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어쭙잖은 손가락때문에 힘들었던 사람이 너뿐인 것 같니?




[낭만팬더] 네 손가락을 자유케 하리라






초점을 잃은 눈빛,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 거칠게 다가와 부드럽게 쓰다듬는 그의 손길…. 모든 것이 로맨틱한 시간이었어. 내가 충분히 준비될 때까지 배려해주는 남자친구에게도 적잖이 감동했고. 그런데 조금씩 서로 가까이 사랑을 나눌 때쯤이었을까? 정신이 확 들었어. 그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무언가가 나를 채우는 느낌이 들었거든. 이질감도 들고. 처음에는 그 느낌이 야릇했는데, 시간이 지나니 아픈 듯하기도 하고 점점 내가 생각하던 ‘섹스’와 전혀 다른 느낌으로 변해갔어. 아마도 그건 그의 손이었던 것 같은데….



정답! ‘아마도 그건 그의 손’이다. 서로 입술을 맞댄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그리고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신체부위는 손밖에 없다. 그러니 밑에서 뭔가 꿈틀대는 낌새가 있다면 ‘손’일 확률이 높다.


손은 잘만 이용하면 차원이 다른 섹스를 할 수 있는 엄청난 도구다. 키스가 ‘최고’라고 생각하던 커플이 양손 자유이용권을 얻는 순간 여기저기서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황홀경을 느낄 수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자유이용권을 얻은 양손은 어떻게 써야 할까? 여기저기를 만지고 쓰다듬는 것은 다 알 테니 패스. 서로 더욱 깊숙이 사랑하기에 손만한 것이 없다. 그녀의 소중한 곳을 쓰다듬던 남자의 손가락이 그녀를 채우는, 자연스러운 흐름 말이다. 이는 충분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서로 자극하는 과정이기에 ‘잘못된 행위’라고 할 수 없다.


하지만 아무리 자연스럽다고 할지라도 상체에만 머무를 줄 알았던 그의 손이 자신을 채우는 순간을 처음 경험한다면 기분 좋은 자극이라기보다 당혹감이 앞서게 마련이다. 때문에 손가락 삽입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에는 여유를 두고 천천히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혹감이 사라지고 정서적 문제가 해결됐다면, 다음은 위생 문제를 해결할 차례.

손가락을 질에 넣는 것이 잘못된 애무 방법은 아니지만,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길고 날카로운 손톱이 질 내에 상처를 낼 수 있고, 게다가 손을 깨끗이 씻지 않으면 감염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다.

입안에 혓바늘이나 상처가 있으면 물 마시는 것조차 고통스럽지 않던가! 여성의 질도 마찬가지다. 손을 깨끗이 씻고 손톱을 잘 다듬은 상태에서 애무하는 것이 기본 매너다.


또 한 가지 매너는 ‘제대로 알고 해야 한다’는 것.

무조건 문지르고 손가락만 위아래로 움직인다고 해서 그녀가 자극을 받는 것은 아니다. 잘못하면 오히려 고통을 느낄 뿐이다. 질 내부 점막에서 윤활액이 충분히 분비되도록 클리토리스(음핵)를 충분히 애무한 다음 손가락을 삽입하는 것이 기본 중의 기본. 윤활액이 없으면 마찰력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여성의 고통도 증가한다. 손가락 삽입 후에는 최대한 부드럽게 움직일 것!


야동에서 몹쓸 장면을 보고 쓸데없이 온 힘을 다해 무지막지하게 흔드는 경우가 있는데! 착각하지 말자. 아프고 짜증만 난다. 그렇게 해서 얻는 것은 ‘섹스금지령’밖에 없다.


그렇다고 부드러운 움직임으로 백년 만년 하는 것도 환영받지 못한다. 언제나 양보다 질이 중요하다.


그럼 여자는 가만히 누워서 그의 손가락질(?)을 평가만 하고 있을 텐가?

아프면 아프다, 좋으면 좋다고 확실히 표현하는 것이 여자의 미션이다.


그의 소중한 부분을 오지로 왕래하는 것은 추가 미션!


[낭만팬더] 네 손가락을 자유케 하리라
낭만팬더 친해지고 싶은 사람과는 야담부터 나눈다는 성진보주의자.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할 은밀한 고민을 의심 없이 털어놓아도 좋을 상대다. 단언컨대 공감능력 갑(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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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