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직장인들이 가장 바라는 것, 바로 ‘일과 삶의 균형’. 전제조건은 풍족한 삶을 누릴 만큼의 연봉, 자유로운 연차 사용과 별도의 휴가 지원, 직원 중심의 복지제도 등이다. 꿈속의 직장이라고? 구글코리아·한국IBM·로레알코리아 등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에서는 이 모든 게 가능하다.


“연봉 때문에 직원 놓친 적 없다!” 외국계기업 속속들이 알아보기

구글 코리아. 사진=한국경제DB


천장에는 클럽을 연상케 하는 화려한 미러볼, 책상 옆에는 드럼과 기타. 팀별 콘셉트에 맞게 꾸민 사무실에서 모닝커피 한 잔. 점심은 일류 셰프의 음식을 입맛대로 골라 담아 즐기고, 식곤증을 참을 수 없다면 낮잠 캡슐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동료들과 볼링 한 게임. 뻐근한 어깨는 전문 마사지사의 손길에 맡기고, 댄스 스튜디오에서 신명나는 춤 한 판. 애견동물센터에 맡겨둔 애견과 함께 즐거운 퇴근. 놀이터·직장 분간이 가지 않는 ‘코리아 구글러’의 일상이다.

레스토랑, 간식이 제공되는 미니 주방, 25개의 카페, 세탁소, 마사지룸, 축구장·야구장·테니스코트·하키장·볼링장 등 운동시설, 댄스 스튜디오, 탁아소, 애완동물센터, 낮잠 캡슐, 구글의 주요 복지시설이다. 여기에 해외근무 기회까지 주어진다. 이 정도 근무 조건이라면 ‘연봉에 상관없이 당장 입사하겠다’는 청년들이 줄을 설 게 분명하다. 그런데 연봉 또한 업계 최고다. 구글은 직원들의 연봉을 철저히 비밀에 부쳐 정확한 수준을 알 수 없으나 구글코리아 관계자에 의하면 ‘연봉 때문에 인재를 놓친 적은 없다’고 하니 가히 ‘꿈의 직장’이라고 부를 만하다.


외국계기업에 열광하는 이유? ‘복지’


<입사하고 싶은 외국계기업 Best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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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봉 단위: 만원

*연봉 정보: 채용 전문 사이트 및 어플 공개 연봉 추정치(실제 연봉은 다를 수 있음)

<캠퍼스 잡앤조이>가 지난해 1월 20~30대 구직자 3340명(취업준비생 999명, 대학생 425명, 직장인 1916명)을 대상으로 외국계기업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기회가 주어진다면 입사하고 싶은 외국계기업’에 구글코리아·유한킴벌리·애플코리아·한국3M·BMW그룹코리아 등 내로라하는 다국적기업이 뽑혔다.


외국계기업이 취업준비생들의 ‘워너비’ 입사 목록에서 빠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복지 제도’ 때문. 3340명의 응답자 중 40.2%가 ‘복지제도’를 외국계기업의 장점으로 꼽았다. 이어 ‘서구식 기업문화’(22.7%) ‘연봉(능력에 따른 보상)’(13.8%) ‘해외근무 기회’(10.2%) ‘기업 인지도(브랜드 가치)’(9.1%)를 선택했다. ‘입이 쩍’ 벌어지는 복지에 직원 중심의 열린 기업문화, 세계 각지에 퍼져 있는 해외 지사 근무 기회에 높은 연봉까지 보장되니 외국계기업은 청년들이 선망하는 완벽한 직장의 모습이라는 평가다.

청년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외국계기업들은 직원들의 건강증진·취미활동·재충전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사내에 각종 음식·놀이·휴식시설 운영은 기본, 직원들의 가정으로까지 복지를 확대해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양립을 돕는다.


유한 킴벌리 대치동 본사 스마트워크 시스템
/김병언 기자 misaeon@ 20110919..
유한 킴벌리 대치동 본사 스마트워크 시스템 /김병언 기자 misaeon@ 20110919..

