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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베네가 23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서류접수를 받고 신입사원을 공개채용한다.


모집부문은 해외사업/운영사업/설계감리사업/커피사업/메뉴기획개발/마케팅 등 총 6개다. 채용절차는 서류전형-인적성검사-면접전형 순이다. 4월10일 서류합격자 발표를 거쳐 4월 셋째주 인적성검사, 넷째주 면접전형 후 최종합격자를 선발한다.


이번 공개 채용은 일반전형과 특별전형을 분리해 열린 채용으로 진행한다. 특별전형은 카페베네 매장에서 아르바이트, 바리스타 등으로 6개월 이상 근무한 경험이 있는 직원이 지원할 수 있으며, 가맹점주의 추천서와 함께 제출하면 된다. 카페베네 청년봉사단 1~6기 수료자 역시 특별전형에 응시할 수 있으며 특별전형 접수자 전원은 서류전형 면제 혜택을 받는다.


카페베네 공채 3기 채용을 맞아 지난 2012년 공채 1기로 선발된 신입사원 3인의 합격스토리를 다시 싣는다.


"한숨 대신 함성으로! 포기 대신 죽기 살기로! 내가 바로 용감한 홍슬기, 저의 용감함을 보여드리죠! 저는 음식에 대한 열정 하나만으로 자격증 세 개, 각종 아르바이트와 공모전 그리고 해외인턴 등의 도전을 했습니다. 이 열정과 도전정신으로 카페베네에서 제 모든 매력을 보여 드리겠습니다!"


평소 진지한 성격의 홍슬기(숙명여대 식품영양학과 졸?26) 씨는 카페베네 임원들 앞에 서기 위해 어머니 앞에서 준비한 랩을 수십 번도 더 연습했다. 그 덕이었을까. 홍 씨는 면접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았고 질문도 집중됐다고 한다.


성재진(울산대 첨단소재공학부?32) 씨는 매장에서 근무했던 경험을 살려 특별 채용된 케이스다. 카페베네는 매장 정직원 6개월 이상, 아르바이트 1년 이상 경험자에 한해 따로 서류전형을 실시하는데 성 씨는 이 조건이 모자라 6개월을 꽉 채운 서류접수 마지막 날 겨우 지원할 수 있었다. 특히 성 씨는 중소기업, 보험영업, 통신사 고객센터에서부터 쇼핑몰 창업까지 졸업 후 5년 간 정말 많은 일을 했다.


정치외교학을 전공하고 매장 관리직에 뛰어든 신입사원도 있다. 이재희(건국대 정치외교학과?30) 씨는 합격 후 매장연수를 받는 요즘이 감격스럽다고 말한다. “내가 만든 커피를 누군가에게 드린다는 게 기쁩니다. 처음이라 그럴까요”


카페베네는 일년에 한 번 공채를 통해 30~40명을 선발한다. 카페베네의 채용 전형은 서류전형 후 인적성검사와 면접전형으로 진행된다.


지난 2012년 5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이들 3인의 신입사원은 카페베네는 ‘스펙보다 열정’이라고 끊임없이 강조했다. 실제로 이번 공채 합격자의 전체 연령대는 24~35살로 그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다.


3월31일까지 서류접수…카페베네 공채 1기 3인의 합격 스토리

지난 2012년 말 카페베네 공채 1기로 입사한 이재희(왼쪽부터) 홍슬기 성재진 씨. 사진 허태혁 영상담당



카페베네의 신입 공채가 이번이 처음이다. 어떻게 지원하게 됐나


성재진 나는 매장근무자 특별 전형이었다. 대학 졸업 후 중소기업에서 3년간 근무했다. 그리고 보험영업도 하고 통신사 고객센터에서도 일했다. 사회경험만 합하면 5년이 넘는다. 그 후 어플리케이션도 개발하고 쇼핑몰 사업도 하면서 다양한 일을 하다가 집 근처인 서울대입구점 카페베네 매장에 정규직으로 입사해 근무했다.


