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직은 한<->영 번역 필기시험
면접 때도 영어회화 출제

카타르항공·에미레이트항공 등… 외항사 채용은 면접도 영어로

카타르항공 객실승무원들. 사진=한국경제DB



승무원 지망생을 위한 빈 자리가 속속 열리고 있다. 올 초 국내 대형 항공사가 상반기 공채를 통해 한 차례 대규모 신규인력을 선발한 데 이어 외항사들도 수시로 채용공고를 열고 한국인 승무원을 뽑고 있다.

지난 3~4월에도 일본 피치항공, 싱가폴 스쿳항공, 카타르 국영 국제항공사인 카타르항공 등이 지상직 혹은 객실승무원을 채용했다.

카타르항공 등 일부 외항사는 국내 해외취업박람회를 통해 인력을 충원하기도 한다. 윤아선 한국산업인력공단 해외취업국 취업기획팀 차장은 “국내에 항공사 승무원을 희망하는 구직자가 많고 카타르는 한국인 승무원을 선호하기 때문에 서로의 니즈가 잘 맞은 것 같다”며 “카타르 여성들의 사회진출에 제약이 큰데다 한국 여성의 흰 피부가 현지에서 큰 장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외항사 채용은 주로 한국지점의 담당자가 도맡는다. 한국에 지점이 없을 경우에는 외항사는 GSA(General Sales Agent·한국총판대리점)라고 부르는 지점 형태의 소규모 회사와 얼마간 계약을 맺고 한국 내의 모든 업무를 일임한다. 국내 이러한 외항사 GSA는 약 50~60개 정도다.


외항사는 수시 채용… 많게는 1회당 20여명


항공사 채용의 경우 크게 지상직과 승무원으로 나뉜다. 국내 항공사는 지상직과 승무원 모두 상·하반기 혹은 여기에 중반기까지 추가돼 정해진 시기에 채용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외항사는 사세확장, 결원충원 등에 따라 수시로 채용한다. 채용 규모 역시 국내항공사가 연간 수백 명 단위로 채용하는 것에 비해 매 번 한 자릿수에서 많으면 20여명을 뽑는다.


복리후생은 항공사마다 차이가 있다. 지상직의 경우 GSA 소속과 지사(Branch) 소속으로 나뉘며 GSA 소속으로 입사할 경우 복리후생은 본사와 다르게 적용된다. 다만 무료 또는 할인 항공권 등의 혜택은 받을 수 있다. 그 외 4대보험, 보너스, 직원 대출제도 등 일반 복리후생이 추가된다.


* 지상직 채용절차

외항사 지상직 채용절차는 대개 서류전형-1차 실무자면접-2차 임원면접 순이며 항공사에 따라 중간에 필기시험을 진행하는 곳도 있다. 필기시험은 한국어 단어->영어 단어 바꾸기, 영어단어->한국어 단어 바꾸기, 영문기사->한국어로 번역하기, 한국어 기사->영작으로 구성돼 있다.


* 승무원 채용절차

승무원 채용 또한 지상직과 유사하다. 단 승무원의 경우 한국지점이 아닌 본사가 주관해 직접 선발한다. 따라서 한국지점 또한 그 채용 시기나 내용에 대해 사전에 알기란 쉽지 않다. 승무원은 특히 본사입장에서 외국인근로자로 분류돼 2년 정도의 계약기간을 맺고 근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인 외항사 승무원 채용절차는 서류전형-1차면접-에세이 또는 토론면접(주로 중동 항공사)-최종면접-신체검사 순이다.


도움말(코세아승무원학원)


영어회화실력 필수… 면접도 영어로


외항사 채용은 크게 인비테이션(invitation)과 오픈데이(open day) 두 가지로 나뉜다. 인비테이션은 인비라고도 불리며 말 그대로 면접에 초대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는 대개 본사나 한국지점이 중간 채용대행업체나 학원 등에 서류전형을 위탁한 뒤 이를 통해 추천받은 일부에게만 면접기회를 부여한다. 반대로 오픈데이는 우리나라의 공채와 마찬가지로 모든 지원자에게 서류부터 면접까지의 일체의 채용기회를 동등하게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외항사는 외국기업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영어회화실력이 필수다. 물론 평소에는 내국인을 상대하는 일이 대부분이지만 본사와의 소통이나 외국 승객의 편의를 위해서는 영어회화실력이 기본으로 있어야 한다. 서류전형에서 영어실력을 나타내기 위해 토익이나 영어성적을 제출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면접 역시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회화실력도 중요하다.


승무원은 비교적 전공에 자유로운 직업이기도 하다. 김형락 코세아승무원학원 팀장은 “특별히 우대하는 전공이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기본적인 영어실력을 갖추고 고객을 응대할 수 있는 서비스 마인드를 보유하고 있다면 충분히 입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외항사 연봉은? 중동항공사는 사택제공도


많은 외항사 예비승무원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주거문제. 항공사에 따라 현지 사택을 제공하는 곳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중동 항공의 경우 사택 등의 복지가 비교적 잘 돼 있다. 오히려 한국보다 더욱 좋은 시설의 주거지가 제공되는 경우도 많다.


단, 향수병이 생기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카타르항공에 재직 중인 승무원 한성원 씨(가명)는 “근무 중에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는 때는 목적지가 인천공항인 경우뿐”이라며 “그나마도 퀵턴(Quick Turn)이라 부르는 기내에 머물렀다 바로 출발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과의 만남이 금방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아 아쉽다”고 전했다.


특히 중동 항공사의 경우 종교도 큰 영향을 미친다. 기내에서 예배를 드리는 승객을 관리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또 육류가 포함돼 있는 기내식이나 음료 역시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


외항사의 연봉은 국내항공사와 비슷하거나 조금 많다. 특히 외항사는 중장거리 노선이 많아 국내항공사보다 비행수당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여기에 체재비와 주거비가 나오는 경우도 많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