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인적성검사 SK종합역량평가(SKCT) 응시생들이 19일 건국대학교에서 시험을 치른 뒤 고사장을 나오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20141019
SK그룹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인적성검사 SK종합역량평가(SKCT) 응시생들이 19일 건국대학교에서 시험을 치른 뒤 고사장을 나오고 있다. 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20141019

한 대기업의 인적성검사를 치른 구직자들이 시험이 끝난 후 고사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한경DB



지난 4월 한 달은 주요 대기업의 인적성검사 시즌이었다. 현대중공업(4일)을 시작으로 현대자동차(11일), 삼성(12일), LG(18일), CJ(19일), SK(26일) 등의 시험이 줄을 이었다.


하지만 정작 시험이 끝난 뒤에도 취업준비생들은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바로 합격자 발표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이다. 대개 결과는 시험 후 약 일주일 뒤에 공지되는데 이 결과를 기다리느라 취준생들은 잔뜩 마음을 졸여야 했다.


문제는 일부 기업의 경우 발표 일정을 공개하지 않다보니 응시생들이 결과를 기약 없이 기다려야 했다는 사실이다.


대표적인 곳이 삼성이다. 별도의 서류전형이 없는 이번 상반기까지 삼성은 지원자 모두에게 삼성직무적성검사(SSAT) 응시 기회를 주고 있는데 이 인원이 9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삼성은 SSAT 이후의 일정을 철통보안 속에 숨기고 있어 해마다 발표가 날 즈음이면 9만명에 달하는 응시생들이 수시로 삼성 채용사이트를 들락거리는 사태가 벌어지곤 했다.


취업 커뮤니티에도 발표를 기다리는 글이 하루에도 수십 건이 올라오고 응시생들은 저마다 '선배가 삼성 모 계열사 인사담당자인데...' '아는 지인에게 들은 바로는...'이라며 각자가 가진 나름의 정보를 공유한다.


채용사이트의 미묘한 변화도 이들에게는 가슴을 덜컹이게 하는 요소다. 안내 문구가 조금만 바뀌어도 '이제 발표할 때가 됐나보다' '곧 날 것 같다'라며 글을 올리고 또 여기에 대한 댓글도 수십 건이 달린다.


올 상반기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4월 12일 SSAT를 실시한 삼성은 약 열흘 뒤인 23일 오후 5시에 모든 계열사가 동시에 시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발표 당일까지도 '대외비'로 규정해 놓고 외부에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특히 삼성은 시험 운영이나 결과 취합 등을 모두 인력개발원에서 일괄적으로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각 계열사의 인사팀 역시 직전에서야 아는 경우가 많다.


반면 현대자동차와 롯데 등은 사전에 결과 발표일을 공개해 놓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채용공고를 띄우면서 H-BOOK이라는 안내 책자를 통해 대략적인 계획을 안내하고 있다. 롯데는 아예 채용브로셔에 발표 일정을 명시해놓고 있다. CJ도 인적성검사장에서 응시생들에게 날짜를 공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전히 기업들에게 발표 일정 공개일정을 확정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삼성의 경우 9~10만명이라는 응시생의 규모를 감안할 때 만약 일정이 사전 공지한 때와 달라질 경우 여파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해마다 채용시즌이 되면 기업의 채용 관련 키워드가 포털사이트 순위 상위권에 기록되는 등 취업이 사회적 이슈로 점쳐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이 같은 채용 제도부터 기업과 취업준비생 모두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