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경매에 나선 28세 취준생 유태형 씨

야놀자·와그 등 스타트업 러브콜

‘인재 유태형’ 입찰 종료는 12월 18일



“저를 사가세요” '자기 공개 입찰' 나선 28세 취업준비생 유태형

유태형 씨가 '유태형 팝니다' 홈페이지에 직접 게시한 영상. 사진='유태형 팝니다' 홈페이지 캡처



“안녕하세요. 저는 28세 대한민국 청년 유태형입니다. 아이디어와 실행력 있는 저, 부하직원으로 어떠신가요?”


최근, 서울과 경기의 회사 밀집 지역에서 명함을 뿌리는 한 20대 청년의 모습이 포착됐다.


지난 달, ‘유태형 팝니다’라는 이름의 홈페이지와 페이스북 페이지를 개설하고 기업에 자신을 공개 입찰한 유태형 씨다. 유 씨는 2012년, 솔로대첩을 직접 기획한 장본인이기도 하다.


“취업 경쟁률이 높다보니 일을 구하는 것이 아닌 한 번의 입시를 더 치른다는 느낌마저 듭니다. 제 주특기가 틀 깨는 일입니다. 기존의 취업 활동의 주체를 뒤집는 취업에 도전해보려고 합니다.”


“저를 사가세요” '자기 공개 입찰' 나선 28세 취업준비생 유태형



유 씨는 홈페이지에 이같은 짧은 메시지와 함께, 본격적인 자기소개를 담았다. 간단한 프로필과 함께 DIY장인정신, 샷건 프로젝트(인큐베이팅 프로젝트), 음악 창작 활동 등 강점을 내걸었다.


이밖에도 다양한 컴퓨터 프로그램 활용 능력과 함께 다양한 개그 소재, 말 잘함 등의 역량도 적었다. 지인의 입을 빌린 동영상 메시지도 첨부했다.


오프라인 홍보도 했다. 연락처 등을 적은 명함을 들고 종로, 판교, 강남 등 수도권 회사 밀집지역을 뛰었다.



“저를 사가세요” '자기 공개 입찰' 나선 28세 취업준비생 유태형

야놀자와 와그가 제시한 입찰서. 사진='유태형 팝니다' 페이스북 캡처



유 씨가 자신을 입찰에 부치며 내건 조건은 복지혜택을 명시해 달라는 것. “회사 선택에 있어 연봉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약 일주일 뒤, 첫 입찰기업이 등장했다. 바로 숙박·여행전문 스타트업 ‘야놀자’다. 야놀자는 연봉 2800만원 플러스 알파에 젊은 동료, 워크샵 회식비용 등을 제공한다고 적었다.


이틀 뒤 두 번째 입찰자가 등장했다. 또 다른 스타트업 ‘와그’다. 와그는 입찰을 신청하는 동시에 앞선 입찰기업인 야놀자에 대한 맞짱도 벌였다.


와그는 야놀자의 복지혜택에 대해 항목별로 코멘트를 달았다. 야놀자가 교육비를 지원한다고 하자 ‘대신 주말에 신나게 놀 수 있게 전국 액티비티 이용권을 준다’고 맞섰다. 평균연령이 낮다는 말에는 ‘그래도 남자면 무슨소용’이냐며 미모의 여직원을 자랑했다.


그러자 야놀자 역시 댓글로 “질수 없다,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며 “사장님 결재가 떨어질 때까지만 기다려달라”고 맞받았다.


'인재 유태형'의 입찰 종료일은 12월 18일이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