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틸 페이팔 창업주 “대체 인력 많은 곳에는 취업하지 말라”

지난 24일 서울 연세대 백양콘서트홀에서 피터틸(Peter Thiel) 페이팔 창업주가 ‘더 나은 미래, 제로투원이 돼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서울에서 한식당을 차렸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미 비슷한 곳이 넘쳐나는 서울에서는 곧 파산할 것이 분명합니다. 좋은 기업은 독점기업입니다. 구글이 설립될 당시만 해도 그의 인터넷 검색엔진에 필적할 기업은 없었습니다. 비록 당시에는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이러한 독창적 기술 덕에 구글이 세계 굴지의 기업으로 성장한 것입니다.”


지난 24일 오후 3시 경영대 100주년을 맞은 연세대 서울캠퍼스 백양콘서트홀에서 ‘더 나은 미래, 제로투원이 돼라!’는 주제의 피터 틸(Peter Thiel)특강이 열렸다.


피터 틸은 세계 최대 전자결재시스템회사 ‘페이팔(PayPal)’의 공동창업자이자 투자자로 최근 스탠퍼드대에서 스타트업에 관해 연 강의를 책으로 실은 ‘제로투원(ZERO to ONE)’ 출간해 이 책의 내용을 기반으로 한 투자비법을 전했다.



피터 틸 페이팔 창업주 “대체 인력 많은 곳에는 취업하지 말라”



830석 규모의 강연장을 마련했던 연세대는 2000명이 넘는 참가자가 몰리면서 300여석 규모의 대형 강의실을 3개 더 마련해 강연을 생중계했다. 24, 25일 이틀로 예정된 그의 강연 참석 예약은 2시간도 되지 않아 매진됐다.


피터 틸은 이번 강연의 주제이기도 한 ‘경쟁하지 말고 독점하라’는 조언을 취업에도 대입시켜 행사에 참석한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들에게 맞춤 조언을 남겼다.


그는 “매년 2만명이 영화배우가 되겠다고 LA로 이사를 온다. 모두 열정이 넘치지만 좋은 아이디어는 아니다. 그만큼 대체 가능한 사람이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라며 “취업 혹은 창업에 돌입하기 전, 해당 기업이나 사업의 아이템이 흔하지 않은 독점적인 것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성공적인 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해 달라는 질문에 “미래는 예측하는 게 아닌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방향을 먼저 정해놓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특강이 끝난 뒤에는 피터 틸 사인회도 열렸다. 행사장은 그의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줄로 가득했다. 참가자들은 현장에서 피터 틸의 저서인 ‘제로투원’을 직접 구매해 책에 사인을 받기도 했다.



피터 틸 페이팔 창업주 “대체 인력 많은 곳에는 취업하지 말라”



이번 특강에는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참석했다. 안 의원은 당초 강연 전 피터 틸과 개인적인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었지만 사정상 불발돼 강연을 듣는 것으로 대신해야 했다. 안 의원은 강연 소감에 대해 “창업 외에 취업에 있어서도 선택의 방향을 제시해 준 시간”이었다며 “이번 강연을 계기로 대학생들이 인생을 설계할 때 도전정신을 가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세대 특강에 이어 25일에는 서울 삼성동 서울컨벤션센터에서 대중을 대상으로 강연한다. 행사 당일 관객이 몰릴 것에 대비해 연세대에 이어 서울컨벤션센터 측도 강연장 외부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해 입장 못한 청중도 강연을 볼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