유한킴벌리 스마트워크 시스템. 사진=한국경제DB


가족친화·여성친화 경영으로 익숙한 유한킴벌리의 이직률은 2% 미만. 외환위기 때 직원을 단 한명도 해고하지 않은 유한킴벌리의 ‘직원 중심’ 경영방침은 복지정책에도 반영돼 있다. 자율출퇴근·원격근무·재택근무 등 탄력적 근무제도를 비롯해 아버지학교·신혼부부학교, 그리고 모성보호공간 운영 등 직원들의 윤택한 삶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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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로레알코리아를 방문한 대학생 기자단 김경민(경기대 무역 3) 이세진(한국외대 국제경영 4) 학생이 임직원을 위한 사내 화장품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서범세 기자


화장품 전문기업 로레알코리아도 여성이 일하기 좋은 대표 기업으로 손꼽힌다. 남녀차별 없는 공정한 근무와 승진제도, 여성을 배려한 복지제도 덕분에 과장급 이상 여성사원 비율이 65%를 넘는다.(2010년 기준) 출산비 지원·임산부 특별수당·배우자 출산비를 지급한다. 출산휴가와 육아휴직·불임직원의 임신을 돕는 무급휴직·생리휴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해외근무를 장려하는 것도 주요 복지.


한국쓰리엠(3M)은 직원과 소통을 중시한다. 2년에 한 번씩 전 직원에게 경영 전반에 대해 의견을 묻고 이를 회사 운영에 반영한다. 즐거운 회사생활을 위한 ‘펀펀 프로그램’은 직원들이 낸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제도. 추첨을 통해 가족 해외여행을 보내주는 ‘펀펀 패밀리 트립’, 부서별로 기획한 이벤트를 지원하는 ‘해피 타임 해피 플레이스’ 등 창의적 복지 프로그램이 있다. 본사 및 전 세계 지사 근무 기회도 제공한다.


각 기업의 문화가 담긴 복지제도뿐 아니라 연봉은 기업 선택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외국계기업들의 연봉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직자와 과거 재직했던 직원들이 공개한 연봉을 추정하면 상여금이나 복리후생비를 제외하고 평균 5000만~6000만 원 수준이다.


직무 설정하고 ‘나만의 답변’ 준비하면 나도 ‘구글러’

누구나 입사를 원하지만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외국계기업. 외국계기업 입사를 꿈꾸는 이들이 입사에 가장 필요하다고 여기는 조건은 ‘어학 능력’으로, 동시에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 지난해 1월 본지가 시행한 외국계기업 관련 설문조사 결과 ‘외국계기업 입사를 위해 필요한 조건’으로 ‘어학 능력(58.9%)’을 뽑은 응답자가 압도적으로 높았고, ‘관련 분야 직무 경험’(27.1%) ‘해외생활(학업·직장) 경험’(4.3%)이 뒤를 이었다.


외국계기업 제대로 알고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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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무 설정’부터 하라

2. 항상 전투태세… 수시채용 노려라

3. 면접 비중 상당히 ‘높음’… 주로 ‘인성면접’

4. 회사가 ‘원하는’ 영어 답변 준비하자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다. 외국계기업은 공개채용보다 수시채용의 비중이 큰 만큼 수시로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직무에 맞는 서류를 준비하면 ‘취업의 문’이 반 쯤 열린 셈. 외국계기업 입사를 목표로 한다면 직무 설정을 한 뒤 국문·영문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준비하자. 서론·본론·결론에 걸쳐 지원 이유와 직무에 적합한 인재임을 어필하는 것이 관건. 직무 역량을 강조하되 채용공고의 직무분석표에 나오는 자격조건에 자신이 얼마나 부합하는지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설득해야 한다.


외국계기업은 정규직 빈자리가 생겼을 때 내부 채용을 거쳐 계약직을 정규직화하거나 기존 사원들의 추천을 통해 채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무작정 공채만 기다리기보다 인턴·신입·계약직 등 가리지 말고 수시채용의 기회를 노리자.


1차 관문을 넘으면 면접이 기다린다. 국내 대기업은 서류 접수 후 발표까지 평균 2주 정도 소요되지만 외국계기업은 수시채용일 경우 보통 3~4일 내에 서류 합격자 발표와 면접 일정이 정해진다. 면접은 한 번만 치르는 경우가 많아 면접의 비중이 크다. 외국계기업의 모든 면접은 인성면접에 기반한다.


면접관은 1~2명으로, 한 번 면접에서 탈락하면 담당자가 이를 대부분 기억해 재지원 시 합격 가능성이 희박하다. 면접은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까지 이어진다. 답변할 때는 자신의 논리를 내세워 차별화해야 한다. 만약 단점을 묻는다면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과 구체적 사례를 언급해야 한다. 국내기업이 ‘단점이 무엇이냐’고 질문하는 반면, 외국계기업은 ‘단점 3가지를 들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답하라’는 식이다.


외국계기업도 보통 한국인이 면접관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영어로 답해야 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임원진이 외국이면 우리말과 영어 답변을 모두 철저하게 준비할 것.


장구슬 기자 guseul@hankyung.com
도움말 이하영 YBM CLASS 취업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