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의 평생 안 생긴 이야기를 들려줄게...” 웰컴 투 모쏠월드!

“안 생겨요.” 그 누군가에게는 절대 농담이 아니다. 어쩌면, 현실이다!

그들이라 함은, 곧 주문력이 생겨서 마법이라도 부릴 것 같은 최하 20년 이상의 모쏠 인생을 살아온 대학생 모태솔로들! 한 번도 누군가를 사귀어본 적 없는 순도 100% 독고다이 인생들의 평생 안 생긴 이야기를 들어보자.

모태솔로들의 변명 아닌 변명도 조금 섞인, 안 생겼던 이유와 고민 그리고 썰풀이까지! 모쏠의 유형을 분석하고, 생겨봤던 애들은 절대 모르는 그들만의 모쏠 에피소드까지 속 시원하게 대공개!


혹시 아는가? 나름 썸인 듯, 썸 아닌, 썸 같은, 생길 뻔 했던 아쉬운 비공식 썸 연애사정이라도 있었을지. 그들은 왜 엄마 뱃속에서부터 20년 넘게 모태솔로이었는가? 웰컴 투 모쏠월드!


“인생은 나 혼자야!” 독고다이 스타일

“연애가 왜 필요해?” 인생은 혼자 살아가는 것이라고 당당히 외치는, 스스로 똘똘 철벽을 친 개인주의 유형. 그들은 삶에 연애가 왜 필요한지 진정 궁금하다.

데이트부터 날짜 하나하나 세는 이벤트까지, 거기에 필요한 돈과 시간이 모두 아깝다.

연애에 대한 로망이 없다. 사랑을 낭비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이 유형에 속한다. 인생은 오롯이 혼자 서서 혼자 나아가는 길이라고 철저히 믿는 스타일! 연애에 고프지 않다.

오직 나에게 충실할 뿐이다. 심할 경우, 나르시즘에 빠질 위험이 있을지도.


썰1. 혼자서도 행복해요, 모쏠남 A군

曰 솔직히 반오십 평생을 살면서 한 번도 애인에 대한 필요의식이나 위기감을 느껴본 적이 없어요. 친구들은 절 비웃으면서 거짓말한다거나 자기위안에 불과하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정말 연애에 대한 강박관념을 스스로 느껴본 적은 한 번도 없다니까요.

저 혼자인 이대로가 정말 좋아서요. 심지어 친구들까지 가끔은 귀찮을 때가 있을 정도랍니다.

연애를 안 하면 제 스스로에게 모든 것을 투자할 수 있어서 그런지 모쏠 인생이 1년 더해질 때 마다 남들보다 많이 성장하는 것 같아요. 연애에 에너지를 쏟고 싶은 생각이 지금까지는 딱히 없었어요. 저는 못해서가 아니라 안하는 것이랍니다. 진짜. 하하.


“우리들의 평생 안 생긴 이야기를 들려줄게...” 웰컴 투 모쏠월드!



“상처가 지워지질 않아...” 환자 스타일

“내 상처를 치유해줄 사람 어디 없나?” 썸 혹은 짝사랑 같은 비공식 사랑을 하던 도중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바람에 모태솔로일 수밖에 없었던 유형. 그 때의 비공식 사랑이 준 아픔이 여전히 가슴 속에 멍에로 남아있다. 특히 연애인 듯, 연애 아닌, 연애 같은, 그것에 당해본 이들이 대표적이다.


즉, 주로 썸을 타다가 마음의 상처를 크게 입고 나서 연애 자체를 두려워하게 된 이들이 환자 스타일! 연애관계에 들어서기도 전에 예상치 못한 아픔을 겪고 이미 크게 데여본 이들. 그래서 연애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의 반 타의 반 모태솔로일 수밖에 없었다. 이들의 상처를 치유해줄 사람, 진정 어디 없나?


썰2. 아직도 상처가 남아있는, 모쏠녀 B양

曰 소위 썸을 학창시절에 한창 알콩달콩 탔던 적이 있어요. 같은 반 남학생이었는데, 굉장히 분위기도 좋았기 때문에 그 아이와 첫 연애를 하게 될 줄로만 알았어요. 그런데 은근히 밀당까지만 선을 긋더라고요. 알고 보니까 그 아이에게는 이미 여자친구가 있었는데 저를 속였던 거죠. 거기다가 그 일이 반에 소문났을 때 걔는 제가 자기에게 매달렸다는 식으로 몰아가더라고요.

그렇게 한 번 배신당하고 학교에서 안 좋은 소문의 중심에도 서보고 나니까 이제는 제 또래 남자가 조금 무서워요. 그 이유도 있어서 여대를 오기도 했고요.



“우리들의 평생 안 생긴 이야기를 들려줄게...” 웰컴 투 모쏠월드!


“이성 앞에만 서면 떨려...” 사시나무 스타일

눈앞에 이성이 다가오는 순간,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리는 유형.

도저히 이성 앞에서 무어라 입을 뗄 수 없고, 내 자신이 한없이 작아진다. 주로 남중-남고-공대 혹은 여중-여고-여대의 악순환을 겪은 남녀가 이 유형에 속하기 십상이다.

특히 공대에 이어 군대까지 전역한 모쏠 남성이라면, 이미 완벽한 사시나무 적임자! 물론 남녀공학도 종종 남반과 여반을 나누기도 하기 때문에 남녀공학 출신도 많다. 특유의 낯가림으로 인해서 이성 대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면, 당신은 이미 한 그루의 사시나무다.