그러던 중 매장 뒤에 직원들이 일하는 창고가 있는데 여기에 카페베네 특별채용 공고가 난 걸 봤고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여담이지만 이 곳은 매장 직원만 들어갈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카페베네 특별채용이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홍슬기 원래 식품쪽에 관심이 많아서 어렸을 때부터 메뉴 개발자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조리사 자격증도 한식, 양식, 제과 3종류를 가지고 있었다.


이재희 카페베네 매장을 워낙 자주 이용해서 신입사원 공고도 자연히 보게 됐다. 원래 서비스업종에 일하고 싶은 마음이 많아서 바로 매장관리직에 지원했다. 카페베네가 계속 성장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실제로 그 내부에 들어가 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매장에는 아르바이트생도 있지 않나. 정직원과 아르바이트의 차이는 무엇인가


성재진 정규직은 대개 바리스타나 제빵 기술자 등 관련 경력이 있는 사람을 뽑으며 카페베네 본사 소속이다. 아르바이트는 휴학생 등 단기 형태로 고용한다.


매장근무자 특별전형은 어떻게 지원할 수 있나


성재진 매장근무자 전형으로 지원하려면 정규직은 6개월 이상 아르바이트생은 1년 이상 근무해야 하며 점장님의 추천서도 있어야 한다. 서류전형에서는 특별전형 지원자끼리 따로 선발하지만 그 후 인적성부터는 일반전형과 함께 시험을 치른다. 하지만 특별전형은 전체 채용 규모의 10% 정도의 할당이 있다. 그래서 이번에 30명 중 3명이 특별전형 지원자였다.


매장 정직원으로서 어떤 일을 했나


성재진 카페에서 일한 게 처음이었다. 밖에서 보면 바리스타는 멋있어 보이고 환상이 있지만 막상 일해보니 안에서는 화장실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한다. 그래서 금방 그만두기도 한다. 나는 야간에 일을 해서 술 취한 손님도 많이 만났다. 하지만 커피도 배우고 요리도 배우면서 참 재밌었다. 또 매장 직원은 입사 전 중곡독에 있는 카페베네 아카데미에서 일주일 동안 여러가지 식품 제조교육을 받는데 이런 과정이 있어서 좋았다.


학점이나 어학 성적은 높았나


성재진 난 특별전형 지원자라 영어 성적이 많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홍슬기 토익은 835점이었고 오픽 IM1 등급이었다. 학점은 4.21점이었다.


이재희 토익 830점에 토익스피킹 6급, 오픽 IM2이었고 학점은 3.3점이었다.


자소서에 독특한 문항 두 개가 있다. ‘본인을 커피로 비유하라’라는 질문에 어떻게 대답했나


성재진 에스프레소라고 했다. 에스프레소는 기본적인 샷으로 물을 넣으면 아메리카노가 되고 우유를 넣으면 라떼가 된다. 이것처럼 교육을 받는대로 성장하는 사원이 되고 싶다고 적었다. 하지만 나중에 들으니 에스프레소를 적은 사람이 많다고 한다. 후배들은 다른 커피를 써야 할 것 같다.


홍슬기 나는 핸드드립커피라고 했다. 원래 커피를 마시기만 했지 잘 알지는 못했는데 오빠가 8년 정도 커피에 대한 취미가 있어 곁눈질로 많이 지켜봤다. 그러면서 오빠한테 배워 처음 핸드드립커피를 만들었는데 이것처럼 내 손으로 만든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커피라고 소개했다.


이재희 나는 ‘도피오’라고 적었다. 도피오는 에스프레소 투 샷을 말한다. 커피 종류를 잘 알지는 못해도 즐겨 마셨는데 보면 도피오를 찾는 사람이 많이 없더라. 하지만 그 깊은 맛에 빠지게 되면 계속 찾게 되는 게 바로 이 도피오다. 나 역시 이 커피를 마시면서 커피에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 그런 깊이 있는 사람, 한 번 알게 되면 계속 찾게 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내가 CEO라면’이라는 질문에는 어떻게 답했나


