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전공 “꼭 필요할까?”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복수전공의 모든 것


복수(부)전공의 유혹(?)이 찾아오는 순간은 꽤 많다. 다양한 전공자를 만나는 교양시간, 점수에 맞춰 입학하느라 포기했던 꿈이 떠오를 때 등등…. 하지만 이 선택이 정말 내 미래에 도움이 될지 또 늘어나는 이수학점 수를 감당할 수는 있을지 고민도 된다. 고민에 빠진 학생들을 위해 잡앤조이가 대신 알아봤다.



“복수전공 꼭 해야할까?”기업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복수전공의 모든 것

대학 수업모습. 사진=한국경제DB



STEP 1. 복수전공은 필요할까?


“복수전공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는 질문에 전문가들이 내놓은 답은 대부분 ‘그렇다’였다. 이유도 비슷했다. 졸업 후 본격적인 진로를 찾을 때 전공보다는 지원 직무에 관한 역량이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업은 전공이 아닌 직무로 일하는 곳입니다. 특히 최근 NCS기반 채용이 확대되고 있는데 NCS가 바로 직무역량을 중요시 하는 평가방식이잖아요. 대학 때 직무관련 과목을 얼마나 들었는지를 적도록 하면서 관련 경험을 요구하고 있죠.” 수십 년 간 대기업 인사담당자로 근무했던 이력을 살려 현재 중앙대 인력개발원의 원장을 맡고 있는 박원용 원장의 설명이다.


SPC그룹, 넥슨 등에서 인사업무를 했던 이영민 현 와이엠컨설팅 대표이사는 “게임이나 IT회사의 인사팀 부서도 최근 컴퓨터공학 등 이공계 출신을 선호하고 있다”며 “전공과 크게 관련 없는 직무는 누구나 지원해도 괜찮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기업의 의견도 다르지 않다. 심화전공 보다는 복수전공을 추천한다는 것. 현대제철의 채용 담당자는 “심화 전공은 대학교에 따라 없는 곳도 있기 때문에 입사 시 반영하지 않는 곳도 있다”며 “또 입사하면 깊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만큼 넓게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최인기 동아쏘시오홀딩스 인사기획팀 과장은 “한 가지 전공을 가진 학생보다 두 가지를 두 배의 노력을 들여 배웠다는 것은 분명 플러스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희석 서강대 취업지원팀 부장도 “복수전공을 하면 꼭 취업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역량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이라고 설명했다.


STEP 2. 복수전공, 어떤 방법으로 할까?


이렇듯 전문가 대다수는 복수전공에 대해 긍정적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하는 게 가장 도움 될까?


“복수전공은 부전공에 비해 전공필수과목 등 필요 이수 학점 수가 많기 때문에 목적을 정해서 선택해야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학문적 목적이라면 컨버전스(두 전공을 통합)했을 때 응용할 수 있는 대학원 관련학과가 있는지, 커리어를 어떻게 쌓아갈 수 있는지 전공교수와 상담한 후 결정해야 합니다. 취업이 목적이라면 다중전공으로 선택하는 과가 기업체에서 채용하는 직군의 전공인지 살펴봐야하죠. 이 경우 인문계 학생들은 막연히 경영학 보다는 산업공학, 통계학과 같은 과목이 경쟁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공계의 경우, 인문계 전공을 다중 전공할 수 있지만, 컴퓨터공학과와 전기전자공학과를 다중전공 해 전공을 세부화시킴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죠. 이 경우 최근 수요가 많은 무선 네트워크 관련기업 지원 시에도 유리해집니다.” 양광모 경희대 취업스쿨 겸임교수의 조언이다.



“복수전공 꼭 해야할까?”기업 인사담당자가 말하는 복수전공의 모든 것

대학 수업모습. 사진=한국경제DB



상대적으로 복수전공을 많이 하는 인문계열의 경우 다양한 폭으로 생각해보는 것도 좋다. 유희석 부장은 “만약 인문계열 전공자인데 홍보나 디자인관련 업무를 하고 싶다면 컴퓨터공학을 추가로 배워 관련 기술을 미리 익힐 수도 있을 것”이라며 “그런 취지로 현재 자율설계전공을 운영해 학생들이 원하는 직무를 중심으로 자유롭게 전공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우식 커리어웨이 대표는 “한 가지 직무만을 생각하지 말고 기업도 여러 개 선정해서 그 기업의 직무에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분석해보라”며 “기업마다 직무별 필요 역량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기업 분석을 같이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주전공과 연관 지어 선택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최인기 과장은 “경영학 전공에 부전공으로 회계학을 공부한다면 경영기획 또는 지원부서에서 눈여겨볼 것”이라며 “이공계생이 부전공으로 경영을 공부해 연구 또는 개발직무에 지원할 경우, 입사 뒤 경영을 공부할 수 있는 길은 많지만 반대의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에 역시 도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수전공을 상대적으로 선호하는 인문계열을 향한 조언도 있었다. 현대제철 채용담당자는 “인문학을 전공한 뒤 상경계열 복수전공을 통해 입사한 사례가 있다”며 “비즈니스에 대한 기본이해를 바탕으로 자신의 주전공과 접목시킬 기회가 있다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원용 중앙대 인력개발원장도 “인문계의 경우 순수인문학이 아닌 마케팅, 경영 등 다른 분야에 도전하고 싶다면 컴퓨터공학을 추가로 배워 관련 기술을 미리 익힐 수 있다”고 말했다.


STEP 3. 꼭 기억해야 할 주의사항은?


복수전공 선택 전, 꼭 유념해야 할 주의사항에 대해서는 모두 ‘목표를 확실히 하라’고 입을 모은다. 유희석 부장은 “‘다들 하니 한다’는 식으로 시류에 편승한 채 큰 목적 없이 하는 것은 찬성하지 않는다.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완 아이진로 대표도 “단순히 취업이 잘될 것 같아서 한다는 게 아닌 실제 지원하고 싶은 분야에 맞춰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 채용담당자 역시 “자신의 적성과 흥미를 고려해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관련 업무에 흥미가 없는데 취업을 위해 억지로 선택한다면 취업 이후에 직무가 적성에 맞지 않아 힘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


최인기 동아쏘시오홀딩스 인사기획팀 과장은 복수전공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와 지원 분야에 대한 동기가 뚜렷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 과장은 학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아무리 도움 되는 전공을 추가로 선택했어도 학점이 평균이상이어야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할 수 있다”며 “평균이하의 학점이라면 한 가지를 공부한 것만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복수전공을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말말말

- 기업은 전공이 아닌 직무로 일하는 곳. 직무 역량을 쌓는 차원에서 복수전공은 긍정적.

- 신입 채용 때 심화전공 여부를 반영하지 않는 기업도 많다. 입사하면 깊게 보다 넓게 아는 게 더 중요하다.

- 인문계열은 선택의 폭을 조금 더 다양하게 해도 좋다.

- 주전공과 어느 정도 연관 있는 전공을 선택하라.

- 학점은 평균 이상으로 유지하라. 그래야 복수전공을 한 보람이 있다.

- 경영학 주전공에 회계학을 추가로 공부한다면 경영지원부서 입사에 유리할 수 있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