”며 “향후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채용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튿날인 29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사태는 상당 기간 진통을 겪었다.


특히, 사고가 발생한 신용보증기금, 농협은행, 건보공단 등 세 회사가 이른바 ‘신의 직장’이라고 불릴 만큼 수많은 취준생들이 도전하는 터라 이번 채용을 대행업체에 맡긴 것을 두고 각종 의혹이 나오고 있다. 물론, 3사 모두 ‘공정성’을 담보하기 위한 대행채용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회사들이 주장하는 공정성의 뒷면에는 채용과정에서 일부 외부의 채용압력이 작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고를 통해 드러난 허술한 대행채용이 수많은 취업준비생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되레 공정성에 먹구름이 드려진 상황이다. 여기에 관련 피해자들의 소송 가능성도 적지 않아 당분간 해당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정 기자 hoh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