성재진 이 질문에 처음엔 어떻게 답해야 할지 몰랐다. 일단 6개월 간 카페베네 매장에 근무하면서 리필도 안 되는 우리 매장에 고객들이 왜 찾아오는지부터 늘 궁금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선권 대표의 자서전을 통해 답을 얻었다. 편안한 분위기와 맛있는 음식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런 카페베네의 장점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주 주말에 예전에 근무하던 매장에 가서 단골 외국손님들을 만나 물어보니 카페베네의 독특하고 편한 분위기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홍슬기 이직률을 절반으로 낮추겠다고 했다. 입사 전 모 커피회사 사장의 저서를 봤는데 ‘카페가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이직률을 절반으로 낮추는 것’이라는 문장이 기억에 남았기 때문이다. 이건 정말 CEO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재희 서울역 노숙자에게 커피를 팔고 싶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공짜로 제공하는 게 아닌 ‘팔겠다’는 것이다. 무료로 드린다면 그냥 봉사에 불과하지만 커피를 직접 구입해 마시도록 함으로써 그들의 생활패턴을 바꾸고 다른 생각을 하도록 만들고 싶다. 그들이 술을 자주 마시는 것에 착안해 그와 비슷한 가격대의 커피를 출시해 판매하고 싶다.


면접에 관해 묻겠다. 1차 토론 면접 때는 어떤 문제가 출제됐나


성재진 1차 토론면접은 3대3 찬반토론이며 10~15분 준비시간과 한 사람당 4분의 발언시간이 주어졌다. 우리 조는 ‘500m 상권 안에 같은 매장이 여러 개 생기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에 관한 문제가 출제됐다.


임원면접에서는 어떤 질문을 받았나


성재진 난 임원면접을 보고 떨어진 줄 알았다. 1분 자기소개 후 6명의 면접관 중 아무도 질문을 하는 분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만 일어나라는 사회자의 말에 낙심해 일어나는데 갑자기 김선권 대표님이 “잠깐만요!”라고 외치더니 ‘왜 경영지원에 지원했는지’ 물어보셨다. 사실 ‘그럼 대표님은 어떤 경영지원을 받고 싶으십니까’라고 당당히 묻고 싶었지만 순간 머리가 멍해져서 예전에 사업했던 이야기를 했다.


홍슬기 이 면접은 정말 기억에 많이 남는다. 공채면접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다. 카페베네는 공채도 처음이라 사전 정보가 없었다. 그래서 카페베네 청년 봉사단 면접 후기를 블로그를 통해 조사했다. 알아보니 카페베네의 모토가 ‘청춘’ ‘열정’ ‘도전’이었고 이 중 하나인 열정을 보여주자라고 생각해 1분 자기소개서를 랩으로 준비했다.


열심히 랩을 하고 마쳤는데 임원 한 분이 ‘R&D지원자가 굳이 랩까지 할 필요가 있느냐’고 물어보셨다. 당황스러웠지만 ‘신입사원의 신선함과 당당함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답했고 조원 5명 중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다.


질문 같은 경우 난 식품개발 직무에 지원했기 때문에 ‘어떤 메뉴를 만들고 싶나’라는 문제를 받았고 ‘베네설기’라고 답했다. 베네설기는 카페베네와 백설기의 합성어로 백설이에 곶감이나 견과류로 달콤함을 추가해 라떼와 함께하는 간식거리라고 설명했다. 얼마 전 뉴욕에서 미숫가루가 큰 인기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리고나서 옆 지원자에게 맛있는 음식을 추천해보라고 하셨는데 이 때도 난 꿋꿋이 ‘베네설기’라고 답했다.


이재희 점장이라는 가정 하에 ‘매장에서 고객님이 음식을 드시다가 갑자기 몸이 불편해 고통을 호소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란 문제가 나왔다. 점장이라면 매장 내의 일은 모두 내 책임이기 때문에 병원으로 모시고 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부회장님이 ‘우리는 매장 규정으로 이런 일이 생겼을 때 무조건 병원에 데려가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또 현재 판매되는 음식 중 좋은 음식과 바꿔야 할 음식, 10년 후의 비전 등에 대해서도 물어보셨다.


