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요? 아직은 연애보다 연기가 더 좋아요”

“대선배님들과의 연기, 솔직히 무섭긴 하지만 배우로선 좋은 기회죠”

“어렸을 때부터 여진구 형이 제 라이벌이었어요”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배우 채상우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국영수 역을 맡은 채상우. 이승재 기자 fotoleesj@hankyung.com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KBS2)’에서 일진한테서 괴롭힘을 당하는 왕따 고등학생 국영수 역을 맡은 배우 채상우.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앳된 모습으로 성인 연기자의 아역을 도맡아오던 상우 군이 어느덧 변성기 지난 목소리와 선 굵은 성인 연기자의 티가 조금씩 보이는 듯하다. 쌍꺼풀 없는 큰 눈망울이 매력적인 배우 채상우의 라이벌은 누굴까.


아역배우 중에서는 누구랑 친해요?

(오)재무랑 친해요. 부산에 살아서 자주 보진 못하지만, 어릴 적부터 오디션 장에서 많이 봐서 친해요.


데뷔는?

제가 5살 때 어머니랑 사진관에 갔는데, 그때 ‘예쁜 아기 콘테스트’라는 대회가 있었어요. 대회에 참가하면 사진을 무료로 준다고 하길래 사진 찍고 응모를 했어요.


근데 초등학교 4학년 때 그때 찍은 사진을 보고 에이전시에서 아역모델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연락이 왔어요. 제의를 받고나서 보조 출연도 하고 모델도 하다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맡은 시트콤 ‘볼수록 애교만점(MBC)’의 김준 역이 배우의 시작이었죠.


그동안 많은 작품에 출연했는데, 작품 선정은 어떻게 하나요?

저를 불러주시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감사하게 생각하는 스타일이라 요청이 들어오면 거의 다 하는 편이에요.(웃음) 가리지 않고 열심히 하는 편이지만, 달라진 점이 있다면 예전에는 부모님께서 시나리오를 보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지금은 선택권이 저한테로 넘어왔어요.(웃음)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배우 채상우

선호하는 캐릭터가 있어요?

음???, 그동안 안 해봤던 캐릭터요. 이번에 맡은 국영수 캐릭터(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도 왕따 역인데 그동안 안 해봤던 캐릭터라 하게 됐어요.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 대선배인 김혜자, 채시라, 도지원 배우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는 데 어렵진 않아요?

채시라 선배님은 예전에 인수대비에서 잠깐 호흡을 맞춘 적이 있어서 조금은 친근감이 있긴 한데, 다른 선배님들은 평생 한번 보기도 힘든 대선배들이라 솔직히 무서운 부분도 있어요. 근데 반대로 생각해보면 선배님들이 연기에 대한 조언을 해주시면 제가 발전하는 거니까 오히려 득이 되는 부분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촬영 현장이 굉장히 분주한데, 실제로 선배들이 연기 조언을 해 주나요?

리허설을 할 때나 NG가 났을 때 어떤 느낌으로 연기해야 하는지 많이 조언해 주세요. 예전에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SBS)’ 촬영 때 장혁 선배님 아역이었는데, 선배님이 촬영이 없는 날에도 현장에 오셔서 제 연기를 모니터링해 주셨어요. 너무 감사하죠.


그럼 제일 좋아하는 배우도?

당연히 장혁 선배님이죠.(웃음)


상우 군 이미지를 떠올리면 왠지 사극이 떠올라요.

예전에 사극이 한창 유행하던 시기가 있었잖아요. 그때 오디션을 많이 봐서 작품을 많이 한 것 같아요. 저도 사극을 많이 해서인지 더 편해요.


현대극과 사극의 차이점은?

현대극은 그냥 말하듯이 대사하면 돼요. 근데 사극은 사극 톤이 따로 있어요. 처음엔 사극 톤으로 연기하기가 굉장히 어려웠는데 아버지의 도움을 받았죠. 아버지께서 KBS 대하드라마를 한편도 빼놓지 않고 보신 열혈 팬이어서 사극 톤이나 사투리 연습에 꽤 도움이 됐어요.


