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 보다 어렵고 LG보단 쉬워"

"결시율 제로..지난해보다 어려워"


SK그룹의 종합역량테스트인 'SKCT(SK Competency Test)'가 26일 서울 화양동 건국대학교에서 치러졌다.


SK그룹은 지난 1978년 국내 기업 중 최초로 자체 인·적성 검사를 도입했다. 2013년부터 SKCT라는 명칭으로 전 계열사 공채에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이날 건국대에서는 SK하이닉스와 SK케미칼, SK C&C 신입·인턴 지원자를 비롯해 SK텔레콤, SK E&S, SK가스, SK플래닛, SK브로드밴드 인턴 지원자 등 8개 계열사 응시생 6천여 명이 시험을 치렀다.



4대그룹 상반기 마지막 '입사고시' SKCT 어떤 문제 나왔나?

SK그룹의 종합역량테스트 SKCT가 26일 서울 화양동 건국대에서 치러졌다. 건대 공학관A동 앞에서 SK하이닉스 지원자들이 고사장 위치 등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최은석 기자



응시생들은 오전 9시 10분까지 건국대 공학관 등 14개 건물의 계열사별 고사장에 각각 입실했다. 9시 30분부터 11시 20분까지 실행역량과 인지역량, 한국사영역 100문항을 풀었다. 이어 11시 40분부터 12시 40분까지 심층역량영역 360문항을 풀고 모든 시험을 마쳤다.


SKCT는 직무수행에 필요한 역량을 종합적 관점에서 측정한다. 실행역량과 인지역량, 심층역량, 한국사 등 네 가지 영역으로 구성된다.


실행역량(20분 30문항)에서는 응시자가 업무 중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지를 평가한다.


인지역량(75분 60문항)에서는 수리, 언어, 직무역량을 평가한다. 직무역량의 경우 지원직무에 따라 M타입(경영)과 P타입(생산), R타입(연구개발), SW타입(소프트웨어), C타입(건설)으로 세분화된 게 특징이다.


심층역량(50분 360문항)에서는 응시자의 성격과 가치관 등 인성을 측정하게 된다.


한국사(5분 10문항)의 경우 우리 역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을 평가하기 위해 지난해 상반기부터 도입했다.



4대그룹 상반기 마지막 '입사고시' SKCT 어떤 문제 나왔나?

SK그룹의 종합역량테스트 SKCT가 26일 서울 화양동 건국대에서 치러졌다. 건대 산학협동관에 마련된 SK텔레콤 고사장 입구 모습. 사진=최은석 기자



오후 1시 경이 되자 시험을 마친 응시생이 우르르 몰려나왔다.


응시생들이 느낀 결시율은 낮은 편이었다. SK하이닉스 R&D 부문 지원자 이 모(26) 씨는 "고사장별 결시율이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고 말했다.


응시생들은 전체적 난이도의 경우 LG그룹 인·적성검사보다 쉬었지만 삼성그룹 SSAT나 현대차그룹 HMAT보다는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전했다.


SK하이닉스 제조공정 부문에 지원한 이 모(27) 씨는 "인지역량 가운데 언어는 평이한 수준이었지만 수리영역에서 방정식을 세우는 부분 등이 특히 어려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응시생은 "직무역량 분야의 경우 특정 상황에 따른 직무 해결능력을 묻는 문항 위주로 구성돼 다소 생소했다"며 "시중 기출문제집으로 대비할 수 없는 부분이라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SK텔레콤 인턴 지원자 강 모(25) 씨는 "다른 기업 인·적성검사와 달리 컴퓨터용 사인펜 외에는 사용할 수 없어 검산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문제 푸는 시간이 다소 부족했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 R&D 부문 지원자 김 모(24) 씨는 "전체적 난이도가 지난해보다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한국사에서는 다산 정약용의 사상을 묻는 문제와 고려 시대 대몽 항쟁기에 삼별초가 마지막까지 항거한 곳을 묻는 문항이 출제됐다.


또 다섯 개의 지문 가운데 백제가 아닌 신라와 관련된 지문 하나를 고르는 문제가 나왔다.


대한민국 근현대사에 관한 문제도 있었다. 파독광부와 금 모으기 운동, 남북정상회담, 야간 통금시간 해제 등 다섯 개의 역사적 시점 가운데 네 번째 시점을 고르는 문항이 출제됐다.


한 응시생은 "한국사의 난이도는 무난한 수준이었지만 5분 안에 열 문제를 풀어야 해 시간이 부족했다"며 "마지막 두 문제는 손도 대지 못했다"고 말했다.


SK그룹은 향후 면접전형을 거쳐 6월 중 최종합격자를 가려낼 예정이다. SK그룹의 올 상반기 대졸 채용 규모는 신입·인턴을 통틀어 500여 명에 달할 전망이다.


한편 이날 SKCT를 끝으로 올해 상반기 4대 그룹의 이른바 '입사고시'가 모두 마무리됐다.


최은석 기자 choi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