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취업 후진학’이란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들이 일과 학업을 병행하면서 학위를 취득하는 제도다. 후진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방송통신대학, 사이버대학, 재직자특별전형, 사내대학을 살펴봤다.

우선 방송통신대학이 1972년 최초로 가장 먼저 개교해 단일대학으로 운영 중이다. 사내대학은 2005년 삼성전자공과대학이 개교한 이래 2013년에는 대우조선해양공과대학, 현대중공업기술대학, KDB금융대학, LH토지주택대학이 무더기로 설립됐으며, 작년에는 포스코기술대학이 신입생을 받았다. 기업이 운영하는 대학으로는 ‘기업대학’도 있지만, 이는 학위가 수여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사내대학’과는 다르다.

재직자특별전형은 2009년 건국대 신산업융합학과가 문을 연 이후 지금은 총 88개 대학(4년제 69개교, 2년제 19개교)에서 시행하고 있다. 사이버대는 2001년 경희사이버대 등 9개교가 설립된 이후 지금은 21개교가 운영되고 있다.

각 대학의 학위취득 학점은 일반대학과 동일하게 전문학사 80학점, 일반학사 140점(방통대는 131학점) 이상이다. 또한 사이버대는 이-러닝 수업으로 진행되고, 나머지 대학은 오프라인 수업과 온라인 수업을 병행해 운영되고 있다.

입학경쟁률은 재직자특별전형(경희대 기준)이 8 대 1로 가장 높았으며, 방송통신대학이 0.5 대 1로 가장 낮았다. 등록금은 재직자특별전형이 200만~400만 원으로 가장 높고, 방통대는 40만원 내외인 것으로 나왔다. 사내대학은 무상교육으로 제공되고 있다.

학교별 접근성은 대부분 양호한 편이지만, 그 중에서도 수업과 시험을 이-러닝으로 진행해 어디서든 쉽게 일 학습병행이 가능한 사이버대가 가장 높다. 전문성은 사내대학이 기업 내 대학의 이점을 살려 실무에 딱 맞는 수업을 운영해 높은 편이며, 나머지 유형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이처럼 후진학 제도를 통해 대학에 진학해 졸업했거나 재학 중인 학생들로부터 전반적인 만족도 평가를 실시한 결과 사내대학의 별점이 가장 높았다. 회사와의 접근성이 좋고 업무와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 덕분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들 학생은 회사 업무로 인해 학업을 병행하는 데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1618] 후진학 대학 A to Z





“나중에 승진할 생각하면 등록금도 아깝지 않아요”



[1618] 후진학 대학 A to Z

Q.재직자 특별전형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고졸 채용으로 입사한 것과 다르게 직장 자체나 환경, 대우 조건 등이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해 들어오게 됐어요. 실제로도 저는 재직자특별전형으로 대학에 들어와 더 좋은 직장에 들어왔죠.


Q.일하면서 학교 다니는 데 어려움은 없나요?

성적이 출석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1, 2학년 때는 결석이 많아 성적이 안 좋았어요. 사회초년생이라 회사업무나 야근 때문에 많이 빠지거든요. 그래도 3학년이 되면 회사에서도 인정을 해줘요.


Q.수업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거의 주말에 몰아서 수업을 해요. 화요일과 목요일엔 저녁 6시 이후에 시작해 10시에 끝나고,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해요.


Q.졸업률은 어느 정도인가요?

아프거나 개인사정이 있을 때는 그만두지만, 90% 이상은 졸업하는 것 같아요. 실제로 재직자특별전형은 공부를 안 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시험기간이 되면 도서관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열심히 해요.

등록금 부담도 있을 텐데.

일반대학과 등록금이 같기 때문에 부담은 되지만, 나중에 승진이나 혜택을 생각해 돈을 내고 다니고 있어요. 경제적인 부담은 스스로 경제활동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전형 학생들보다 덜 부담돼요.


Q.장학금 혜택은 어떤가요?

장학금 혜택은 1, 2등에게 주고 동아리 비용이나 대외활동 비용도 지원해 줘요. 일반전형으로 들어온 학생과 다르면 편견이 생기기 때문에 혜택은 동일하게 받고 있어요.


Q.앞으로의 계획은?

졸업한 후에 대학원까지 생각중이에요. 대학은 관광과로 진학해서 나중에는 직접 강의도 하고 싶어요.



“선취업 후진학으로 인생의 진화가 이뤄졌죠”


[1618] 후진학 대학 A to Z

Q.후진학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요?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선취업 후진학’에 대해 고민했어요. 전문 지식을 쌓기엔 단순 취업만으론 부족하니까요. 특히 입사 후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고, 업무를 익히는 과정에서 학위의 필요성을 느끼게 됐어요. 이후 1년간 회사를 다니면서 팀장님과 팀원들의 양해를 구해서 후진학하게 됐죠.


Q.많은 후진학 전형 중 사이버대를 선택한 이유는?

처음엔 야간대와 사이버대를 놓고 고민했는데, 야간대는 평일 낮에도 수업을 들어야 하니까 사이버대를 선택하게 됐어요. 이후 세무와 회계를 동시에 배울 수 있는 고려사이버대에 입학했죠.


Q.학위 취득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수업 방식 외에 스케줄은 일반대학과 유사해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치르면 두 달간의 방학이 주어지고, 계절학기를 들을 수 있죠. 저는 부전공으로 정보관리보안과를 선택해서 3학년 때부터 전공과 부전공 수업을 함께 듣고 있어요.


Q.수업이 직무에 도움이 되는지?

직장에 다니면 한계에 부딪힐 때가 있는데, 후진학하면서 제 업무 분야에 대해 더 자세히 알게 됐어요. 예전엔 회사에서 회계전표 정리 같은 잡무를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는 재무제표나 손익계산서 업무도 처리하게 됐죠.


Q.일과 공부를 병행하는 데 어려움은 없나요?

수업은 온라인으로 진행하지만, 일부 시험의 경우 평일 저녁에 오프라인으로 치를 때가 있어요. 그때 급한 업무가 있거나 회식이 생기면 난감하죠. 하지만 저는 입학하기 전부터 팀원들과 상담을 했기 때문에 시험 치는 날엔 6시에 퇴근이 가능해요.


Q.학교에서 받고 있는 장학혜택이 있다면?

입학할 때 제출한 학업계획서와 면접 점수를 토대로 ‘입학·장학금 100% 지원’ 혜택을 4년간 받게 됐어요. 제가 입학할 당시만 해도 ‘선취업 후진학’ 제도가 활발하게 이뤄졌던 시기였거든요.


Q.앞으로의 계획은요?

2015학년도부터 학칙 개정으로 졸업 이수학점이 132학점으로 줄었어요. 현재 조기졸업을 노리고 있는 상태라 야간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고 있어요. 한 가지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후진학을 선택하면 다양한 가능성을 열리니까 결정에 망설이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또 학벌에 대한 타이틀을 버리고, 공부에 대한 환경이 우선되는 학교를 선택하면 더 좋겠죠.(웃음)


글 박유진 황미례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