고향이 철원이던데.

원래 부모님 두 분 다 학원 선생님이셨는데, 제가 배우를 하겠다고 결정하고 나서 중학교 2학년 때 서울로 이사를 오게 됐죠. 철원에 있는 친구들이 놀러오라고 해서 두 달 전에 다녀오기도 했어요.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배우 채상우

여자 친구 있어요?

연기하기 전에는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요. 친한 친구 6명이 있는데 걔네들은 다 (여친이) 있어요.(웃음)


친구들은 다 커플인데 연애하고 싶지 않아요?

아직은 별로예요. 제 친구들만 봐도 여자 친구랑 헤어지는 이유가 서로에게 소홀했기 때문이더라고요. 저는 지금 연애보다 연기가 더 좋은데 만약 누군가를 만나게 되면 소홀해질 거 같기도 하고???, 연애는 나중에 할래요.(웃음)


이상형은요?

키 작고 귀여운 스타일이요. 그리고 제가 활발해서 저를 확 잡아줄 수 있는 기 센 여자가 좋아요.


어릴 적부터 연기를 시작했잖아요. 배우라는 직업이 본인한테 잘 맞는 것 같아요?

원래 사람들 앞에 잘 나서는 스타일이라 연기하고 제 끼를 발산하는 게 재미있어요. 학교 축제 땐 제가 자청해서 진행을 본 적도 있어요. 저한테 딱 맞는 직업인 것 같아요.


이제 고2인데 학교생활은 어때요?

요즘엔 촬영이 많이 없어서 예전에 비해 학교는 자주 나가고 있어요. 1학년 땐 좀 까불었다면, 2학년 되고 나서는 공부만 하고 있죠.


성적은 어때요?

2~3등급 정도? 암기과목이 자신 있어요. 수학은 예전에 아버지께서 수학 선생님이어서 중학교 때 이미 고등학교 수학을 마스터했죠.


대학 진학은요?

내신이 잘 나오면 심리학과로 진학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되면 연극영화과도 생각하고 있어요. 근데 요즘 진로에 대한 고민이 좀 돼요. 만약 대학에 가서 굳이 배울게 없다면 대학은 안 갈 생각도 있어요.


앞으로 맡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냉혈한 캐릭터요. 웃음기가 없으면서 무서운 느낌의 캐릭터를 맡고 싶어요.


라이벌로 꼽는 배우는?

어렸을 때부터 여진구 형이 제 라이벌이었어요. 매일 오디션장에 가면 진구 형을 봤는데 형이 많이 캐스팅됐죠. 그 형을 보면서 ‘어떻게 하면 연기로 이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서로 윈윈하는 거죠.(웃음)


상우 군이 꼽는 배우 채상우의 매력은요?

음???, 활발하고 거리낌 없이 친할 수 있는 친화력인 것 같아요. 그리고 집중력이 좋아요. 촬영 현장에서 놀다가 바로 촬영에 들어가도 집중해서 한다는 소리를 종종 들었던 것 같아요.


연기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은데.

지금 제 나이가 성인연기를 하기도, 그렇다고 아역 캐릭터를 맡기도 조금 애매한 부분이 있어요. 그래서 작년에 1년 정도 휴식기를 가졌는데, 그때 문득 ‘난 연기해야 하는데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소속사가 없었는데, 부모님께 앞으로 배우로 살고 싶다고 말씀드렸더니 지금의 소속사에 들어갈 수 있었죠.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요?

사람들이 제 연기를 보고 감동 받았으면 좋겠어요. 유명하진 않아도 공감할 수 있는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의 계획은?

물불 안 가리고 무조건 열심히 할 겁니다. 지켜봐 주세요.


강홍민 기자 kh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