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속으로' 북콘서트 개최…“중국을 빼고 한국을 말할 수 없다”

13일 KBS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중국 전문가 4인이 풀어놓은 중국, 그리고 한국’을 주제로 북콘서트가 열렸다. 유재우(왼쪽) KBS 다큐 PD, 정주용 경제칼럼니스트. 사진=이진호 기자


한국 경제는 중국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다. 한국의 중국 수출 비중 역시 커지고 있다. 앞으로 10년 중국과 한국의 관계는 어떻게 될까. 이를 전망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13일 KBS신관 5층 국제회의실에서 ‘중국 전문가 4인이 풀어놓은 중국, 그리고 한국’을 주제로 북콘서트가 열렸다. 구수환, 유재우 KBS 다큐 PD,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그리고 정주용 경제칼럼니스트가 토론자로 참여했다.


구수환 PD는 “우리 기업들이 지금 13억 인구의 중국에서 치열하게 생존 전쟁 중이다. 많은 기업들이 싸고 질 좋은 상품만 있으면 중국인들의 지갑을 쉽게 열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중국 시장과 중국인들은 그렇게 만만하지 않다. 그들의 문화 깊숙한 곳까지 알아야하고, 시시각각 고급스럽게 변하고 있는 중국인들의 취향을 파악해야한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결론은 사람이었다.


그는 올해 초 방영된 KBS ‘중국속으로’ 다큐를 제작하며 수많은 중국 사람들을 만났다고 이야기했다. 구수환 PD는 “세계 최대의 생산기지 중국이 ‘소비’라는 카드를 뽑아들었다. 고가의 자동차, 예술품, 와인부터 중국인의 지갑이 열리지 않는 곳이 없다. 그 배경에는 중국 경제를 이끄는 도시 중산층이 있다”고 말했다.


2000년 1%에 불과했던 중국 중산층은 2010년 6%로 늘어났다. 구수환 PD는 2020년에는 51%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득 3만 4000달러 이상의 최상위층도 2010년에는 전체 인구의 2%에서 2020년에는 6%로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구 PD는 “중국인의 생활 가치는 ‘저축’이 아니라 ‘소비’로 변화했다”고 설명했다.


'중국속으로' 북콘서트 개최…“중국을 빼고 한국을 말할 수 없다”

구수환(왼쪽) KBS 다큐 PD,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 사진=이진호 기자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관광산업 역시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 지난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중국인은 약 1억 명이다. 전병소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은 “중국인의 해외여행이 급증한 이유는 시진핑 정부의 강력한 개방정책 때문이다. 중국의 해외여행은 매년 10%의 속도로 증가한다. 시진핑 주석은 5년 내에 해외로 나가는 중국 관광객이 5억 명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중국 내 대학의 여행 관련 학과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을 선호하는 또 다른 이유로 외국의 낮은 관세를 꼽았다. 유재우 PD는 “2001년 중국 정부는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뒤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보호정책을 세우고 15년 동안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했다. 관세는 최소 100%에서 많게는 400~500%까지 붙기도 했다. 특히 여성들이 주로 소비하는 옷, 향수, 가방 등은 높은 관세 때문에 중국에서 구입할 경우 매우 비싸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에서는 몇 십 배, 높게는 10배 이상 낮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중국인들이 해외여행에서 쇼핑에 몰리는 이유도 가격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들의 매출의 절반 이상이 이른바 ‘요우커’의 지갑에서 나왔다. 유 PD는 “쇼핑 이유 가운데 눈여겨 볼 대목이 있다. 바로 선물을 하기 위해 쇼핑하는 중국인들이 많다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중국속으로' 북콘서트 개최…“중국을 빼고 한국을 말할 수 없다”

이날 북콘서트에는 한국관광공사 중국 유학생 기자단 학생들이 참여했다. 사진=이진호 기자


정주용 경제칼럼니스트는 한국 경제의 돌파구 중 하나로 중국 산업과의 ‘합작’을 꼽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중국기업 ‘텐센트와 합작한 국내기업 ‘스마일게이트’다. 정 칼럼니스트는 “텐센트는 1998년 설립 이후 ‘QQ’라는 온라인 메신저를 통해 성장하였으나, 그 후의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해 위기를 맞고 있었다. 당시 게임업계에서도 후발 주자였다. 스마일게이트도 회사 유지 어려움을 겪을 정도로 절박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두 기업이 서로 합작을 시도해 중국시장 공략에 나섰다”고 말했다.


정 칼럼니스트는 “두 회사의 합작품은 중국 시장에서 반응이 뜨거웠다. 2014년에 600만 명이라는 게임 역사상 최대의 동시접속자수를 기록했고, 1조 5천억 원이라는 매출을 올렸다. 매년 3000억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마일게이트의 중국에서 성공한 비결로 정 칼럼니스트는 “현지화를 시도한 것이 해법이었다.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 색과 황금색, 용무늬를 게임에 적극 활용했다. 배경과 캐릭터를 중국 고유한 것들로 바꿨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전병서 소장은 많은 학생들이 중국에서 공부하길 권했다. 전 소장은 “13억 중국 인구에 맞춰 경제교류를 하기 위해서는 중국 유학생이 130만 명은 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미국 수출 비중이 높았을 때는 미국으로 유학을 많이 갔다. 이제는 중국 수출 비중이 높다. 중국 유학생들이 앞으로 한국 경제를 움직이는 큰 힘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진호 기자 jinho23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