썰3. 나 떨고 있냐, 모쏠남 C군

曰 솔직히 저 여자가 너무 무섭고 어색해요. 다행히도 중학교 다닐 때까지는 남녀공학을 나왔는데, 남자반이랑 여자반이 달랐어요. 그래서 여자를 쳐다만 봤지, 함께 대화해본 경험이 별로 없었죠.

그 후 남고 나오고 공대 다니다가 군대까지 전역했답니다. 그래서 다른 과 여성분과 조모임을 짤 때면 참 곤혹스러워요. 여자 분들과 어떻게 대화를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고, 눈도 못 마주치겠더라고요. 살면서 고백을 받아본 적도 물론 없거니와, 제가 고백을 해본 적도 없어요.

소개팅은 어우, 꿈도 못 꿔요. 그 어색한 걸 어떻게 하겠어요?


“재고 또 재고, 연애는 신중하게..!” 눈금자 스타일

“다 좋은데... 저게 하나 아쉽네?” 신중해도 너무 신중해서 문제다!

신중하게 고르고 고르다가 결국 놓치고 마는 유형. 첫 연애를 앞두고 하나하나 재고 또 재는 그 모습이 마치 눈금자와 같기 때문에 명명한 눈금자 스타일! 외모부터 성격, 그리고 유머스타일까지.

항상 조금만 더 충족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에 결국 모태솔로일 수밖에 없어왔다.

그렇게 놓치고 나서 뒤늦게 후회하곤 한다. 이러한 탓에 마음에 드는 이성이 기회로 다가와도 이것저것 재다가 또 그 소중한 기회를 놓치기 십상이다.


썰4. 너무 간만 보다가 간이 너무 된, 모쏠남 D군

曰 저 진짜 연애가 너무 하고 싶은데요. 자꾸 이것저것 너무 따지게 돼요.

제가 좀 강박관념이 있나봐요. 썸녀 외모를 보고 빠져들면 이제 성격을 보게 되고. 썸녀 성격이 저와 너무 잘 맞으면 또 외모가 눈에 보이고. 제가 하나하나 세어봤더니 나름 썸도 타고 분위기 좋았던 적이 무려 네 번이나 돼요.

그런데 다 제가 간 보다가 놓쳤다니까요. 금쪽같은 기회들을 제 스스로 찬 것 같아서 예전 일만 생각하면 아쉽고 제 스스로한테 화가 나요.


“연애를 글로 배웠어요!” 학자 스타일

“걔가 연애상담은 기가 막히게 잘하는데!” 연애에 대해서 이론으로는 박사 수준, 그러나 실전에만 들어가면 초보 햇병아리! 연애를 글로만 배운 학자 스타일이다.

굉장히 빠삭하게 외워서 이론에는 자신만만하지만, 본인의 실천으로 행할 때만 되면 항상 버벅거리게 된다. 특히 이론에 있어서는 참 박학다식하여 친구들의 연애상담은 항상 그의 몫이다.

그러나 친구들은 다 챙겨주고 정작 본인에게는 써먹질 못하는, 참으로 가슴 아픈 유형.


썰5. 이론만 척척박사, 모쏠남 E군

曰 고등학교 다닐 때 제 별명이 무려 상담왕이었어요. 동성 친구들 뿐 아니라 이성 친구들까지도 고민이 있을 때면 제게 상담을 참 많이 했어요. 특히 연애상담이 주로 많았죠.

그래서인지 제 스스로 나름 연애에 관해서 식견이 있다고 생각을 해왔어요. 저 덕분에 갈라졌다가 다시 사귀게 된 친구들도 있었을 정도거든요.

그런데 행동으로 그 상식들을 실천하기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전 전역한 지금까지도 모태솔로네요. 하...


“우리들의 평생 안 생긴 이야기를 들려줄게...” 웰컴 투 모쏠월드!



“너도 나도 다 친구 아이가!” 친구예찬론자 스타일

가족 다음으로 친구가 가장 소중해서 사랑보다는 우정을 택할 유형.

심지어 이들 주변에는 친구도 대개 많다. 이미 친구들과의 만남만으로도 외롭지 않기 때문에 딱히 연애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특히 그것은 이성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주변에 많은 이성이 있다고 한들, 그들과도 그냥 친구일 뿐이다. 연인 관계보다 친구 관계가 더욱 소중하다고 느끼는 유형이 바로 친구예찬론자 스타일이다.

어쩌면 이들은 자신의 비연애 상태를 친구들과의 의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썰6. 으리으리한 의리녀, 모쏠녀 F양

曰 남자친구랑 즐기는 것들은 다 친구들이랑도 할 수 있는 일이에요. 오히려 어디 먹거나 놀기 좋은 곳이 있으면 친구들이랑 다 같이 가면 더욱 즐겁거든요. 주변에 항상 친구들이 많아서 그런지 외로움이 별로 없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연애는 평생 가지 않지만, 친구는 평생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주변 친구들이 연애하면서 상처 받는 걸 너무 많이 보기도 했고요. 나름 고백도 꽤 받아본 여자라고요.

아직은 연애할 생각이 안 들어요. 그래도 가끔 하나둘 연애하러 떠나가는 배신자 친구들을 볼 때면 씁쓸하기도 하네요.


“우리들의 평생 안 생긴 이야기를 들려줄게...” 웰컴 투 모쏠월드!

글 정지훈 대학생 기자 (성공회대 사회과학 2)



온라인에디터 jobnjoy@hankyung.com