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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만원으로 바다보고, 나라 사랑하고, 경마 베팅도 해보자.

3만원으로 떠나는 당일치기 여행

<캠퍼스 잡앤조이>에서 연재중인 “3만원으로 떠나는 당일치기 여행” 두 번째 시리즈는 지하철 4호선 테마 관광이다.

서울· 수도권 지하철 노선도를 보면 4호선은 노원구 상계동 당고개역에서 출발 해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오이도역에서 끝난다.

동작역과 총신대입구(이수역) 사이를 지날 때는 한강을 감상 할 수 있다. 4호선은 ‘여대’를 가장 많이 지나가는 역으로도 유명하다. 지하철 편이 마땅치 않는 덕성여대는 4호선 수유역에서 버스를 탁 들어가면 용이하다. 성신여대와 숙명여대는 아예 학교 이름의 지하철역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번 회에 소개할 곳은 여대 캠퍼스가 아닌 4호선의 종착역 오이도다. 흔히 서울에서 가장 빨리 바다를 볼 수 있는 곳 하면 인천의 연안부두나 월미도, 송도 등을 떠올리기 쉬운데 4호선을 이용한다면 서울에서 출발해 2시간 이내의 거리에 있는 오이도에서 서해 바다를 감상할 수 있다.

4호선의 중간인 이촌역에서 만나 오이도에서 돌아오면서 경마공원이나 서울대공원을 경유해 삼각지역 전쟁기념관에서 일정을 마무리 짓는 3만원 투어 코스를 이제부터 떠나보자.

이촌역은 중앙선과 4호선이 만나는 환승역에서 약속장소로 잡기 좋다. 이촌역에서 오이도역까지는 27개 구간이며, 대학생들이 많이 쓰는 지하철 앱 ‘하철이’ 기준으로 약 69분이 소요된다. 오전 10시에 만나면 11시 10분에 오이도역에 도착하는 셈이다. 오이도역에서 오이도까지는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30-2번을 타면 넉넉잡고 40분이면 도착한다.

오이도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 됐다. 환승 할인 혜택을 받는다손 치더라도 왕복 교통비를 감안하면 1만원 지출은 감내해야 한다. 따라서 남은 돈은 2만 원 가량. 마음 같아서는 조개구이나 대하구이를 추천하고 싶지만 빠듯한 예산에 다음 일정도 있으므로 바지락 칼국수를 추천한다. 바지락 칼국수는 6000원 선인데 조금 사치를 부리자면 1만 원 가량으로 가격이 형성돼 있는 해물 칼국수를 먹어보자.


3만원으로 떠나는 당일치기 여행


오이도는 구조가 단순하다. 선착장 옆으로 방파제 형태의 둑을 따라 산책로가 마련돼 있다. 향후 시간과 예산이 많을 때는 조개구이에 반주를 곁들이는 것도 좋다. 낙조를 배경 삼아 마시는 소주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강렬한 추억을 선사해 준다.

계절과 물때를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다. 서해바다는 간조 때와 만조 때의 풍경 차이가 확연하기 때문이다. 날짜에 따라 간만의 차가 다르니 이점도 유의해야 한다. 보통 서해바다의 물이 들고 나는 양은 달이 차고 기우는 것에 영행을 많이 받는다. 대략 양력으로 매월 7~8월경이 물이 좀 많은 시기이다. 들고 나는 물의 높이를 ‘물매’라고 하는데 낚시 사이트 등을 탐색해 보면 대략 파악이 가능하다.

오이도에서 충분히 바다를 즐겼다면 약 오후 3시쯤 다시 서울로 돌아가면 된다. 돌아가는 길에는 경마공원, 요즘 부르는 말론 ‘렛츠런 파크’가 있다. 4호선 경마공원 역에서 내리면 된다. 경마 공원은 ‘인증샷’을 찍기 좋은 곳이다. 입장료는 경주가 있는 날은 2000원. 없는 날은 무료다. 경마공원 초입에는 유니콘 동상이 있다. 72승을 한 전설적인 말이 기수의 꿈에 유니콘이 돼서 나타난 것을 기념해 만들었다는데, 이 유니콘 상의 금색 뿔을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전해져 온다. 취업에 목마른 취준생들은 한번 운을 맡겨봄직 하다.

경주가 있는 날이면 경험삼아 경마를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말들이 질주하는 모습이 생각보다 장관이다. 단, 경주 시간 등은 미리 확인해야 한다. 마권을 굳이 사지 않아도 되지만 한번 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금액을 천 원 대로 정해놓고 베팅하는 것이 좋다. 굳이 베팅을 할 것이라면 ‘과유불급’이라는 격언을 항상 염두에 두자.

시간이 남는다면 경마공원 인근 국립현대 미술관이나 서울대공원을 찾는 것도 추천 할만하다. 하지만 놀이공원에 가기에는 3만원이라는 예산이 부족 할 수 있으니 예산 전략을 잘 짜야 한다. 경마공원에서 바로 서울로 출발 한다면 아직도 1만 원 정도가 남았을 것이다.

이제 삼각지역에 있는 전쟁기념관으로 향하자. 전쟁기념관은 일부 특별 전시 외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원래 18시에 문을 닫지만 매월 마지막 수요일은 야간 개장을 해서 20시까지 연다.

6.25 전쟁 관련 전시품 뿐 아니라 2차 연평해전에서 활약한 참수리 357정까지 볼 수 있다. 입장은 공짜인데 의외로 보고 느낄 것이 많아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 중 하나다.

4호선 오이도 여행 패키지에서 경마공원을 생략하고, ‘호국보훈’ 콘셉트로 가고 싶다면 동작역에 있는 국립 현충원과 전쟁기념관을 함께 둘러보는 것도 좋다. 이 외에도 4호선은 인기 MT장소인 우이동으로 가기 위한 관문인 수유역을 비롯해, 대학로가 있는 혜화역, 쇼핑의 천국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등 놀거리, 먹거리, 볼거리가 넘쳐난다.

‘3만원으로 떠나는 당일치기 여행’ 다음회도 기대해 보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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