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2차는 카페잖아~”

기왕 가는 카페 ‘청년 사장님’ 만나러 가자!


‘친구와 밥을 먹었다, 그 후에는?’ ‘애인과 산책을 간다, 한 손에는?’ 커지는 수요만큼 음료 시장에 뛰어드는 사장님들도 늘고 있다. 그중에도 나름의 스토리와 전략으로 젊은 감성을 공략하는 청년 사장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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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원동의 따뜻한 카페 ‘킵 커피(KEEP COFFEE)’>


사장님의 앳된 외모를 보고 바로 채택. ‘어떻게 저렇게 어린 나이에 가게를 차렸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하는 강진용(27) 씨의 창업 스토리는 전역 때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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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중퇴에 이어 전역 후 본격적인 길을 찾는 과정에서 커피를 배웠다. 4~5년 정도 일을 하며 커피의 매력에 빠졌지만 좋지 않은 재료를 사용하거나, 개인적 기준으로 맛이 없는 음료도 만들어야 한다는 아이러니함이 그를 괴롭혔다. 그래서 강 씨는 아예 가게를 차려버렸다.


본격적인 창업 전,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루 두 건씩 일을 했다. 적게는 14시간에서 많게는 16시간도 뛰었다. 더 나은 인테리어를 위해 다시 사이버대학교 디자인과에도 진학했다.


그의 가게에는 보통 회사 밀집 지역에서 느끼기 힘든 것들이 있다. 저렴한 스페셜티 커피와 메뉴를 직접 서빙해 제공하는 친절함 그리고 커피를 좋아하는 가정집 그 자체를 녹인 따뜻한 인테리어다.


“사장보다는 바리스타이고 싶습니다. 아직도 ‘진짜 장사 못하는 사장’ 같은 느낌이거든요. 힘든 만큼 재미도 많습니다. 매일 고진감래를 되새기며 열심히 커피를 만드는 중입니다.”



* 매장 특징 : ‘커피는 쓰고 탄 맛만 난다’는 대중에게 더 나은 커피를 소개하고 싶었다. 모토는 ‘회사원에게 스페셜티(Specialty) 커피를 저렴하게 팔자’는 것.

* 힘들었던 점 : 비용. 영업이 어려울 걸 알면서도 비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목이 좋지 않은 곳에 들어가야 했다. 인테리어도 직접 목수부터 페인트공까지 지인을 통해 섭외했다. 기계도 에스프레소머신 말고는 모두 중고로 구입했다.

* 현재 영업상황은? : 일 150여명 방문.

* 매장 위치 : 서초구 강남대로97길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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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몰에 이어 모교에 매장 오픈 ‘밀리언 커피(millioncoffee)’>


대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인터넷 구매사이트에서 건전지와 자동차 용품을 판 것이 임수환(33) 씨의 첫 사업이었다. 2학년 1학기, 휴학 후 13년 만에 다시 돌아온 모교가 마침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되면서 그에게 큰 힘이 됐다.


‘커피의 고급화와 대중화에 맞춰 수익을 창출한다’는 사업 아이템으로 지원금도 받았다. ‘커피의 다양한 분야를 다루는 커피 기업’이라는 목표로 쇼핑몰을 본격 창업 한 뒤 2개월 만에 시제품도 생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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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후에는 국내에서 가장 큰 커피 행사인 ‘코엑스 카페쇼’에 참여해 인지도를 높였다. 이를 바탕으로 쇼핑몰과 블로그, 각종 SNS를 오픈했고 현재까지 다양한 관련 사업에 참여해 영향력을 넓혀나가고 있다. 임 씨는 2003년 옥션 대학생 판매왕, 단국대학교 학생창업자 대표라는 타이틀로 후배들에게 창업에 대해 조언도 하고 있다.



* 매장 특징 : 확연한 맛의 차이와 독창적인 디자인. 로스팅에서 커피추출에 이르기까지 커피의 온도, 무게, 시간을 디지털화 해 매번 최상의 맛과 품질을 내기 위해 노력한다. 곧 로운 커피 추출도구 및 로스팅 기기도 개발·생산할 예정.

* 힘들었던 점 : 많은 일을 혼자 해야 하는 과다한 업무량. 자신과의 싸움에서 긍정적인 사고를 만드는 게 가장 어렵다.

* 현재 영업상황은? : 흑자운영. 매출 1억8천만 원(2015년 예상).

* 매장 위치 :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죽전로 152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서관 21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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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러가는 카페 ‘플레이그라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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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이 회사에 취직하는 모습을 보고 덩달아 시작한 회사생활이 단조롭다고 느낀 전종균(28) 씨. 돌파구로 찾은 동호회에서 우연히 듣게 된 “창업을 원하는 사람은 많지만 용기가 없어서 도전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말에 급 유턴, 생각을 행동으로 옮겼다.


경험을 쌓기 위해 카페에서 한참 어린 아르바이트생에게 혼나가며 일을 배웠다. 자본금도 문제였다. 청년창업지원금과 소상공인지원금으로 저금리로 충당했다. 아직 한참 모자랐지만 반대로 생각했다. 우선 인테리어·상권·장비·가구·유통 등 제반사항을 갖춰놓고 투자자를 찾았다.


“동료 사업자들에게 ‘빨리 뛰어들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나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것이 좋습니다. 누구나 생각은 합니다. 다만 실천하지 않을 뿐. 도전하지 않으면서 성공을 바라는 것은 사치입니다.”



* 매장 특징 : 개인 카페이기에 가능한 여러 이벤트를 유치. 그의 카페에서는 매달 플리마켓이 열려 동네사람들이 직접 판매자로 나선다. 라이브 카페에서 단골이 공연도 한다.

* 힘들었던 점 : 경험과 비용. 직접 일을 해봐야 나중에 함께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르바이트부터 시작.

* 현재 영업상황은? : 일 100~150명 방문.

* 매장 위치 : 서울 성동구 무학봉28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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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청년의 카페는 인구가 2만 명 정도밖에 안 되는 작은 시골마을에 있다. 그의 고향이기도 한 이곳은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작지만 아름답다. 핸드드립 커피를 사랑하는 사장님 김현두(32) 씨는 요즘 시골 주민들을 위해 향긋한 자몽차와 레몬차도 열심히 담그는 중.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커피트럭과 함께 카페여행을 떠난 게 시작이었다. 한 통신사의 광고모델로도 출연했다. 여행에서 만난 카페 사장님들과의 즐거웠던 대화가 힘이 돼 지난 9월, 그는 드디어 잠시 차에서 내려와 한 곳에 정착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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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손으로 만들어 낸 소중한 공간에서 좋아하는 사람들과 멋대로 살아갈 수 있어 즐겁습니다. 만족하는 것에 행복이 있다고 믿기에 저는 지금 매우 행복합니다.”



* 매장 특징 : ‘내 고향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머물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자’는 마음으로 시작. 사람을 만나기 위해 가게 문을 자주 닫는다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 힘들었던 점 : 비용. 페이스북을 통해 지원금을 공개 요청했고 2주 동안 500만원이 모였다. 공사가 한창인 한여름엔 40명이 넘는 친구들이 일손을 도왔다.

* 현재 영업상황은? : 사랑하는 여자친구와 밥 한 끼,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기에 충분.

* 매장 위치 : 전라북도 진안군 진안읍 당산길 26-2.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