면접 때 커피를 준다고 들었다. 어떤가


성재진 인적성 때는 그냥 컵 커피가 제공됐고 면접 때는 카페베네 스틱 원두 커피가 나왔다. 컵에 ‘힘내세요!’라는 스티커가 붙어 있었는데 덕분에 긴장이 많이 풀렸다. 커피를 집에 싸가겠다고 하는 지원자도 있었다.


카페베네 입사에 가장 도움이 됐던 본인의 역량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성재진 영업 경험이다. 다양한 사업과 사회경험을 하면서 이미지메이킹이나 화술, 자세 등을 배웠다. 또 사업 경험을 특히 좋게 보셨던 것 같다.


홍슬기 도전정신과 랩이다. 랩 역시 도전정신이 있었기에 할 수 있었던 것인지 모른다. 랩 덕분에 합격한 건 아니더라도 최소한 당락을 바꾸는 변수가 됐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또 새로운 상황에 부닥쳤을 때 주저하고 쭈뼛거리는 게 아니라 도전하는 마음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이재희 실제로 움직이겠다고 강하게 어필했던 점이었던 것 같다. 또 자서전을 통해 대표님이 꿈꾸는 비즈니스와 나의 꿈을 매치시키려 노력했다. 그리고 회사를 파악하고 그 안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려 했던 점이 도움됐던 것 같다.


매장 연수 중인데 하루 일과는 어떤가


성재진 매장마다 다른데 우리 점장님은 출퇴근 시간과 업무를 세 명 각자에게 배분해 주셨다. 8시~5시, 9시~6시, 12시~21시 같은 식이다. 그리고 오픈조, 마감조를 나눠 매장의 24시간을 경험하도록 해주신다. 현재는 주문 받고 음료나 빵을 만들고 설거지, 청소하고 쓰레기통 비우는 등 매장 내의 모든 일을 관리한다.


이재희 우선 출근하면 옷부터 갈아입고 손을 아주 깨끗이 씻는다. 그 후 테이블을 닦고 정리하는 일, 계산하는 포스(pos)업무, 제품을 손님에게 직접 제공하는 픽업대 업무 등을 담당한다. 나는 매장 근무가 처음이라 음료나 빵을 만들 때 점장님이 계속 도와주신다. 커피는 조금 어렵지만 다음주 쯤이면 빵은 혼자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백룸, 홀관리 등도 우리 일이다.


내년에 들어올 후배들이 이것만은 알았으면 하는 게 있다면


성재진 대표님이 생각하는 게 정직한 회사다. 또 동기들을 보면 모두 열정적이다. 이런 구성원들의 특징을 잘 알아야 할 것 같다.


홍슬기 연수를 받으면서 계속 느끼는 거지만 우리 회사는 젊은 기업이라는 것이다. 배울 점이 많고 도전할 수 밖에 없는 곳이다. 또 트렌디하다. 내가 여자라서 그런지 몰라도 정말 여자라면 한번쯤 들어와보고 싶은 기업일 거다. 이렇게 좋은 곳이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이재희 딱 한 가지다. 안주하려는 생각은 버리라는 것. 어느 자리든 신입사원 때의 도전자세를 가지고 우리 회사를 유지가 아닌 발전시키려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카페베네에서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가


성재진 신입 동기들은 다 열정적이어서인지 꿈이 ‘CEO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나 역시 많이 배워서 우리 대표님처럼 열정적인 CEO가 되고 싶다.


홍슬기 내가 만든 메뉴를 선보이는 것이다. 또 손님들이 그 음식을 통해 따뜻함과 배려, 추억을 나눴으면 좋겠다.


이재희 매장 관리직에 지원했기 때문에 점장으로서 행복한 매장을 만들고 싶다. 일이 바쁘고 쉴 틈 없이 바쁘지만 가맹점끼리도 소통하며 중간다리 역할을 잘 해내고 싶다.


이도희 기자(tuxi0123@hankung.com)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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